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끈 셀트리온 분식회계···“달라진 것 없는데” 주주들은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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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재고손실 축소·내부거래 회계기준 위반여부 ‘쟁점’

2018년 국감 이후 장기간 감리···결과 나온 건 없어
소액주주 “대차 급증 후 보도 나와”···주가조작 의심
셀트리온 “대응 안할 것”···사측 태도에 주주 불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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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의 분식회계 논란이 3년 만에 금융당국의 심판대에 올랐다. 셀트리온이 회계 기준을 고의로 위반했다고 본 금융감독원이 제재안 논의에 들어간 가운데 소액주주들은 ‘고의적 주가조작 사건’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사측이 각종 이슈에 미온적으로 대응하자 소액주주들의 의구심과 불만은 더욱 커져가는 분위기다.

23일 오전 한겨레는 “금융위원회 산하 회계 자문 기구인 감리위원회는 지난 9일 금융감독원의 셀트리온 3사 감리(회계 조사) 조치안 심의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감리조치안 심의 착수 소식을 알리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금감원 관계자의 말을 함께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이 재고손실을 축소해 장부에 반영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고로 쌓인 제품의 시장 가치가 떨어졌는데도 이를 회계에 즉각 반영하지 않아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뜻이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재고로 넘긴 의약품 매출을 셀트리온 실적에 반영할 수 있느냐도 쟁점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지배사와 종속사 간 내부 거래는 연결 회계 처리에서 매출과 이익으로 반영할 수 없다. 하지만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내부 거래를 실적에 반영해 왔는데 금융당국은 이를 회계기준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금감원은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진화에 나섰다. 금감원은 “현재 관련 사안에 대한 감리 처리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조치 여부 및 조치 내용 등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기 때문에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에 대한 조사는 진행 중인 게 맞지만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셀트리온도 이날 오전 홈페이지에 입장문를 내고 “지난 2018년 4월부터 현재까지 43개월동안 10개년에 이르는 재무제표를 대상으로 감리가 진행돼 왔고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 대부분 소명됐다”며 “이번 감리에서 금융당국과 일부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지만 이는 바이오 의약품의 특수성이나 관련 글로벌 규정 등에 대한 부분적 이해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셀트리온의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진 건 지난 2018년 10월 국정감사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국내 판매권을 셀트리온에 218억원에 팔아 흑자로 전환한 점을 조사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석헌 당시 금감원장은 “살펴보겠다”고 답변한 뒤 감리에 착수한 바 있다.

문제는 현재 조사 진행 상황이 3년 전 문제가 불거졌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셀트리온은 입장문을 내놓긴 했지만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선 3년 전에 충분히 해명했기 때문에 별다른 대응 계획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무리한 조사로 피해를 입었다며 금융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에이치엘비와 대조적이다.

반면 소액주주들은 이번 보도에 대해 ‘주가조작’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셀트리온 주주 A씨는 “공매도를 통한 주가 하락으로 이익을 챙기기 위해 사전 모의와 기밀 정보 유출이 있었을 확률이 100%에 가깝다고 본다”며 “해당 기사의 취재원이 금감원 직원일 경우 금융위 설치법을 위반한 범죄행위이며 이는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현행법상 금융당국 관계자가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을 외부에 알리는 건 위법이다. 금융위 설치법 제35조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전·현직 직원이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누설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보도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금감원 인용구가 나온 배경이다.

특히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이번 사태에 ‘작전세력’이 개입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진행 중인 조사 건이 3년 만에 다시 보도됐는데, 마침 전날 ‘대차잔고’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악재성 보도가 나올 것을 미리 안 공매도 세력들이 미리 대규모 주식을 빌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대차는 22일 하루에만 68만1924주가 체결됐고, 1만2509주만 상환됐다. 이날 체결된 대차 규모는 주식 거래량(12만1045주)의 5.5배에 달한다.

셀트리온의 대차잔고가 하루동안 66만9649주 증가하면서 셀트리온의 전체 대차잔고도 1153만4224주로 늘었다. 장외에서 주식을 대여·상환하는 거래인 대차거래는 빌려온 주식을 장내에서 매도하는 공매도와 상호 연관관계를 가진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이날 장 초반 전 거래일 대비 4% 하락 출발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현재 주가는 올해 초 고점 대비 약 45% 가량 떨어져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소액주주 비대위원장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보도는 그동안 사측이 충분히 소명했던 내용”이라며 “비대위 차원에서 해당 기자를 주가조작 혐의로 고소·고발하기 위해 변호사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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