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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제주항공이 아시아나 화물 입찰을 포기한 이유는···

산업 항공·해운

제주항공이 아시아나 화물 입찰을 포기한 이유는···

등록 2024.05.03 08:43

수정 2024.05.03 11:18

김다정

  기자

"불확실성·시너지 등 검토했으나···인수제안 현실적 한계"자금력 조달·인수 의지 '물음표'···"원가 경쟁력 확보 집중"

유력 인수 후보자로 지목됐던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본입찰에 불참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유력 인수 후보자로 지목됐던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본입찰에 불참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부 매각이 강력한 인수 후보자의 불참으로 미궁에 빠졌다. 4파전 양상 속 공고한 '1강'을 구축하던 제주항공이 본입찰에 불참하면서 향방을 예측하기 한층 어려워졌다.

지난 달 말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본입찰에는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참여했다. 유력 인수 후보자로 지목됐던 제주항공은 보이지 않았다.

제주항공은 "인수 후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 기존 여객 사업과 시너지 등 제한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검토했다"며 "현재까지 실사 결과 여러 불가피한 사정으로 구속력 있는 인수 제안을 준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믿었던' 모기업의 불안정한 자금 사정


그동안 제주항공은 인수 자금력에서 가장 앞서 유력 주자로 거론돼왔다. 제주항공을 제외한 항공사들이 모두 자본잠식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예비입찰이 시작될 당시만 해도 예상 매각가는 부채를 포함해 1조원을 웃돌았다. 그러나 두 달여 실사를 거치며 예상 매각가는 4000억~6000억원 내외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항공도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536.5%로 꽤 높은 편이고 보유 현금성 자산은 2118억원으로 예상 매각가에는 한참 부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대주주가 재계 서열 63위, 자산총액 약 7조원에 육박하는 애경그룹을 거느린 AK홀딩스이기 때문에 자금 조달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여객뿐 아니라 화물 사업도 영위하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제주항공과 협업하기 위해 물밑 접촉을 시도했다. 하지만 제주항공과 애경그룹이 별도의 컨소시엄을 꾸리지 않으면서 자금 여력이 변수가 됐다.

모회사의 자금지원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애경그룹은 실적 부진에 빠진 AK플라자 소생에 수천억원대 자금을 쏟고 있다. 오히려 캐시카우인 제주항공 지분 45%를 담보로 약 3100억원의 자금을 유통계열사를 지원하고 있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결국 그룹 차원의 논의 끝에 제주항공은 최종 불참을 선언했다.

애초 인수 의지 '물음표'···중·단거리 화물사업 시너지 "글쎄?"


시장에서는 애초에 제주항공의 '인수 의지'나 '진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찍이 빅4 회계법인을 인수 주관사로 선정하고 법률 자문사 등을 파트너로 정하는 등 제대로 인수단을 꾸렸으나, 제주항공은 최근에서야 인수 주관사로 베인앤컴퍼니를 선정하면서 뒤늦게 출발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9월 1250억원어치의 교환사채(EB)에 대한 조기상환 요구를 받게 되는 제주항공이 주가 부양 목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제주항공의 참전은 다른 후보군들과 달리 산업은행의 끈질긴 구애 끝에 이뤄졌다는 것이 업계에 퍼진 공공연한 사실이다.

실제로 매각 초기 단계에서부터 제주항공 경영진들은 일찌감치 난색을 표하며 아시아나항공 화물 인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국내 LCC 중 최초로 화물 전용기를 도입한 항공사지만 중·단거리 여객 위주의 사업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사업 시너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은 탓이다. 여기에 당장 기재 도입에 상당한 투자 비용이 필요한 만큼 불확실한 장거리 화물사업에 뛰어들 명분을 찾지 못한 것이다.

취재 과정에서 제주항공 관계자는 "중소형 화물 위주의 제주항공 화물 사업과 아시아나항공의 대형 화물 사업은 차이가 있다"며 "입찰 참여에 대해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제주항공은 여객 수요 회복세를 타고 사업다각화 단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중·단거리 중심의 항공운송사업과 화물·호텔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보유 자원을 활용한 원가 경쟁력 확보 및 사업다각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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