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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임금체불액만 553억원···위니아 노조, "박영우 회장이 나서야"

산업 전기·전자

임금체불액만 553억원···위니아 노조, "박영우 회장이 나서야"

등록 2023.09.25 14:50

이지숙

  기자

노조 "박영우 회장 국정감사서 해결책 밝혀야"위니아·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모두 임금체불가전사업 매각 나서나···오너가 미등기임원 사임

"월급쟁이 사장이자 실권이 없는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이사가 법적 처벌을 받는다고 할지라도 저희의 임금체불은 해결되지 않는다. 그룹 전체의 의사결정을 하는 박영우 회장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이 문제가 해결된다." (강용석 위니아전자 노조위원장)

위니아전자가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절차 신청에 들어가며 노조가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의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기업회생절차란 경영난에 시달리는 기업이 법원 관리 아래 구조조정을 하는 절차를 뜻한다.

위니아전자 노조는 25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유위니아그룹 임금체불 해결 및 박영우 회장 증인 채택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임금체불 문제 해결을 위해 박영우 회장의 국정감사 환경노동위원회 증인 채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790억원 임금체불···회사가 손발 묶어놨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위니아 노조는 임금체불은 직접 당하지 않고는 그 고통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악질적인 범죄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위니아전자는 1년째 임금체불이 이어지고 있으며 김치냉장고 '딤채'를 생산하는 위니아도 5~6개월가량 임금이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고용노동부에서 확인된 대유위니아그룹의 임금체불액은 553억에 달한다.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이사는 수백억원대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한 혐의로 지난 20일 검찰에 구속됐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과 위니아전자 노조가 25일 오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유위니아그룹 임금체불 해결 및 박영우 회장 증인 채택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은주 정의당 의원과 위니아전자 노조가 25일 오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유위니아그룹 임금체불 해결 및 박영우 회장 증인 채택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노조 측은 아직 고용노동부에 집계되지 않은 금액을 합치면 9월 말 현재 위니아전자와 위니아전자 매뉴팩처링, 위니아 임직원 500명이 받지 못한 월급과 퇴직금은 79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위니아전자와 위니아가 520억원, 위니아매뉴팩처링은 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위니아전자 광주공장에서 근무 중인 윤성복씨는 "현재 위니아전자 생산법인과 매뉴팩처링 재직 직원들이 월급을 받지 못한 지 8개월째"라며 "회사는 연말정산도 주지 않았고 의료보험과 국민연금은 체납 9개월째다. 회사는 7월부터 급여 70%를 약속하고 직원 70%에 대해 강제 휴업 명령을 내렸는데 이마저도 두 달이 지나고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휴업대상자들은 재직 중 신분이라 임시직으로라도 다른 곳에 취업하거나 소득 활동을 할 수 없다. 회사가 꼼짝 못 하게 손발 다 묶어놓은 생매장"이라며 "의료보험 체납으로 추가 대출도 불가능한 상황이며 일부는 이미 신용불량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강용석 노조위원장은 작년부터 사측과 지속해서 협의를 진행했으나 회사가 번번이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회장의 계열사 밀어주기, 회사 쪼개기, 분사, 무리한 해외공장으로 제품 및 설비 이전, 대우 브랜드 포기 등 잘못된 경영 판단과 의사결정으로 위니아전자, 매뉴팩쳐링, 위니아는 연쇄적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자제품 계열사가 어려운 와중에도 2021년 12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성남 신사옥 완공, 미국 뉴저지 빌딩 매입, 남양유업 인수를 위한 계약금 납입, 신기인터모빌(대유이피) 인수 등 많은 투자가 있었다"며 "박 회장의 연봉은 2022년 기준 77억원으로 기업오너 중 재계 3위다. 사태를 이렇게 만든 박 회장에게 사과와 더불어 해결책을 제시받아 임금체불을 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수 후 재무구조 개선 실패···가전사업 매각 나서나
대우전자에 뿌리를 둔 위니아전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대우그룹이 해체되며 동부그룹을 거쳐 2018년 대유위니아그룹에 인수됐다.

대유위니아그룹은 대우전자를 품에 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잇는 국내 가전업계 '빅3'로서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었으나 재무구조 개선에 사실상 실패했다.

특히 대유위니아그룹은 위니아의 경우 '딤채'를 중심으로 국내 사업에 집중하고 위니아전자는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으나 냉장고, 에어컨 등 사업 영역이 중복되며 시너지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니아전자가 해외 사업에 영향이 막대한 '대우' 상표권을 포기한 점도 실적 악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위니아전자는 지난 2020년 인수 4년 만에 처음으로 26억원의 흑자를 거두는 데 성공했으나 이는 '반짝 반등'에 그쳤다. 2021년에는 다시 175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2022년에는 감사 의견 거절을 받아 재무제표를 공개하지 않았다.

가전시장 침체가 이어지며 위니아 역시 상황이 어려워졌다. 위니아는 지난해 영업손실 736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2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695억원에 달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유위니아그룹이 어려워진 가전 사업을 매각할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미등기임원으로 위니아 임원직을 유지하던 박영우 회장은 지난 1월 31일 사임했으며 해외영업본부 본부장을 맡았던 차녀 박은진 상무도 지난 7월 14일 회사를 떠났다.

위니아전자는 중국 공장을 처분한 데 이어 멕시코 공장 매각에 나서며 몸집을 줄이고 있으며 위니아 또한 매각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가전시장이 굉장히 급격히 변화하며 사람들의 취향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위니아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무섭고 기술력도 90%까지는 따라왔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매각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향과 타겟을 잘 잡고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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