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롯데·신세계 서로 다른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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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 이베이코리아 ‘5조’ 가치판단 엇갈려
시너지 기대하는 롯데, 인수 후 독자운영 힘 싣나
예비 입찰은 참여했는데···신세계 “몸값 너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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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이베이코리아 예비 입찰에 롯데·신세계(이마트)·SK텔레콤 등 국내 굴지 대기업들이 모두 뛰어들면서 인수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후보는 유통 양대 산맥인 롯데와 신세계그룹이다.

롯데와 신세계그룹은 모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그 속내는 서로 사뭇 다르다. ‘롯데온(ON)’에서 쓴맛을 본 롯데는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필사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반면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에 의문을 품고 있다. 최근 네이버와 맞손을 잡은 것도 신세계의 소극적인 태도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온’ 쓴맛…이베이 품고 1위 등극하나 = 롯데는 현재 필사적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야심 차게 선보인 통합 쇼핑 애플리케이션 롯데온이 생각보다 부진한 데다 뚜렷한 돌파구도 마련하지 못해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점점 더 뒤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것이 시장 판도를 완전히 뒤집을 유일한 방안이라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에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에는 롯데온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이커머스 사업을 따로 떼어 독자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계획까지 수립하고 있다. 대표 또한 전무급이 아닌 최소 부사장급 이상을 앉히고 온라인 MD들도 모두 한데 모아 온전히 이커머스에만 집중하고 독립성을 강화,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와 함께 롯데온과 시너지를 낼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 입장에서 이베이코리아는 매력적인 매물일 수밖에 없다. 2019년 기준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16조원으로 네이버에 이은 2위를 기록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를 입은 지난해에는 약 20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네이버쇼핑, 쿠팡과 함께 ‘3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이번에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한다면 롯데는 단숨에 업계 1위에 올라설 수 있다. 지난해 롯데온의 거래액은 7조6000억 원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롯데는 거래액 28조원으로 네이버쇼핑(27조원), 쿠팡(20조원)을 제치고 단숨에 선두자리에 오르게 된다.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예비 입찰 참여에서 자문사 선정 없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커머스 사업을 지휘하고 있는 이훈기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담당 아래 진행 중이다.

◇“오픈마켓 5조 비싸” 소극적인 신세계 = 반면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 내부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가 30여 개 기업에 투자제안서를 보냈다고 해 받아본 것뿐”이라고 전했다.

신세계는 오픈마켓인 G마켓과 옥션에 5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할 만한 가치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는 오픈마켓이 성장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고민이 짙다. 실제로 오픈마켓은 대기업들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지난 2008년 CJ ENM 커머스부문이 오픈마켓에 진출했다가 고배를 마셨고 GS홈쇼핑도 ‘GSe스토어’ 영업을 중단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SK그룹의 계열사 11번가는 적자와 흑자를 반복하고 있다.

게다가 오픈마켓은 플랫폼을 구축하고 판매자를 모집하면 운영할 수 있는 구조기 때문에 투자비용이 적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 현재 경쟁 이커머스 대다수가 오픈마켓 사업을 하고 있고 SSG닷컴 역시 어느 정도 오픈마켓 사업 준비를 마무리한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만의 경쟁력과 인수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신세계그룹이 최근 네이버와 최근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전방위 사업 협력에 나선 만큼 오픈마켓 분야 사업 확대의 필요성이 이전보다 떨어진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스마트스토어와의 협력도 기대되는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를 사들이는 데 힘을 쓸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도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게 신세계의 판단이다. 당초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는 5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최근 쿠팡의 상장 추진으로 이베이의 기업가치가 더 치솟고 있다. 게다가 이베이 본사 측에서 카카오뱅크 지분 인수 여부를 제안하도록 안내하면서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신세계 고위 관계자는 “이미 내부적으로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가치판단은 끝났고 5조 원이라는 금액을 지불하기에는 몸값이 너무 비싼 것으로 결론 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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