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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복잡해진 ‘도시바 인수’ 셈법

SK하이닉스, 복잡해진 ‘도시바 인수’ 셈법

등록 2017.03.07 16:02

수정 2017.03.07 16:23

강길홍

  기자

도시바 일부지분 매각에서 경영권 포함으로 선회2~3조원대로 예상됐던 매각가 25조원대까지 늘어SK하이닉스 입찰참여제안서 받았지만 아직 검토중대만 홍하이그룹과 손잡고 인수전 뛰어들 가능성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하이닉스가 도시바로부터 새로운 지분매각에 대한 제안을 받았다고 밝힌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일 “지난 2월3일 도시바로부터 분할되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 일부 지분 인수에 대해 Non-binding(구속력 없는)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으나 이후 도시바로부터 새로운 지분 매각 방안을 제안 받았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반도체 부문 매각과 관련해 오는 29일까지 1차 입찰참여서를 접수받을 예정이며 최종입찰을 통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6월 발표한다. 이후 매각 작업 마무리를 내년 3월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도시바로부터 인수 제안이 들어오면 참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SK하이닉스는 본격적인 도시바 인수 검토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지난달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을 때와 상황이 달라졌다. 도시바는 당초 20%의 지분만 매각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경영권을 포함한 매각으로 선회했다. 3조원 수준으로 예상됐던 입찰가는 최대 25조원 규모로 늘어난 상황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독자적으로 도시바 인수 참여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결국 그룹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됐다.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를 인수한 이후 반도체 사업을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키우면서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왔다. 특히 SK머티리얼즈, LG실트론 등 반도체 관련 기업 인수합병(M&A)을 이어오며 SK하이닉스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도시바 인수전은 덩치가 너무 커져 쉽게 결론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순순히 포기하기에는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일수도 있다.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도시바에게 반도체(낸드플래시) 부문은 최대 알짜사업으로 꼽힌다. 도시바는 세계 최초로 낸드플래시를 상용화했을 정도로 기술력은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세계 시장 낸드 점유율에서 삼성전자(35.4%)에 이어 2위(19.6%)에 올라 있다. 웨스턴 디지털(15.4%), 마이크론(11.9%), SK하이닉스(10.1%)가 뒤를 잇는다.

하지만 도시바는 원전사업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으면서 불가피하게 알짜사업인 반도체 사업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20%의 지분만 매각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채권 은행들의 요구로 결국 경영권까지 매각하게 됐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2위에 올라 있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다소 뒤쳐진 상황이다. 따라서 도시바 인수에 성공하면 낸드에서도 삼성전자와 양강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다.

최 회장이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할 이유는 또 있다. 만약 중국 업체들이 도시바를 가져가게 되면 SK하이닉스가 낸드 시장에서 더욱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SK하이닉스에게 도시바 인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지적도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자금이다. 최 회장의 가장 큰 고민도 인수자금 마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올해 투자 계획은 7조원 규모로 대부분 낸드플래시 인프라 구축과 기술 경쟁력 강화에 투입된다. 또한 최 회장은 올해 M&A에 4조9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SK그룹이 단독으로 25조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SK가 홍하이(폭스콘)와 손을 잡고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 회장과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의 각별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하이는 지난 2014년 6월 SK C&C 지분 4.9%를 취득해 현재 SK㈜의 지분 약 3%를 보유하고 있다. 이후 SK와 홍하이는 IT 합작사 설립, SK텔레콤 루나폰의 폭스콘 생산, 폭스콘 충칭 스마트공장 사업의 SK 수주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도시바 인수와 관련해서는 현재로써는 입찰제안서를 받았다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며 “입찰 참여 여부 등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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