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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에 벼랑 끝 위기’ 롯데자산개발 증자 나선 롯데지주·호텔롯데

‘사드 보복에 벼랑 끝 위기’ 롯데자산개발 증자 나선 롯데지주·호텔롯데

등록 2021.08.27 18:55

수정 2021.08.27 22:06

정혜인

  기자

100% 무상감자로 보상 없이 주식 잃어유상증자로 2339억원 추가 자금 투입‘올스탑’ 中 선양 롯데시티 유지 자금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지주,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롯데자산개발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100% 무상감자로 자금 회수 없이 주식을 모조리 잃는 상황에서 유상증자로 추가 자금까지 투입하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자산개발은 자본금 2015억원을 모두 감자하고 2339억원을 유상증자 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무상감자는 말 그대로 무상으로 감자하는 것을 말한다. 정해진 비율대로 주식을 소각하나 보상을 하지 않는다. 결손금이 늘어난 기업이 결손 보전을 위해 단행한다.

롯데자산개발은 이번에 주식을 소각하는 방식으로 100% 무상감자 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롯데자산개발의 주주인 롯데지주(2437만2719주, 60.5%), 롯데물산(1303만3478주, 32.3%), 호텔롯데 289만6038주(7.2%)가 모조리 주식을 잃게 된다. 무상감자이기 때문에 보상도 받지 못한다.

무상감자와 함께 공시된 롯데자산개발 유상증자에는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참여한다. 기존 주주인 롯데물산은 참여하지 않는다. 롯데지주가 2090억원을, 호텔롯데가 248억원을 투입한다. 기존 주식이 모두 사라진 데다 추가 자금까지 투입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증자한 자금 중 1000억원은 롯데자산개발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 나머지 1339억원은 롯데자산개발이 홍콩 소재 자회사인 롯데영광지산(심양)유한공사(Lotte Properties (Shenyang) Limited, 이하 롯데프라퍼티 선양)의 증자에 참여하는 데 사용된다.

롯데프라퍼티 선양은 롯데그룹이 중국 동북지방 최대도시인 선양에서 추진한 ‘선양 프로젝트’를 담당한 회사다. 테마파크, 백화점, 아파트, 오피스 등을 포함한 대규모 복합단지로 롯데그룹이 약 3조원을 투입했으나 2016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공사가 중단됐다. 2018년 중국 정부로부터 재개 허가를 받았으나 공사는 여전히 멈춘 상태다.

롯데프라퍼티 선양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맞으나 공사가 재개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롯데그룹의 설명이다.

선양 프로젝트의 중단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롯데자산개발 역시 2017년부터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2019년에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돌아섰고 결손금 역시 2019년 1999억원에서 2691억원으로 늘었다.

결국 롯데그룹은 롯데자산개발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계열사로 이관해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지난 2월 잠실 롯데월드몰과 롯데몰 김포점·수원점·은평점·수지점·산본점 등 6개 점포의 운영권을 롯데쇼핑에 넘겼다. 롯데자산개발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쇼핑타운대구의 지분 100%, 롯데프로퍼티즈(하노이) 지분 10%도 롯데쇼핑으로 넘어갔다.

롯데물산에는 자산관리용역(8개 사업) 및 공유오피스 사업(1개점)을, 롯데건설에는 주거 운영사업을 각각 넘겼다. 모두 경영 효율화와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롯데자산개발이 사실상 해체 수순의 부실 계열사인 상황에서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무리하게 자금을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롯데지주는 그룹 계열사들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와 불황으로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지주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9조866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10.6% 감소한 1562억원에 그쳤다. 호텔롯데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호텔롯데는 주력 사업 모두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다. 호텔롯데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8444억원으로 48.0% 급감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4976억원이 달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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