[단독]이베이 인수전, 롯데 발 뺐다···신세계 4조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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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초반대 베팅···이베이 희망가 5조 턱없는 금액
신세계, SSG닷컴 2023년 상장 위해 이베이 필수
매각 측 5조원과 격차 커 매각 불발 가능성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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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전통의 유통 강자 롯데그룹·신세계그룹이 맞붙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사실상 롯데그룹이 발을 뺀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그룹이 4조원의 인수가격을 써내며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과 달리 롯데그룹은 3조원 초반대의 가격을 베팅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이베이코리아의 적정가가 3조원 이상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세계그룹은 2018년 투자 유치 당시 상장 약정을 지키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한 몸집 불리기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는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참여해 각각 3조원, 4조원 안팎의 가격을 제출했다. SK텔레콤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 다른 곳은 한 군데도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인수전의 승자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격이다. 롯데쇼핑이 써낸 3조원은 매각 측에서 원하는 5조원 수준의 가격과 상당히 차이가 있는 만큼 사실상 이번 인수전에서 한 발 물러나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이번 인수전 참여에 앞서 삼정KMPG에 컨설팅을 맡기고 카카오뱅크 지분을 제위한 이베이코리아의 적정가격이 3조원이라고 책정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롯데쇼핑이 지난해 선보인 통합 쇼핑 애플리케이션 롯데온(ON)이 부진하기 때문에 이베이 인수에 적극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롯데쇼핑은 오픈마켓 사업만 영위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것이 큰 메리트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와 유사한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많고, 롯데온의 오픈마켓 사업 역시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신세계그룹의 경우 롯데보다 큰 4조원을 써낼 정도로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더 절박할 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SSG닷컴의 상장이다.

SSG닷컴은 2018년 10월 해외 투자운용사 어피니티 에쿼티파트너스, 비알브이 캐피탈 매니지먼트로부터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확정했는데, 당시 5년 내 거래액 10조원 달성 및 상장 약정을 뒀다. SSG닷컴은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3조9236억원 전년 대비 37%나 성장했는데 이 연간 성장률을 매년 유지한다면 2023년 거래액은 10조원을 가까스로 넘어설 수 있다.

문제는 SSG닷컴의 성장세가 꺾였다는 점이다. SSG닷컴의 지난해 분기별 거래액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분기 40%, 2분기 42%로 상승했으나 3분기 36%, 4분기 30%에 이어 올 1분기에는 14%까지 뚝 떨어졌다. 전년의 기저가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나, 올 2~4분기 역시 지난해 기저 영향으로 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에서는 1분기 성장률을 토대로 올해 SSG닷컴의 거래액이 4조2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2023년 거래액 10조원 달성은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신세계그룹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이베이코리아의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약 20조원이며 흑자를 내고 있어 인수만 하면 SSG닷컴의 거래액 달성 목표는 물론 상장까지 이룰 수 있다.

신세계그룹이 최근 네이버의 손을 잡은 것도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지난 3월 지분 교환을 통해 협력 관계를 맺었고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함께 참전했다. 또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에 투자한 어피니티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공동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이 롯데그룹보다 1조원 가량 많은 금액을 써낸 만큼 조만간 발표된 우선협상대상자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신세계그룹이 적어낸 4조원도 매각 측이 원하는 5조원과 상당한 차이가 난다는 점이 관건이다. 이베이 본사는 2019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이 주주에 오르면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 요구를 받아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매각가가 이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매각 측이 이번 입찰을 유찰시키고 재입찰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베이코리아는 예비입찰에서는 카카오가, 본입찰에서는 SK와 MBK파트너스가 불참하는 등 입찰 내내 기대와 달리 흥행이 저조했다. 시장에서 이미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5조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 상황상 이베이코리아의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각이 더 늦어질 경우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오는 15일 이베이 본사의 연례 이사회 후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영 기자 dw0384@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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