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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위스키 시장 성장세···하이트진로, 윈저 품고 재도전?

유통·바이오 식음료

위스키 시장 성장세···하이트진로, 윈저 품고 재도전?

등록 2023.09.11 16:44

김민지

  기자

베이사이드PE 손잡고 윈저글로벌 인수설 '솔솔''딤플' 넘긴 후 랜슬럿·킹덤·더클래스 줄줄이 쓴맛업계 "영업망 업계 최고···경쟁사 맥 못 출 것"

위스키 시장 성장세···하이트진로, 윈저 품고 재도전? 기사의 사진

하이트진로가 윈저글로벌 인수를 검토하며 지난 20여년간 실패를 거듭해왔던 위스키 시장의 문을 다시금 두드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이트진로는 국내 1위 종합주류기업이라고는 하지만, 위스키는 구색만 갖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만약 하이트진로가 윈저를 인수하게 되면 위스키 사업을 단숨에 강화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고 윈저글로벌 인수를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인수 대상은 디아지오아틀란틱 B.V.(Diageo Atlantic B.V.)가 보유한 윈저글로벌 지분 전량으로,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윈저글로벌 인수와 관련해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디아지오는 현재 국내에 디아지오코리아와 윈저글로벌이라는 법인을 각각 두고 있다. 지난해 3월 디아지오는 'W시리즈'를 포함한 윈저 사업부를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메티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에 2000억원에 매각한다는 계약을 맺었다가 같은 해 9월 계약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지했다.

하이트진로가 윈저글로벌을 인수하게 되더라도 디아지오의 스코틀랜드 통합증류소에서 위스키 원액을 수입한 뒤 병에 넣어 판매하는 방식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소주·맥주 시장에서는 강자로 군림해왔지만, 위스키 사업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하이트진로는 1994년 하이스코트를 설립해 위스키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딤플'을 앞세워 진로발렌타인스(페르노리카가 인수), 디아지오코리아에 이어 시장 '빅3'를 형성했다. 그러나 2002년 디아지오에 딤플 영업권을 넘기고 출시한 위스키 브랜드 '랜슬럿'이 부진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2006년 내놓은 위스키 브랜드 '킹덤'도 스카치블루(롯데칠성), 골든블루에 밀려 시장 점유율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이후 2012년 하이트진로는 주류 수입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하이스코트를 흡수합병했다. 하이트진로가 직접 전면에 나서 와인·위스키 등 주류 수입을 진행하게 된 것도 이때다.

하이스코트를 흡수합병한 하이트진로는 2014년 킹덤을 대체하는 위스키 브랜드 '더 클래스'를 선보이며 다시 한번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위스키 음용 층이 젊어지며 30대를 겨냥하는 '젊은 감각'을 내세웠다. 그러나 더 클래스 또한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이트진로가 윈저를 인수하게 되면 급성장하고 있는 위스키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1만6900톤(t)으로 관련 통계가 있는 2000년 이후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위스키 수입량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하는 추세다. 위스키 수입량은 2021년 상반기 6800톤에서 지난해 상반기 1만1200톤으로 63.8% 늘었다. 올해 상반기도 1만6900톤으로 50% 넘게 증가했다. 수입액도 2021년 상반기 7600만달러에서 지난해 상반기 1억2000만달러, 올해 상반기엔 1억3000만달러로 늘었다.

윈저는 국내 스카치위스키 시장 점유율 1위(약 35%)로 디아지오 내 위스키 사업부 매출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의 핵심 브랜드였다. 하이트진로가 윈저를 인수하게 되면 단숨에 시장 장악력을 갖게 된다. 하이트진로의 유흥 시장 영업망이 탄탄하다는 것 역시 윈저 인수 시 시너지가 극대화될 지점으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윈저를 인수하더라도 가정용 시장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가정용 위스키 시장에서는 싱글몰트·프리미엄 고가 위스키의 인기가 거센데, 윈저는 블렌디드 위스키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하이볼' 열풍이 불며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지만, 윈저는 '올드하다'는 이미지가 굳어져 있어 이를 깨는 것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널리 알려진 브랜드를 인수하면 새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부수적인 마케팅 작업 등을 하지 않아도 될뿐더러 단숨에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며 "게다가 하이트진로의 영업망은 주류시장에서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이미 알려진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밀어준다면 경쟁사들은 맥을 추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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