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 “이베이 적정가 3조···5조 베팅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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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KPMG “카카오뱅크 지분 제외시 3조원 적정” 자문
이베이 인수하면 1위 오르나 경쟁력·시너지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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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전한 롯데그룹이 적정 인수가를 3조원이라고 판단했다. 매각 측에서 원하는 5조원이라는 가격과 상당한 차이가 나는 금액이다. 신세계그룹에 이어 롯데그룹까지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가 ‘비싸다’고 판단한 만큼 인수전의 김이 빠지게 됐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컨설팅을 맡은 삼정KPMG는 최근 카카오뱅크 지분을 제외한 이베이코리아의 적정 인수가격이 3조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삼정KPMG에 인수 관련 회계 컨설팅을 맡겼는데 카카오뱅크 지분을 빼고 3조원 수준이라는 판단을 했다”며 “매각 측이 원하는 5조원 수준의 베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롯데그룹도 이베이코리아라는 매물의 매력에 비해 지나치게 몸값이 비싸게 책정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롯데그룹은 이베이코리아의 강력한 원매자 중 하나로 꼽혔다. 롯데는 지난해 야심 차게 선보인 통합 쇼핑 애플리케이션 롯데온의 부진 탓에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롯데온을 선보인 지 1년이 돼가나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에도 전년 대비 거래액 성장률이 7% 성장하는 데 그치는 등 아직 부진하다. 특히 최근 쿠팡의 상장,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의 협력 등으로 롯데의 입지가 더욱 흔들리고 있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것이 시장 판도를 완전히 뒤집을 유일한 방안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롯데온의 실패도 단번에 만회하면서 업계 1위에 올라서는 지름길이라는 판단에서다. 롯데쇼핑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거래액 28조원의 거대 유통기업이 돼 네이버쇼핑(27조원), 쿠팡(20조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또 이베이코리아가 이커머스 업체들 중 유일하게 수년째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도 최근 주력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조원’이라는 가격은 부담스럽다는 이야기가 원매자들 측에서 지속 흘러나오는 중이다. 특히 오픈마켓 사업만 영위하는 이베이코리아에 5조원을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오픈마켓은 외부 판매자들이 입점해 물건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으로 물류센터 등을 필요로 하는 직매입 형태 이커머스보다 상대적으로 투자비용이 적게 든다. 이 때문에 시장 유력 사업자들이 속속 오픈마켓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쇼핑이 이미 거래액으로는 이베이코리아를 뛰어넘었으며 롯데와 신세계도 오픈마켓에 뛰어들었다. 또 이베이코리아와 유사한 형태의 이커머스업체들이 증가하는 반면 이베이코리아만의 차별화 한 경쟁력이 없어 이베이 고객들의 충성도가 이어질 지에 대해서도 업계는 의문을 품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베이코리아의 강점인 ‘흑자’가 점차 줄어든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특히 5조원이라는 가격은 상당히 큰 금액이다. 이는 롯데그룹이 롯데온을 개발하는 데 투자한 비용인 약 3조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다. 최근 주력 사업 부진으로 그룹 매출이 쪼그라든 롯데그룹 입장에서 5조원이나 되는 금액을 투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뱅크 지분이 제외된다면 이베이코리아의 매력도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카카오뱅크가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이베이코리아가 보유한 지분 4%의 가치도 치솟고 있다. 그러나 매각 측이 원매자들에게 카카오뱅크 지분 인수 여부를 제안하도록 하면서 카카오뱅크 지분을 함께 팔지 않을 가능성이 나온다.

롯데 뿐만 아니라 신세계 또한 5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비싸다며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내부적으로도 오픈마켓이 성장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고민이 짙다. 현재 경쟁 이커머스 대다수가 오픈마켓 사업을 하고 있고 SSG닷컴 역시 오픈마켓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 효과가 무엇인지 의구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세계 고위 관계자도 “이미 내부적으로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가치판단은 끝났고 5조원이라는 금액을 지불하기에는 몸값이 너무 비싼 것으로 결론 낸 것으로 안다”고 귀띔한 바 있다.

유통 대기업인 롯데와 신세계가 모두 5조원이라는 인수가격이 비싸다고 판단하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흥행에 찬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력 후보로 꼽히던 카카오마저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뛰어들지 않은 상황이다. SK텔레콤 등도 비슷한 분위기로 전해진다.

한편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9일 이마트·롯데·SK텔레콤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 숏리스트(적격후보자명단)로 확정했다. 이들은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실사 등을 거쳐 5~6월로 예상되는 본입찰에서 최종 인수가를 제시할 계획이다.


김민지 기자 kmj@
이지영 기자 dw0384@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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