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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투자 한파에도 기술이전·도입 활발한 'ADC'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항암제 유망기술①

투자 한파에도 기술이전·도입 활발한 'ADC'

등록 2023.12.27 14:10

수정 2023.12.27 14:12

유수인

  기자

연평균 15.2% 성장 전망, 2028년 26조원 시장 '단일클론항체·세포독성항암제' 단점 보완'엔허투' 성공 이후 국내·외 제약사 기술확보 박차


암은 전 세계적에서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질환이다. 환자수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미충족 수요가 커 신약개발 열기가 뜨거운 분야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는 글로벌 항암치료제 시장이 2023년 약 1544억 달러(약 199조9480억원)에서 2030년 약 2578억 달러(약 333조9026억원)로 연평균 7.6%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규모는 최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는 고분자 치료제의 성장에 기인한다. 대한암학회가 발간한 '암연구동향 보고서 2023'에 의하면 화학적 합성기반의 저분자 치료제의 2018년~2027년 연평균 성장률은 2.2%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단백질 기반의 바이오의약품인 고분자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5년 510억 달러(약 66조552억원)에서 2027년 1600억 달러(약 207조2320억원)로 연평균 9.8%씩 성장이 예상된다.

암 관련 고분자 치료제로는 크게 면역항암제, 표적항체치료제, 암 백신으로 구성된다. 대한암학회가 발간한 보고서를 기반으로 전 세계 신약개발 기업들이 주목한 유망 바이오 기술을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세포독성항암제-단일클론항체 장점 합친 ADC, 올해 12조6000억원 시장 전망

시장조사기관 Markets and Markets은 글로벌 ADC 시장은 올해 97억 달러(약 12조6000억원)에서 2028년 198억 달러(약 26조원)로 연평균 15.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ADC 세계 시장 규모는 76억 달러(약 10조원)였다. 그래픽=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시장조사기관 Markets and Markets은 글로벌 ADC 시장은 올해 97억 달러(약 12조6000억원)에서 2028년 198억 달러(약 26조원)로 연평균 15.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ADC 세계 시장 규모는 76억 달러(약 10조원)였다. 그래픽=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표적항체치료제는 고분자 항암제 시장에서 약 33%를 차지하고 있다. 면역항암제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높고, 2015년 160억달러(약 20조7168억원) 규모에서 2027년 500억 달러(약 64조7400억원) 규모로 연평균 9.36% 성장이 전망된다.

표적항체치료제는 면역 이외의 기전에 관여하는 항암제로 단일클론항체(mAbs),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ADC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 대형 제약기업들이 차세대 유망 기술로 꼽으며 앞다투어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은 글로벌 ADC 시장은 올해 97억 달러(약 12조6000억원)에서 2028년 198억 달러(약 26조원)로 연평균 15.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ADC 세계 시장 규모는 76억 달러(약 10조원)였다.

ADC는 항체(Antibody)와 세포독성 약물(Drug)을 결합하는 차세대 혁신 기술로,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와 단일클론항체 약물의 단점을 보완한다.

세포독성항암제는 체내에서 분열이 빠른 세포에 작용해 세포를 죽이거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정상적인 세포들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골수억제, 점막염, 탈모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이러한 부작용은 항암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단일클론항체 약물은 암세포 표면에 많이 발현돼 있는 특정 항원을 표적으로 해 항원-항체 면역 반응 및 암세포 내부로의 신호전달 차단을 통해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표적항암제다. 세포독성항암제에 비해 정상세포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표적 발현이 높지 않은 암세포에는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두 약물의 장점을 링커를 통해 하나로 결합시킨 형태가 ADC기술이다. 표적약제인 단일클론항체의 암 세포에 대한 선택성과, 결합된 항암제의 세포독성을 이용해 높은 항암 효과 및 적은 부작용을 보이게 된다.

ADC 주요 작용 기전을 보면, 우선 항체와 약물을 결합하는 링커에 의해 혈액 내에서 안정한 형태를 가지고 표적 세포에 도달한 뒤 내부화를 통해 암세포 내부로 진입한다. 이후 세포 내 효소에 의해 항체와 세포독성 약물의 결합이 분리돼 세포독성약물이 표적 세포 내부 및 주위로 방출되며 항암 효과를 나타낸다.

2000년 화이자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마일로탁'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초 승인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승인된 ADC 품목은 총 15개다. 주로 유방암, 방광암, 자궁경부암 등 고형암과 백혈병, 림프종 등 혈액암에 적용해 개발됐다.

ADC 항암제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 2019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일본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부터다. 엔허투는 지난해 16억 달러를 웃도는 연 매출을 기록하며 단기간에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급부상했다.


빅파마 '기술 확보' 투자 ↑···韓바이오텍 레고켐, '빅딜' 이어가
ADC 항암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글로벌 빅파마들은 인수합병(M&A) 및 라이센싱, 파트너십 등을 통해 ADC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존슨앤드존슨, 머크앤드컴퍼니가 ADC 분야에 진출했고 암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 애브비 등 다수의 빅파마들이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도 전 세계적인 경기 한파에도 불구하고 화이자가 430억 달러(약 56조원)에 ADC 전문기업 시젠을 인수했고,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5월 중국 라노바 메디신스로부터 ADC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섰다.

