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용진, 美 영토 확장 본격화···'뉴파운드마켓' 문 연다

미국 법인 PK리테일홀딩스 설립 후 첫 '독자 브랜드'

식재료·음식점 결합 매장···'PK마켓' 테스트 베드 예상

그래픽=박혜수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뉴파운드마켓'을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영토 확장에 나선다. 뉴파운드마켓은 이마트가 PK리테일홀딩스를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브랜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미국 현지 법인인 PK리테일홀딩스는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 뉴파운드마켓 1호점 오픈을 준비 중이다.

뉴파운드마켓에는 피자, 파스타, 칵테일을 비롯해 다양한 지역의 요리를 제공하는 캐주얼 레스토랑과 차, 커피, 디저트를 제공하는 유럽식 카페가 들어설 예정이다. 와인과 스피릿 특화 매장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다만 뉴파운드마켓은 PK리테일홀딩스가 선보일 예정이던 PK마켓(가칭)은 아니다. 그로서란트(grocerant, 식료품점+레스토랑)를 표방하는 PK마켓처럼 고객들이 매장에서 식료품을 구매해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체험 요소까지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 부회장은 뉴파운드마켓을 테스트 베드로 삼고 추후 프리미엄 요소를 가미해 PK마켓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파운드마켓은 인근에 위치한 아마존 오프라인 마켓과의 승부도 관전 포인트다. 차량으로 10분 남짓한 거리(10㎞가량)에 '아마존 프레시'가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이 매장은 지난해 2020년 10월 아마존이 오픈한 두 번째 신선식품 전문 오프라인 매장이다. 별도의 계산원이 없는 신선식품에 특화한 매장으로 음식점까지 함께 있는 뉴파운드마켓과 콘셉트가 다소 다른데, 현지 소비자들이 어떤 형태의 매장을 선호하는지를 가늠해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프레시의 핵심은 '대시 카트'다. 소비자가 카트 안에 물건을 담으면 카메라와 센서를 활용해 가격을 알아서 계산해준다. 물건을 구매하면 아마존 계정과 연동된 고객 신용카드에서 상품이 자동 결제되며 영수증은 이메일로 발송된다.

앞서 정 부회장은 2018년 미국 현지 법인인 PK리테일홀딩스를 설립하고 미국 슈퍼마켓 체인 '굿푸드홀딩스'를 인수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듬해에는 굿푸드홀딩스를 통해 '뉴시즌스 마켓'을 추가로 사들이며 사업을 확장했다. 실적 또한 개선에 성공했다. PK리테일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1조692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또한 269억원을 실현해 전년 대비 171.7% 뛰었다.

정 부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여러 차례 미국 출장길에 오르며 현지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2월과 9월에 이어 연말까지 3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현지 법인이 운영하는 메트로폴리탄 마켓을 방문하고 PK마켓을 통해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메뉴들을 시식해보는 등 현지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이 이번에 뉴파운드마켓을 먼저 선보이는 것은 PK마켓의 성패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PK마켓 오픈을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분기 PK리테일홀딩스 대표를 미국통(通)으로 알려진 김성태 상무로 교체한 것도 PK마켓을 염두에 둔 의도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뉴파운드마켓은 굿푸드홀딩스가 캘리포니아에 조만간 오픈하는 새 매장"이라면서 "뉴파운드마켓은 음식점과 식료품점이 결합한 형태며 구매한 제품을 조리까지 해주는 '그로서란트' 매장과는 다소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