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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연임이냐 새 대표냐'···포스코 리더가 챙겨야 할 무거운 짐

오피니언 기자수첩

'연임이냐 새 대표냐'···포스코 리더가 챙겨야 할 무거운 짐

등록 2023.12.27 07:33

전소연

  기자

reporter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종료되는 가운데, 새 수장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당초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임기 완주를 눈앞에 둬 무리하게 재연임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으나, 최근 그가 무려 3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이런 예상에 변화가 생겼다. 새 수장은 누가 될 것이고, 그가 풀어야 하는 숙제는 무엇일까.

현재 포스코그룹은 'CEO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를 도입·가동해 본격적인 후보군 발굴에 돌입했다. 내부에서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이 거론됐고 외부에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인물은 최정우 회장이다. 그간 최 회장 이전 전임자들은 각각 세무조사 과정에서 돌연 회장직을 내려놓거나, 정치권의 외풍에 견디지 못하고 사퇴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실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000년 10월 민영화된 후, 정권 교체 시기 국세청 세무조사로 많은 수장들이 교체됐다. 만일 최 회장이 연임할 경우 임기를 무사히 완주하고 3연임에 성공한 그룹 역대 최초 수장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최 회장도 정치권 외풍에 시달리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올해 초에는 국세청이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세무조사를 실시해 최 회장의 교체설이 나돌았다. 심지어 같은 기간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과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도 모두 불참하면서 윤 정부와의 관계가 순탄치 않은 것 아니냐는 말들이 오고 갔다.

정치권 외풍과 별개로 '윤리경영'을 외치던 그에게도 책임은 있다. 지난해에는 태풍 힌남노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가동이 전면 중지됐으나, 그는 현장이 아닌 골프 라운딩을 다녀와 정치권의 매서운 질타를 받았다. 또 같은 기간 포항제철소 내 성폭력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왔음에도 사태 해결에 빠르게 나서지 않아 책임론이 한차례 불거진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재연임 도전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그가 별다른 거취 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자진해서 연임과 퇴진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최근 현직 회장의 의사 표명과 관계없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시작되도록 규정을 변경했기 때문에 그가 자진해서 퇴진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면 자연스레 차기 후보군에 속해 3연임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재연임에 성공하게 된다면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야 한다. 물론 최 회장은 전통 철강사를 미래 종합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장본인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여전히 윤리경영 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크고 작은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한 그룹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책임은 마땅히 짊어져야 한다.

내년 2월이면 최종 후보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실적 개선, 신사업 추진 등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왕관의 무게를 견디라는 말이 있다. 한 기업을 이끄는 수장인 만큼,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감탄고토의 자세는 버리고 겸손한 자세로 기업을 성장시키는 리더십이 나타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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