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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송영숙 한미 회장, 장녀와 손잡고 경영권 공고화···변수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송영숙 한미 회장, 장녀와 손잡고 경영권 공고화···변수는?

등록 2024.03.12 10:58

수정 2024.03.12 14:51

유수인

  기자

지주사, 임주현·이우현 포함 6인 이사회 진입 예고 장·차남 주주제안에 후보자 총 11명···다 득표 방식 표 대결 지분 상 모녀가 우위, '가처분 소송' 따라 결론 달라질 듯

OCI그룹과의 통합을 두고 격한 갈등을 빚고 있는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가 결국 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친다. 그래픽=홍연택 차장OCI그룹과의 통합을 두고 격한 갈등을 빚고 있는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가 결국 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친다. 그래픽=홍연택 차장

OCI그룹과의 통합을 두고 격한 갈등을 빚고 있는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가 결국 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친다. 모친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한미약품 사장)의 이사회 진입을 밀고 있어서다.

앞서 이사회 장악에 실패한 장·차남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도 본인 등을 포함, 총 5인을 사내외이사로 선임해달라는 주주제안을 제시한 바 있어 가족 간 분쟁이 어떻게 결론 날지 관심이 모인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전날 공시를 통해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을 상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중 핵심 안건은 이사 선임이다. 한미사이언스는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오너일가 장녀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OCI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전무)을 기타비상무이사로 ▲박경진 명지대 경영대 교수·서정모 모나스랩 대표·김하일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 등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올렸다.

한미사이언스는 정관상 이사는 3명 이상 10명 이내로 하고,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는 모친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을 비롯해 신유철·김유철·곽태선 사외이사 등 총 4명의 이사진이 꾸려져 있고,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도 없어 최대 6석이 공석이다.

즉, 송 회장이 장녀를 포함, 우군들로 사내외이사를 구성해 이사회 장악력을 공고히 하고 경영권을 꽉 쥐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다만 한미사이언스측은 임주현 사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이유로 '미래가치 향상'에 기여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룹 측은 "임 사장은 그룹 전략기획실장으로 미래전략과 계열사 사업 운영 전반을 관장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비만/대사 신약 프로젝트 및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추진 TF 등을 주도하는 등 BD(Business Development) 역량을 발휘해 미래가치 향상에 기여했다"며 "R&D 중심 혁신제약기업이라는 한미의 정체성과 위상을 흔들림 없이 키워나갈 수 있는 최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모녀와 갈등을 빚고 있는 형제 측은 이사회 재탈환을 예고한 상태다. 임종윤·종훈 사장은 본인 2명을 사내이사로,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DXVX) 대표를 비상무이사로,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 교수와 사봉관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해달라는 총 5명에 대한 주주제안을 내놓았다.

이들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제약산업분야에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제약산업과 관련된 경험과 식견, 전문성을 갖춘 이사진의 보강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임 형제 측이 이사회 장악에 성공하면 임종윤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임종훈 대표가 한미약품 대표에 올라 각각 지주사와 핵심 자회사를 이끌게 된다. 현재 임종윤 사장이 한미약품 사내이사로 있는 상황이지만,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한미사이언스 주총 전날 열릴 한미약품 정기 주총에서도 임 사장의 재선임 안건은 빠졌다. 다만 서진석 OCI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올라온 상태다.

한미사이언스 사내외이사 후보자가 총 11명에 달하게 된 만큼 그룹 측은 다 득표 방식으로 표 대결을 치른 뒤 최대 6인까지 이사를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이같은 방식이 형제 측 인사를 모두 제외하려는 조치로 보고 있다.

송영숙 한미 회장, 장녀와 손잡고 경영권 공고화···변수는? 기사의 사진

지분 구조상으로는 모녀 측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가현문화재단, 임성기재단 등을 포함한 모녀 측 지분은 35.1%, 임종윤 사장 개인회사 DXVX를 포함한 형제 측 지분은 28.4%이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국민연금공단, 그리고 소액주주 등의 표심이 표 대결 향방을 가를 것으로 예측된다.

변수는 형제 측이 한미사이언스 상대로 제기한 '제3자 배정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신청 소송' 결과다.

형제 측은 신주발행 결정 전 경영권 분쟁이 있었기에 모녀가 주도한 OCI그룹과의 통합 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주발행 결정 전 경영권 분쟁 여부는 해당 소송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임종윤 사장 측은 "고(故)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 2020년 8월 송영숙 회장이 지주사 대표이사에 오르고, 12년 지주사 각자 대표이사인 임 사장 측은 조직도 없이 배제됐다"며 "이후 2022년 3월 일방적으로 재선임 불가 통보를 받았고, 대신 그 자리는 사모펀드인 라데팡스에서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됐다"고 했다.

그러며 "당시 임 사장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가족 간 갈등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결국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임 사장 측은 최근 송영숙 회장이 일부 언론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있다.

"OCI와의 통합 결정은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뜻하고 한미의 방향이다. 임 회장이 부탁하고 가신 일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한 송 회장의 발언에 대해 임종윤 사장 측은 "부친인 임성기 창업주는 '사후 5년간 지금의 체제를 바꾸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했다.

이어 "신약 개발 인재 풀이 빈약한 국내에서 세대교체라고 하지만 단기간에 신약 개발 의사결정권자급 대규모 인력의 사직이 긍정적인 세대교체인지는 재고해 봐야 할 사항이다. 선친께서 살아 계셨다면, 한미약품 그룹이 OCI 그룹에 사실상 종속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이러한 거래를 좌시하지 않으셨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 사장은 이번 통합 결정이 모녀의 사익을 위한 조치라고도 했다.

그는 "모친은 OCI홀딩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상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는 있으나, 진정한 목적은 본인들의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고, 임주현 사장으로 하여금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장악하게끔 하는 데 있었다"라면서 "사익이 아니었다면 저와 임종훈 대표에게 일언반구도 없었음은 물론, 한미사이언스 내부에서도 그 당부에 대한 실질적인 검토 없이 밀실에서 전격적으로 거래를 추진할 이유는 전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모친이 '미공개 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이사진이 아니었던 아들들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았을 뿐이다'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임주현 사장도 당시 한미사이언스 등기임원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며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12년 재임한 큰아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것은 결국 경영권 분쟁 상황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한미사이언스 측은 한미사이언스는 신주발행 결정 이전에 경영권 분쟁 상황이 존재했다는 형제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선대 회장 타개 직후 공동상속인들의 상속재산분할 협의 과정에서 송 회장이 임종윤 사장을 포함한 자녀들 대비 2배의 지분을 상속받기로 합의가 이뤄짐으로써 송 회장이 경영권을 갖기로 하는 합의가 이미 성립했다는 것이 그룹의 설명이다.

또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도 임기가 만료되는 송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했다.

그룹 측은 "임종윤 사장이 사내이사 재선임을 포기하고, 모친의 재선임에 찬성했다는 것은 양측간에 경영권 분쟁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했다.

아울러 "동생인 임주현 사장은 은행 대출을 받아 임종윤 사장에게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무담보로 대여했고, 현재까지도 위 대여금을 회수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영권 분쟁 중인 상황이라면 과연 임주현 사장이 임종윤 사장에게 거액의 자금을 무담보로 대여했겠냐"고 반박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통합 작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기각된다면 모녀 측이 이끄는 통합 작업은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신청 소송 결과는 주총 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두 차례의 심문을 마치고 이달 13일까지 제출한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 전 이번 사안의 결정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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