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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떨고 있니?’···미-이란 갈등에 건설업계 발 동동

‘나 떨고 있니?’···미-이란 갈등에 건설업계 발 동동

등록 2017.02.06 09:58

수정 2017.02.06 11:15

김성배

  기자

美-이란 갈등으로 해외수주 우려52조 잭팟 물거품 될까 전전긍긍업계 “이란 제재 현실화 예의주시”

대림산업 본사 전경(출처=대림산업)대림산업 본사 전경(출처=대림산업)

대림산업이 미국과 이란의 갈등 국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작년 말 이란에서 수주한 정유공장 사업 때문이다. 2조3000억짜리 잭팟을 터뜨리며 우여곡절 끝에 이란 건설 시장에 당당히 깃발을 꽂자 마자 이란과 미국의 군사갈등 등 트럼프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란의 경우 사실상 달러거래가 안돼 사업 진행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어서 추가 수주도 의미가 없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6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미국의 전 오마바 행정부에서 역사적인 핵협상 타결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경제제재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이란과의 핵협상 타결은 오바마 행정부의 최대 외교치적으로 꼽히지만 트럼프는 취임 이전부터 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이었다. 이란이 핵협상 타결 이후 미사일 개발 등 미국을 자극하는 행보를 계속해 왔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달 27일 국제사회를 강타한 반이민 행정명령 대상국에 이란을 포함시켜 이란인의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시키기에 이른다. 이틀 후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했고 트럼프는 다시 반응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그들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들에게 얼마나 친절했는지 고마워하지 않는다"며 "나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직후, 미국 재무부는 이란의 탄도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13명의 개인과 12개 단체에 대해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진용은 오바마 행정부보다 훨씬 강경한 '매파'들로 채워져 앞으로도 이란에 대해 매파본색이 드러나 이란 경제 좌초할 가능성도 있다. 최소한 지난해 초 풀린 경제제재가 다시 조여질 가능성이 높다.

불똥은 한국에 튈 조짐이다. 지난해 52조원 수주 잭팟을 기대했던 국내 건설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건설사가 지난해 12월 이란에서 2조3000억원짜리 공사를 따낸 대림산업이다. 이 건설사는 당시 2조3036억 원 규모의 이란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공사를 단독 수주했고 발표했다. 올해 초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린 후 국내 업체가 이란 공사를 처음으로 수주한 것은 공사 규모도 국내 건설사가 이란에서 수주한 것 중 가장 덩치가 크다. 지난해 5월 박근혜 대통령 순방 이후 대림산업이 최초로 수주 잭팟을 현실화한 셈이었던 것이다.

이 공사는 이란 이스파한 오일 정유회사(EORC)가 발주한 것이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400여 km 떨어진 이스파한 지역의 정유공장에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한 추가 설비를 짓는 프로젝트다. 대림산업은 이 공사에 대해 이달 중 정식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란과 미국의 군사갈등 등 트럼프발 악재로 향후 사업 일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사업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현재 이란의 경우 달러 거래가 정지돼 있어 사실상 사업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미국이 이란에 대해 경제제재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고 이 사업의 경우 국내 정책금융 지원으로는 필요자금을 다 채울 수 없어 펀딩갭(자금부족) 문제도 대두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다. 대림산업은 이란에서 이스파한~알와이즈 철도사업(53억달러)와 박티리아 수력발전소(19억달러) 등 가계약을 맺는 등 약 100억 달러에 육박하는 프로젝트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업 계약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여타 국내 대형건설사들고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국내 주택사업 침체로 해외에서돌파구를 찾으려했던 이들 역시 이란 시장은 노다지와 같은 전략 핵심지였기 때문. 실제 지난해 3월 현대건설은 이란과 바흐만제노 정유시설 공사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고, 대우건설은 테헤란 쇼말 고속도로 3공구사업에 대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스파한 정유공장 등 이란 사업에 대해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등 갑작스런 미국의 이란 제재 현실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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