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CEO’는 빼고 만난 정은보 금감원장

등록  |  수정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여의도TALK]대형사 중 NH·KB는 제외돼

7개 증권사 CEO들 만나 애로사항 청취
금투협이 금감원에 전달했다지만 ‘찜찜’

thumbanil 이미지 확대
금융감독원장-시중은행장 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금융사 대표들을 매주 만나고 있습니다. 이번주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업계 현안과 애로사항을 청취했는데요. ‘증권사의 꽃’으로 불리는 초대형 IB(투자은행) 중 사모펀드 관련 제재를 받은 증권사 CEO는 업계를 대표하는 간담회 자리에 빠져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이번 간담회는 정 원장 취임 후 증권사 대표를 만나는 공식적인 첫 상견례였습니다. 그만큼 어느 CEO가 간담회에 참석할 지가 업계 안팎의 최대 관심사였죠.
이날 간담회엔 정 원장을 비롯해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 고경모 유진투자증권 대표,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대표 등 국내 7개 증권사 CEO가 참석했습니다.

간담회 참석자 명단은 금융투자협회가 결정해 금감원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투협 측은 회사 규모별로 애로사항이 다를 것을 감안해 대·중·소형 증권사를 골고루 선정해 명단을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증권사는 통상 자기자본 규모를 토대로 대·중·소형 증권사를 나눕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초대형IB가 대표적이죠.

대형 증권사 중 초대형IB는 국내 59개 증권사 중 딱 5곳 뿐입니다. 상반기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9조3897억원), NH투자증권(6조1400억원), 한국투자증권(5조8831억원), 삼성증권(5조5511억원), KB증권(5조2907억원) 등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죠. 이중 미래에셋, 한국투자, 삼성증권 3곳만이 이날 금감원장 간담회에 대형 증권사를 대표해 참석했습니다.
공교롭게도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지난해와 올해 사모펀드 사태로 홍역을 치른 증권사였습니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 KB증권은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CEO 중징계를 통보받은 상태입니다. 라임 사태와 관련된 신한금융투자 역시 이번 간담회에 빠진 것을 감안하면 ‘징계 CEO’가 배제된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라임과 삼성Gen2, 팝펀딩 등 부실 사모펀드 논란에 연루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6월 투자원금 전액 배상에 나서면서 금감원 제재에 앞서 선제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피해보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올해 3분기 누적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습니다.

정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증권사들의 자발적인 문제 개선과 해결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간 정 원장은 줄곧 사후 감독·규제보다는 사전 감독을 통한 예방적 조치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해온 바 있는데요. 사후 규제의 칼날이 매서웠던 윤석헌 전 금감원장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정 원장은 “(증권사) 검사 지적 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한 소통을 통해 제재의 예측 가능성과 수용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문제를 찾아내 개선하고 조치한 경우 그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찍이 자체 배상안을 내놓은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정 원장의 ‘뜻’과 일맥상통한 행보를 보인 셈입니다.

증권업계는 최근 몇 년간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투자자 신뢰를 잃은 뼈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금감원장 역시 “자본시장에서는 다른 금융 부문보다 더욱 리스크 관리에 힘써야 한다”며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 등을 강조했는데요. 업계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한 금감원장의 행보처럼 업계의 자정 움직임도 적극적일지 지켜볼 일입니다.

허지은 기자 hur@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관련기사

ad
엘지유플러스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