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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믹스의 재해석' 뉴믹스커피···"익숙한 듯 깔끔한 맛"

유통·바이오 식음료 현장

'믹스의 재해석' 뉴믹스커피···"익숙한 듯 깔끔한 맛"

등록 2024.03.14 23:15

김세연

  기자

김봉진의 뉴믹스커피, 오픈 시간 전에도 줄 지어군밤·볶은 쌀·녹차 믹스커피 등 한국인 입맛 담아최종 목표 '미국'..."뉴욕 증권맨 손에 있는 커피"

"뉴믹스커피는 가장 한국적인 음료인 믹스커피에 한국인의 입맛을 담은 '힙'한 커피입니다."

14일 오전 10시 40분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고요한 주택가 사이, 뉴믹스커피의 정식 오픈 시간인 11시 전부터 담벼락을 따라 여러 명의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김봉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창업주이자 전 의장이 첫 사업으로 카페를 열었다는 소식에 발길이 몰린 모양새다. 뉴믹스커피는 김 전 의장이 지난해 새로 창업한 '그란데클립'에서 진행한 첫 사업으로, 믹스커피를 재해석한 브랜드다.

뉴믹스커피 오픈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김제영 기자뉴믹스커피 오픈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김제영 기자

오픈 시간이 가까워지자 인파가 더욱 몰렸다. 검정색 점프슈트를 맞춰 입은 뉴믹스커피 관계자들은 개업 기념 시루떡을 나눠주며 방문에 대한 고마움과 대기시간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또 뉴믹스커피에 대한 팜플렛을 건네며 소개하는 등 홍보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팜플렛의 첫 문구는 '믹스커피 좋아하세요?'다. 가장 대중적인 커피는 아메리카노인데, 그란데클립은 왜 믹스커피를 선정했을까.

현장에서 만난 뉴믹스커피 관계자는 "뉴믹스커피는 '코리아 스타일 커피'로 가장 한국다운 음료라고 생각했다"며 "한국적인 음료 하면 식혜·수정과 등을 떠올지만, 사실 믹스커피는 국내 발명품 6위에 꼽힐 만큼 한국인의 일상 속에 스며든 가장 한국적인 음료"라고 말했다.

뉴믹스커피내부 사진=김세연 기자뉴믹스커피내부 사진=김세연 기자

대기 30분 만에 입장한 뉴믹스커피 매장의 첫 인상은 강렬했다. 3평 남짓한 공간 벽면에는 뉴믹스커피 믹스봉지와 검정색으로 디자인한 컵들이 진열돼 있었고, 은색 카운터를 쏘는 조명은 우주 속 은하수를 연상시켰다. 매장 내 음악은 비트가 빠르게 반복되는 EDM이었다.

처음 느껴지는 매장 분위기는 '역동적'이었다. 이는 외국인이 바라보는 요즘 한국의 이미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뉴믹스커피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요즘 한국은 한옥보다는 젠틀몬스터, BTS 등 역동적이고 즉흥적이며 트렌디한 모습"이라며 "요즘 한국을 보여주는 콘셉트에 맞는 퓨쳐리즘을 보여주기 위해 매장 안 미디어 아트 등 모든 디자인을 역동적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성수동에서 테이크아웃 방식의 1호점을 연 이유도 이 같은 맥락이다. 성수동 특성상 빠르고 유동 인구가 많기 때문에 들고 다니며 마시기 쉬운 커피를 선보이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또 믹스커피 이미지와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뉴믹스커피에서 판매 중인 메뉴들. 사진=김제영 기자뉴믹스커피에서 판매 중인 메뉴들. 사진=김제영 기자

맛은 어떨까. 뉴믹스커피 메뉴판에는 가장 기본 메뉴인 믹스커피 외에도 볶은 쌀·녹차·군밤 커피와 흑임자·황치즈·쿠앤크를 포함한 5가지 종류의 오란다, 녹차·커피 슬러쉬 등이 담겨 있었다.

커피를 먹은 시민의 첫 마디는 '고급진 믹스커피'였다. 성수동에 거주하는 A씨는 "믹스커피의 최대 단점은 텁텁한 맛"이라며 "뉴믹스커피는 텁텁함이 덜하고 끝맛이 깔끔해 인스턴트 커피가 아닌 고급 커피 맛이 난다"고 평가했다.

커피슬러쉬에 대한 극찬도 이어졌다. 왕십리에 거주하는 B씨는 "처음에 먹었을 때 더위사냥을 연상시키는 맛이었다"며 "익숙한 맛이어서 큰 거부감이 없었고, 또 다른 맛도 먹어보고 싶었다"며 메뉴에 대한 긍정적인 호응을 보였다.

디저트 메뉴인 오란다 도넛도 생각했던 이미지와 다른 맛이었다. 기존 오란다의 딱딱함이 아닌 오히려 푹신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화과자의 맛을 떠올리게 했다.

한국적이면서도 익숙하고 대중적인 맛. 이 문장이 뉴믹스커피의 맛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김봉진 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오랫동안 익숙해진 맛을 구현하고 싶었다"라며 "믹스커피는 더위사냥 볶은 쌀은 아침햇살, 군밤은 바밤바가 생각나는 것처럼 한국인들이 먹으면 바로 알 수 있는 맛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내 성수 1호점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뉴믹스커피는 글로벌로 나가기 위한 브랜드로 시작했다. 첫 진출 국가로 지목된 곳은 싱가포르다. 한국에 대한 호감도 높으면서 여행객들도 많기 때문이다.

최종 도착지는 미국이다. 김 전 의장은 "최종 목표는 미국 진출. 앞으로 어떤 회사가 됐으면 좋겠냐는 물음을 상상해봤다"라며 "뉴욕 증권가에서 증권맨들이 마시거나, 센프란시스코에서 엔지니어들이 밤 새다가 레드불 대신에 마시는 그런 모습들을 생각해봤을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저렴한 맛에 믹스커피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이끌 수 있을 지는 관건이다. 커피 한 잔 당 가격은 2500~3500원. 디저트는 3500원으로 형성됐다. 이중 오리지널 믹스커피의 가격은 2500원. 성수동 물가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마트에서 흔히 구매할 수 있는 믹스커피 가격은 한 봉지당 약 200원 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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