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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자산운용사 경쟁격화···'상품 베끼기' 그만둬야

오피니언 기자수첩

자산운용사 경쟁격화···'상품 베끼기' 그만둬야

등록 2023.11.29 13:58

reporter
올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시장이 커진 만큼 운용사 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의 상품 구성이다. 운용사 특색을 드러내면서 고객과 맞닿아 있는 곳에서, 관행처럼 '상품 베끼기'가 만연하고 있어서다.

자산운용사들은 말한다. 업계 최초로 유망 업종에 대한 상품을 출시했어도 유사한 상품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와,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한자산운용은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집중 투자하는 ETF를 상장시킨 바 있다. 이후 7월 들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유사한 종목을 가진 ETF를 연이어 출시했다.

또 '일학개미'라는 용어가 시장에 퍼질 무렵 한화자산운용은 일본 반도체 관련 상품을 지난 8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그러자 한 달 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관련 상품을 출시했으며, 지난 10월엔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일본 반도체 ETF를 선보이기도 했다.

곤란한 것은 한국거래소 역시 마찬가지다. 시장 여기저기서는 이 같은 관행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는데, 제재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결국 거래소는 자산운용사들에 신상품 보호제도 관련 의견을 취합하기에 이르렀다.

시장 일각에서는 투자자 수요가 있으니 해당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항변한다. 수익성만을 놓고 봤을 때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인기 있는 상품을 따라가는 것이 안전하고 빠른 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같은 경쟁이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현재 시장에 800개가량의 ETF 상품이 출시되어 있으나, 같은 테마의 상품을 모아놓고 보면 핵심 종목은 하나 같이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운용사가 존재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를 잘 잡아낼 수 있어야 시장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 관행처럼 굳어진 '상품 베끼기'만 계속된다면 시장 다양성은 저해하는 것은 물론 대형 운용사의 배만 불리는 꼴이 될 것이 뻔하다.

자산운용사들이 투자자의 수요를 발굴하고 신상품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면, 출혈경쟁을 부를 뿐인 '상품 베끼기'는 그만둬야 할 것이다. 운용사의 특색을 살린 상품이 시장에 출시될 때 투자자들 역시 반색하지 않을까.

뉴스웨이 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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