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3일 금요일

  • 서울 25℃

  • 인천 22℃

  • 백령 19℃

  • 춘천 28℃

  • 강릉 22℃

  • 청주 26℃

  • 수원 22℃

  • 안동 27℃

  • 울릉도 17℃

  • 독도 17℃

  • 대전 26℃

  • 전주 23℃

  • 광주 23℃

  • 목포 19℃

  • 여수 20℃

  • 대구 27℃

  • 울산 21℃

  • 창원 21℃

  • 부산 20℃

  • 제주 19℃

계륵이 된 ‘백조’ 디젤차

[미세먼지와의 전쟁]계륵이 된 ‘백조’ 디젤차

등록 2016.06.14 08:52

강길홍

  기자

한때 고유가시대 대안으로 떠올라수입차 중심으로 국내 시장 석권디젤게이트·미세먼지 역풍으로 추락“마냐사냥식 몰아가기는 경계해야”

닛산 캐시카이 배출가스 불법 조작.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닛산 캐시카이 배출가스 불법 조작.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디젤차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연이은 ‘디젤게이트’에 이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다.

디젤차는 높은 연비로 한때 고유가 시대의 대안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수입차 업계가 클린 디젤을 내세우면서 디젤차의 인기는 빠르게 치솟았다. 디젤차는 국내 수입차 전체 판매량의 7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국내 완성차 업계도 앞다퉈 디젤 모델을 선보이게 됐다.

하지만 최근 디젤차의 인기는 하향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판매된 수입차 1만9470대 가운데 디젤차는 1만2238대로 62.9%를 차지했다. 지난해 5월의 65.1%와 비교해도 2.3%p 하락했다.

디젤차의 인기가 시들해진 시초는 지난해 10월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택라 불거지면서부터다. 이후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이 미쓰비시, 닛산 등으로 확대되면서 디젤차에 대한 신뢰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물론 아직까지 디젤차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지만 일부 인기 차종에 국한된 얘기다. 여기에 수입차 업계는 확보한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디젤차의 인기가 지속되는 이유다. 이 때문에 현재 확보된 물량이 소진되면 디젤차의 판매량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일 개막한 부산모터쇼에서도 디젤차의 인기가 확연히 떨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디젤차를 뒤로 밀어내고 친환경 차량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이 디젤차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등 하이브리드·전기차 모델을 별도의 코너를 마련했다. 기아차는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K5 PHEV와 K7 하이브리드를 최초로 선보였다. 기아차 콘셉트카 텔루라이드는 V6 3.5GDi 엔진과 전기모터를 탑재해 총 400마력의 동력성능을 갖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한국GM도 주행거리연장 전기차(EREV) 쉐보레 볼트를 이번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이면서 친환경차 대열에 합류했다. 르노삼성차 전기차 SM3 ZE로 부산 시내를 돌아볼 수 있는 에코투어를 진행하면서 친환경 기술을 적극 알리고 있다.

도요타는 부산모터쇼에서 수소연료전지차(FCV) 미라이를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했다. 닛산은 하이브리드 SUV 올 뉴 무라노 하이브리드를 이번 모터쇼를 통해 국내 출시했다.

BMW는 3시리즈를 기반으로 만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뉴 330e M 스포츠 패키지와 BMW 브랜드에서 처음 출시되는 PHEV 스포츠 액티비티 차량(SAV) 모델인 X5 xDrive40e를 소개했다. 디젤차의 자리를 친환경차가

이처럼 친환경차가 디젤차를 밀어내고 있는 것은 정부의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디젤차를 지목하면서 환경개선부담금 면제, 혼잡통행료 감면, 공영주차장 할인 등 그동안 디젤차에 주어졌던 각종 혜택을 폐지했다.

경유값 인상 논란도 운전자들이 디젤차에 등을 돌리게 만드는 요인다. 백지화되기는 했지만 정부가 디젤차를 감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경유값 가격인상을 검토하면서 잠재적인 디젤차 수요를 감소시켰다. 장기적으로 정부가 경유값 인상을 재추진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디젤차를 겨냥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미세먼지의 직접적인 발생 원인이 디젤차와 무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배출되는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의 가장 큰 원인은 제조업 연소였다. 미세먼지 64.9%, 초미세먼지 52%가 산업 현장에서 배출한다. 건설기계·항공기·농기계 등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각각 11.9%와 17.3%였다.

반면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10.8%, 초미세먼지는 15.6%로 주범으로 꼽기 어렵다. 특히 자동차 부문에서도 화물차가 68%, RV 차량이 22.5%의 비중을 차지했고, 세단형 승용차 비중은 0.3%로 나타났다. 결국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세단형 디젤차를 억제하는 것이 미세먼지 감소에 큰 도움이 못 된다는 결론이다.

그럼에도 디젤차가 직접적인 규제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자동차 회사들의 잇따르는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젤 게이트 탓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몰리면서 뒤늦게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라면 디젤차에 대한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다각적인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디젤차 규제도 필요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미세먼지대책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 순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미세먼지의 주요인이 경유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 등에서 날라 오는 경우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며 “마녀사냥식의 몰아가기 보다는 길게 보고 크게 보는 시각으로 냉정하게 장단점을 생각하고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