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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고민, 도시바 먹어 말어

SK하이닉스의 고민, 도시바 먹어 말어

등록 2017.02.22 10:31

수정 2017.02.22 11:36

한재희

  기자

도시바, 반도체 사업 부분 50% 이상 매각 결정당초 소수지분 매각보다 3배 많은 10조원대 딜로 커져최태원 회장 결단이 관건···다양한 변수 고려할 듯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제공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제공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 인수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자본 잠식 위기인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의 ‘경영권 매각’까지 추진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1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인수 금액을 투자할 것인가는 최태원 SK회장의 전략적 판단에 달렸다.

22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도시바는 당초 반도체 사업 지분 19.9%를 다음 달까지 팔아 2조~3조원 가량을 조달하려던 계획을 수정해 매각 규모를 지분의 50% 이상, 약 10조원 규모로 늘렸다. 매각 기간도 최장 1년 연장하고 오는 24일 재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 인수 제안서를 제출한 SK하이닉스는 새로운 국면을 맞아 고민하는 모습이다. 우선 소수 지분(20%) 인수 추진 때보다 3배 이상 많은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비용 대비 큰 시너지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도시바 지분인수가 SK하이닉스의 낸드 경쟁력을 얼마나 높여줄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만 최근 대세가 된 3D낸드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 인지 알 수 없다. 수조원을 투자하고 확실한 성과가 없다면 선뜻 움직이기 어렵다.

일본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통해 매각을 막거나, 매각을 하더라도 재무적 투자자 정도를 용인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중국 칭화유니그룹가 미국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사 인수에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직접 인수 포기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다만 도시바가 중국 기업으로 매각 되는 것도 반가운 일은 아니다. 도시바 매각 결정으로 칭와유니 등 국가적 지원을 바탕으로 자금 여력이 풍부한 중국 업체의 재진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며 국가적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어 중국 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현재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가 38%, 도시바 20%, 웨스턴 디지털 16%, SK하이닉스 11%, 마이크론 9%, 인텔 6% 수준이다. 도시바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기업이 삼성전자와 함께 시장을 양분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중국 기업의 인수는 SK하이닉스에 악재가 될 것이 뻔하다.

결국 반도체 사업에 큰 공을 들이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 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 도시바 인수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최 회장은 그동안 SK하이닉스가 더 강한 반도체 회사가 되기 위한 방안으로 낸드플래시 기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SK하이닉스가 15조원을 투자해 청주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건설하고 LG계열의 실리콘웨이퍼 생산업체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한 것도 최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다.

업계에서는 도시바 인수자금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가 당장 동원 가능한 현금도 3조~4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그룹 지원까지 고려한다면 충분히 가격 경쟁력은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미 최 회장은 올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 차원에서 M&A와 지분투자 등 전략적인 투자에 4조9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최근 빅데이터, IT기기 성능 향상 등 ICT환경의 고도화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낸드플래시 시장 역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결국 최태원 회장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가 관건이 됐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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