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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R&D에 4000억원 쓴 LG화학, 넥스트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R&D에 4000억원 쓴 LG화학, 넥스트는?

등록 2024.01.05 15:38

유수인

  기자

작년 3분기 기준 R&D 비용, 전년比 890억↑올해 예산 더 늘릴 듯, '항암·대사질환' 투자 확대 희귀비만신약 美 기술이전, 시밀러 상용화···실적 기대감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올해 R&D 예산을 전년보다 증액해 신약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한편, 항암·대사질환 분야 투자를 늘려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뉴스웨이DB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올해 R&D 예산을 전년보다 증액해 신약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한편, 항암·대사질환 분야 투자를 늘려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뉴스웨이DB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가 연초부터 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기술이전에 성공하며 개발(R&D)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R&D 예산을 전년보다 증액해 신약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한편, 항암·대사질환 분야 투자를 늘려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지난 한 해 동안 신약 R&D에 투입한 비용이 약 4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초 회사는 2023년 R&D 예산을 3400억원으로 책정한 바 있는데, 지난해 1월 인수한 미국 항암신약 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아베오)의 비용이 합쳐지며 숫자가 늘었다. 아베오 실적은 지난 2월부터 연결로 잡혔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매년 R&D 비용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970억원에서 ▲2018년 1240억원 ▲2019년 1640억원 ▲2020년 1740억원 ▲2021년 2000억원 ▲2022년 2760억원으로 급증했다.

작년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1260억원)보다 40% 늘린 1770억원(1분기 790억원·2분기 980억원)을, 3분기 누적으로는 전년 동기 1900억원보다 890억원(약 47%) 늘어난 2790억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3분기 누적으로만 전년 연간 R&D비용보다 많은 비용을 투입한 것이다.

이는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수가 많아진 영향이 크다.

그 중 하나가 최근 미국 리듬 파마슈티컬스에 기술이전한 희귀비만증 신약 'LB54640'이다. 'LB54640'은 G단백 결합 수용체 일종인 MC4R(포만감 신호 유전자)를 표적으로 한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약물이다. 임상 1상 결과에서 용량의존적 체중 감소 경향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고 지난 10월 미국 임상 2상 단계에 진입했다.

희귀비만증은 MC4R작용경로 등 특정 유전자 결함으로 인해 식욕 제어에 이상이 생기고, 이로 인해 비만증이 지속 심화돼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심각한 희귀질환이다.

현재 상용화된 MC4R 타깃 치료제는 리듬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임시브리(성분명 세트멜라노타이드)가 유일하다. '임시브리'는 주사제형으로 개발돼 2020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다만 희귀의약품은 해당 환자가 소수인 탓에 시험자 모집이 가장 큰 개발 난관이다. LG화학은 잠재적 환자 발굴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는 리듬 파마슈티컬과 손잡으면 효율적으로 개발이 이뤄질 수 있을 거란 판단에 'LB54640'의 글로벌 개발 및 판매 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리듬 파마슈티컬이 'LB54640'의 임상2상을 이관 받아 시험자 모집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계약 규모는 선급금 1억 달러(약 1300억원), 개발 및 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 최대 2억 500만 달러(약 2700억원) 등 총 3억 500만 달러(약 4000억원)다. 연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매년 별도로 수령한다.

이건 기술이전 계약 체결로 자금을 확보한 LG화학은 이밖의 다른 임상 단계 물질들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올해 R&D 비용을 전년보다 소폭 높인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얼마를 투입할지는 2023년 연간 실적 발표 이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기본적인 전략 방향은 항암신약 중심의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것이다. 아베오를 인수한 것도 이 때문으로, 작년 8월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LG화학 생명과학본부의 보스턴 법인과 아베오를 방문해 미래 사업을 점검하기도 했다.

현재 LG화학은 세포치료제, 면역관문억제제 등을 자체개발 중인데, 이들 파이프라인을 아베오로 이관해 후기 임상 개발 및 미국 상업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참고로 아베오는 FDA 승인을 받은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를 보유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항암 분야 사업화 역량 강화 위해 유망 항암물질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화학 홈페이지 화면 캡쳐LG화학 홈페이지 화면 캡쳐

이와 함께 회사는 현재 글로벌 임상3상 단계인 경구용 통풍 신약 '티굴릭소스타트'의 임상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티굴릭소스타트'의 임상 프로젝트는 '유렐리아1 스터디', '유렐리아2 스터디' 등으로 구분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이 지난해 8월 유럽에 임상3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한 '유렐리아2 스터디'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이 조건은 티굴릭소스타트에 대한 부가적 자료를 제출하는 것으로, 임상시험 설계 및 디자인 변경은 없기 때문에 문서 제출 후 유럽 내 임상시험을 본격 진행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유렐리아2 스터디'는 기존 1차 선택 치료제 성분인 알로푸리놀을 대조군으로 하는 다국가 임상이다. 약 2600명의 고요산혈증 통풍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작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지난 2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아시아, 중남미, 오세아니아 등의 일부 국가에서도 임상을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이번 임상을 통해 티굴릭소스타트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입증할 예정이다.

'유렐리아1 스터디'는 현재 미국에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사질환 분야에서도 신약개발을 이어간다. 현재 LG화학이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LC542019'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 'LG203003', 'LG303174' 등은 미국에서 임상1상 중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대사질환 치료제의 경우 투자 효율화 및 신약개발 성공확률 제고 측면에서 이번 (리듬 파마슈티컬과 체결한 계약)과 같은 파트너십 기회를 전략적 및 선택적으로 모색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R&D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실적은 아베오 인수, 주요 전문의약품 및 에스테틱 사업 성장 등에 힘입어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의 작년 예상 연매출은 약 1조2000억원이다. 당뇨, 자가면역 등 주요 제품의 출하 확대와 아베오 매출 등의 영향이다.

지난 3분기엔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앞서 2분기엔 아베오 인수 후 일회성 비용 등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도 추가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12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젤렌카주'의 국내 품목허가에 성공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젤렌카주는 휴미라의 고농도 제형을 대조약으로 개발된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서, 환자에게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구연산염을 제거하는 등 환자 편의성을 높였다"며 "기 출시 된 유셉트(에타너셉트 바이오시밀러 제품) 및 젤렌카를 통해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한 더 많은 선택지를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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