얀센은 이달 국내 기업인 레고켐바이오의 TROP2 타깃 ADC 항암 신약 후보물질 'LCB84'를 17억 달러(약 2조2400억원) 규모로 도입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선급금 1억 달러(약 1300억원)와 단독 개발 권리행사금 2억 달러(약 2600억원), 개발·허가·상업화 등에 따라 발생하는 단계별 마일스톤이 여기에 포함된다. 순매출 발생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다.

양사는 현재 레고켐바이오가 진행하고 있는 미국 1/2상 임상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단독개발 권리행사 이후에는 얀센이 전적으로 임상개발 및 상업화를 책임질 방침이다.

'LCB84'는 레고켐바이오의 차세대 ADC 플랫폼기술과 메디테라니아로부터 기술도입한 Trop2항체가 적용된 ADC약물이다. 다른 경쟁약물과 달리 암세포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잘린 형태의 Trop2항원을 타깃한다는 차별점을 갖는다.

참고로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12월 미국 암젠과 1조6000억 원 규모의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미국 넥스트큐어, 한미약품 등과 공동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총 13건의 ADC 기술 이전을 계약을 체결했고, 누적 계약규모는 약 8조7000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기술 이전·도입, 지분 투자, 공동 연구, 위탁개발생산(CDMO) 등을 통해 ADC 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국내에서도 기술 이전·도입, 지분 투자, 공동 연구, 위탁개발생산(CDMO) 등을 통해 ADC 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바이오텍·전통제약사·CDMO 기업도 'ADC' 시장 진출
국내에서도 기술 이전·도입, 지분 투자, 공동 연구, 위탁개발생산(CDMO) 등을 통해 ADC 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피노바이오는 최근 미국 컨쥬게이트바이오와 총 10개 약물 타깃에 대한 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피노바이오가 약물과 링커를 공급하고, 컨쥬게이트바이오가 타깃 선정, 항체 개발, 합성, 평가까지 모두 맡는 플랫폼 공급 계약이다.

양사는 작년 6월 총 5개 타깃에 대한 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번 추가 계약에 따라 컨쥬게이트바이오는 총 15개 타깃에 대한 ADC 개발 권리를 확보하게 됐으며, 피노바이오는 선급금 및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해 총 2억5000만달러(약 3200억원 규모)를 수령하고 경상기술료는 별도 기준에 따라 추가 지급된다.

피노바이오의 ADC 플랫폼 'PINOT-ADC™'는 독자 개발한 캠토테신 계열의 약물과 그에 최적화된 링커를 토대로 ADC 후보물질 개발이 가능하도록 만든 기술이다. '엔허투'와의 비교 실험에서 동등 이상의 효력과 양호한 PK 프로파일, 최적 수준의 바이스탠더 효과 등을 보였다.

피노바이오는 작년 10월 셀트리온과 총 15개 타깃 대상 12억4000만 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 규모의 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ADC 관련 기술이전 및 옵션 계약으로만 누적 마일스톤 2조원 달성을 목전에 두게 됐다.

피노바이오의 ADC 기술을 이전받은 셀트리온은 영국 ADC 개발사 익수다 테라퓨틱스에도 직접 투자 및 펀드 투자하며 최대 지분을 확보했다.

스위스 ADC 테라퓨틱스에 플랫폼 기술수출한 이력이 있는 인투셀은 이달 삼성바이오에피스와 ADC 분야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인투셀이 ADC 기술을 제공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최대 5개 항암 타깃 ADC 물질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알테오젠은 지난 9월 기존 항체에 비해 더 우수한 항원 결합력을 갖는 항체 개발로 ADC 난소암 치료제용 항체의 미국 특허를 등록했다.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는 차세대 항암제를 목표로 지난 9월 네덜란드 ADC 개발 전문기업 시나픽으로부터 3세대 ADC 기술을 도입했다. 회사는 3세대 ADC 기술을 적용한 이중항체 ADC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전통제약사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들도 ADC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최근 ADC 전문 기업 '앱티스'(AbTis)를 인수하며 ADC 신약 개발을 본격화했다. 회사는 앱티스의 경영권과 신규 모달리티인 3세대 ADC 링커 플랫폼 기술, 파이프라인을 인수했으며, 이달 말 동아에스티의 종속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종근당은 지난 2월 네덜란드 생명공학기업 시나픽스와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삼진제약은 국내기업인 노벨티노빌리티, 에피바이오텍과 ADC 신약물질 발굴을 위한 연구협약을 맺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펀드조성을 통해 국내 ADC 기업인 에임드바이오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아울러 ADC 전용생산공장 건립 및 TF(태스크포스) 구성 계획을 밝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공장 내 ADC 생산라인 구축에 나섰으며 SK팜테코는 국내·외 의약품 공장에서 ADC 생산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발간한 '글로벌 이슈 파노라마'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모달리티 별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1650개 중 ADC 모달리티가 64건으로 전체의 4%를 차지했다.

이는 올 7월 기준 글로벌 10대 빅파마 파이프라인의 ADC 비중 5%와 유사한 수치로, 이 기술에 대한 기업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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