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發 물류대란 현실화···이동걸 산은 회장 침묵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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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노조 ‘파업·단체사직’ 예고에
수출기업 ‘물류대란’ 우려 커졌지만
최대주주 산업은행, 입장 표명 신중
“HMM 노조 직접 설득해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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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산업은행 제공

HMM(옛 현대상선) 노조가 파업 절차에 돌입하면서 국내 산업계의 물류대란이 현실화했지만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지분율 26.96%)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최대주주가 노사 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는 이유인데, 사안의 무게를 감안해 이동걸 회장이 직접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24일 산업은행 관계자는 HMM과 관련해 “은행 차원에서 의견을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엔 변함이 없다”면서 “노사가 의견 교환을 통해 합리적인 방향을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HMM 측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으나 그간의 원칙에 따라 구조조정 자회사의 임금 협상엔 관여하지 않겠다는 게 산업은행 측 설명이다.

현재 HMM 노조는 1976년 창사 이래 첫 파업에 한 발짝 다가선 상태다. 해원(선원)노조는 지난 23일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시키는 동시에 사측에 단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어 HMM 선원을 대상으로 채용작업을 벌였던 글로벌 선사 MSC에 지원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육상노조도 오는 3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위한 임시총회를 열겠다고 조합원에게 통보했다. 이들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 결렬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번 갈등은 임금을 둘러싼 노사의 이견에서 비롯됐다. 노조 측이 25%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채권단 체제 아래선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며 8% 인상안(격려금 300%, 생산성 장려금 200% 지급)에서 물러서지 않으면서다.
앞서 사측이 내놓은 5% 인상안보다 나은 조건이지만 노조 측은 수년간의 고통분담 노력과 회사의 실적개선을 고려했을 때 두 자릿수의 임금 인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육상·선원 노조는 2019년까지 각 8년과 6년씩 임금을 동결했었다. 회사 실적도 상당히 양호하다. HMM은 해상운임 급등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 981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 상반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인 2조4082억원을 거뒀다.

만일 국내 유일의 원양선사인 HMM이 이대로 일손을 놓으면 산업계 전반엔 타격이 불가피하다. 주요국의 경기 회복으로 물동량이 급증했지만 이를 소화할 선박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수출 기업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탓이다.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지난 20일 사상 최고치인 4340.18을 기록했다. 사측은 3주간 파업 시 5억8000만달러(약 6765억원)의 직간접적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선 산업은행이 HMM 노조를 설득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최종 결정권을 쥔 산은이 임금 인상에 반대하면서 갈등을 키웠다는 인식에서다.

회사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HMM 안팎에선 산업은행으로 사태의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다. 일례로 사측은 임금 인상의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채권단을 의식해 인상률을 과감하게 높이지는 못하는 것으로 감지됐다. 노조 역시 산업은행에 임직원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아직까지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는 HMM 노조를 달랠 만한 대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실 산업은행 내부엔 HMM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기류가 강하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해운업 재건을 목표로 HMM에 3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추가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다.


또 산업은행 측은 누적결손금이 4조5000억원(3월 기준)에 달하는 등 HMM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해운업황도 다시 악화될 수 있는 만큼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본다.

다만 외부에선 HMM 노조가 예고한 대로 움직일 경우 수출 기업의 피해가 커지고 핵심 인력이 글로벌 경쟁사로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산업은행의 신속한 대응을 기대하고 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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