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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쿠팡 쫓던 강희석, 본업 회귀 한채양'···이마트, 점포서 해답 찾는다

유통·바이오 채널

'쿠팡 쫓던 강희석, 본업 회귀 한채양'···이마트, 점포서 해답 찾는다

등록 2023.11.15 16:26

수정 2023.11.15 16:28

김민지

  기자

3.4조 그룹 역사 최대 M&A 지마켓글로벌 인수했지만본업 이마트 실적마저 '뚝'···선봉장 강희석 정기인사서 해임전략 확 뒤집은 신임 대표 한채양, 점포 확대·상품 경쟁력 강화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이마트가 다시 본업에 충실할 요량이다. 온라인으로의 배회를 멈추고 오프라인 점포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춘다. 지난 10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새로 3사 통합(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 자리에 오른 한채양 대표가 "본업 경쟁력 강화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선언하면서다.

그간 이마트는 강희석 전 대표를 중심으로 그룹 사업구조를 온라인·디지털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주력해 왔다.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이커머스로 사업 방향을 틀어 유통 환경 변화에 대응하겠단 전략이었다.

이에 강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3조4000억원의 거액을 투입해 지마켓글로벌(당시 이베이코리아)을 인수했다. 당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또한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강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다만 이는 패착이 된 모습이다. 인수 효과는 여전히 미미하고, 결과적으로 본업인 이마트 실적마저 추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간 효과적 대응 못 해" 한채양, 본업 경쟁력 강화 강조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강 전 대표가 물러나며 새롭게 대표 자리에 오른 한 대표는 온라인 위주의 전략을 완전히 뒤집기로 했다. 한 대표는 창립 30주년 행사에서 최근 몇 년간 유통 환경은 급변했는데 이마트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며 '위기의식'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한 대표가 강조한 비전의 핵심은 본업 경쟁력 강화다. 핵심 영업 자산이자 주요 성장 동력인 오프라인 점포를 더욱 확대, 강화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한 대표는 "회사의 모든 물적, 인적 자원을 이마트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쓸 것"이라며 "한동안 중단했던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존 점을 개편하는 리뉴얼 작업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 선보인 더타운몰 연수점·킨텍스점처럼 변화하는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이마트를 고객들이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수년간 추진해 온 점포 매각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이마트는 현재 매각 관련 절차가 이뤄지고 있는 이마트 명일점을 끝으로 더는 점포를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강 전 대표 시절 핵심 점포 매각으로 오히려 본업 경쟁력이 훼손됐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이마트는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 왔다. 2017년 이마트는 하남점 잔여 부지와 평택 소사벌 부지, 시흥 은계지구 부지와 이마트 부평점을 매각했다. 또 코스트코 지분 3.3%와 코스트코 서울 양평점과 대구점, 대전점 3개 점이 입점된 이마트 소유 부동산 등 코스트코 관련 자산을 모두 코스트코에 양도했다.

2019년 10월에는 KB증권이 조성한 부동산펀드에 대구 반여월점을 포함한 13개 점 토지와 건물을 매각 후 재임대(S&LB·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9500억원을 확보했다. 2020년 3월에는 스타필드를 조성하려던 서울 강서구 마곡동 부지를 매각해 8158억원을 마련했다.

2021년 4월에는 서울 강서구 이마트 가양점 부지를 매각하고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에 경기도 남양주 토지를 양도해 총 757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이마트 성수동 본사 건물을 매각하면서 1조22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이는 모두 지난 2021년 G마켓 인수를 비롯, 5차례의 대규모 M&A를 진행하며 소진된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한 대표가 이야기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더 이상 점포 매각을 하지 않는 방향이 적절하다. 여기에 이마트는 최근 유동성 부담이 완화한 상황인 데다, 그간 세일앤리스백을 진행하며 임차료 부담이 높아졌다. 여러모로 점포 매각 중단이 최적의 판단인 셈이다.

"고객·상품 집중하자" 정용진 부회장 주문에 발 맞췄다
한채양 대표의 본업 경쟁력 강화는 정용진 부회장의 올해 신년사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고객과의 접점이 큰 리테일 비즈니스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다.

정 부회장은 "수십 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기본의 핵심은 '고객'과 '상품'임을 잘 알고 있다"며 신세계그룹의 위기 대응 역량은 고객과 상품으로부터 비롯됨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고객과 상품에 광적으로 집중할 때 또 한 번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고 더 큰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오프라인 점포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상품 경쟁력 강화,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또한 마트와 슈퍼, 편의점 통합 대표 체제의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롯데쇼핑이 마트와 슈퍼의 통합 소싱을 진행하며 실적 개선을 이뤄낸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 3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만에 증가하며 본업 경쟁력 강화의 신호탄을 쐈다. 3분기 이마트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5%(52억원) 증가한 110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같은 기간 총매출은 4조4386억원으로 2.2% 감소했다.

이마트는 물가 안정 기여 연중 프로젝트인 '더 리미티드' 등 고객 관점의 '상품 혁신'과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점포 리뉴얼', 수익성 개선에 따른 비용 효율화 등이 본업 경쟁력 강화에 효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3분기에는 고객 관점에서의 상품 혁신과 점포 리뉴얼이 큰 폭의 객수 신장으로 이어지는 등 본업 경쟁력이 회복되는 긍정적 신호가 나타났다"며 "오프라인 3사의 기능 통합을 본격화하고 구조적 쇄신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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