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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아스파탐, 안전한데 발암 가능성?···포비아 우려에 분주해진 유통가

유통·바이오 식음료

아스파탐, 안전한데 발암 가능성?···포비아 우려에 분주해진 유통가

등록 2023.07.14 17:17

수정 2023.07.14 19:40

유지웅

  기자

WHO 산하 기관 JECFA와 IARC 기준 달라 '혼선'식약처 "식품안전 전문기관 JECFA 따라 현행 유지"식품업계, 소비자 외면 우려에 대체감미료 찾기 분주

편의점에 진열된 막걸리. 사진=연합뉴스 제공편의점에 진열된 막걸리. 사진=연합뉴스 제공

세계보건기구(WHO)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지정하면서 식품업계가 대책 마련에 분주해지고 있다. 아스파탐 위해성 여부를 떠나서 소비자 사이에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해 아스파탐을 쓴 제품이 외면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WHO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2B)로 분류하되 기존 일일섭취허용량은 유지하기로 했다. WHO 산하 기관인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이하 젝파)와 국제암연구소(IARC)가 상반된 결과를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평가는 두 기관의 성격에서 갈렸다. IARC는 섭취량과 상관없이 '물질 자체의 발암성'을 평가해 4개군으로 분류한다. 반면 젝파는 식품 안전성을 평가하는 기관인 만큼 '일일섭취허용량'을 고려한다.

아스파탐 = 암 유발 증거 충분치 않아
IARC가 설정한 2B군은 '발암 가능 물질'로 실험동물이나 사람에게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다. 말 그대로 가능할 순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는 뜻이다.

즉 아스파탐의 발암성을 주장하는 지속적인 연구와 주장이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증명되지 못한 만큼 주의를 당부하는 차원이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해 3월 발표된 프랑스 연구팀의 연구 결과다. 10만명의 식단·생활방식·건강정보 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평소 많은 양의 아스파탐을 섭취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 위험이 15%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 연구는 아스파탐과 발암성 간 상관관계를 증명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확한 상관관계를 증명하기 위해선 '아스파탐을 섭취한 집단'과 '섭취하지 않은 집단'을 나누고 통제된 실험환경에서 연구를 진행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평소 많은 양의 아스파탐을 섭취하는 사람의 경우엔 가공식품에 익숙한 식습관을 가졌을 확률이 높고, 쉽게 말해 암 발생 위험은 아스파탐이 아닌 가공식품에서 비롯됐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앞서 이탈리아 연구소도 지난 2006년 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아스파탐을 일일 허용치보다 적게 복용해도 백혈병과 림프종을 유발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 연구 역시 방법론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IARC 분류 = 반드시 암에 걸리지는 않지만 섭취 주의 필요
IARC는 발암 위험도에 따라 1(발암 물질), 2A(발암 추정 물질), 2B(발암 가능 물질) 등으로 분류한다.

아스파탐이 분류된 2B군에는 김치와 피클, 커피 등도 속해 있다.

그 위 단계인 2A군은 인체 자료는 제한적이지만 동물실험 근거 자료는 충분한 경우다. 뜨거운 물과 튀김, 적색육 등이 포함돼 있다.

가장 위 단계인 1군은 담배, 술, 가공육 등 인체 발암성과 관련해 충분한 근거자료가 있는 경우다.

다만 1군 역시 발암 위험도는 높으나 '섭취량'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술을 예로 들자면 마신다고 해서 반드시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섭취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에 젝파는 현재 아스파탐의 일일섭취허용량을 변경할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결론지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젝파가 현재 섭취 수준에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발표함에 따라 현행 사용기준을 유지할 예정"이라면서 "IARC 발표에 따른 소비자 우려를 고려해 감미료 섭취량을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필요시 기준과 규격을 재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아스파탐 '극단 섭취자'도 일일섭취허용량의 3.31% 수준"

현재 젝파와 유럽식품안전청, 우리나라에선 아스파탐 일일섭취허용량(체중당 40㎎)을 동일하게 설정하고 있다. 체중 60㎏ 성인의 경우엔 2.4g에 해당하는 양이다.

60㎏ 성인이 아스파탐 섭취 허용량에 도달하기 위해선 하루에 아스파탐이 함유된 제로 콜라 250mL(아스파탐 43㎎) 55캔, 750mL 탁주(아스파탐 72.7㎎) 33병을 마셔야 한다는 결론이다.

실제 2019년 식약처 조사에선 우리나라 국민의 아스파탐 평균 섭취량은 일일섭취허용량 대비 0.12%였고, 아스파탐이 함유된 식품을 선호하는 국민(극단 섭취자)의 섭취량도 3.31% 수준으로 나타난 바 있다.

식품업계에선 아스파탐 포비아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선제 대응에 나선 곳은 오리온과 크라운해태다. 이들 회사는 일부 스낵에 사용하고 있던 극소량 아스파탐을 대체하기 위해 대체감미료 찾기에 나섰다.

롯데칠성음료는 펩시제로 3종(라임·망고·블랙)에 아스파탐 대체재를 사용할지 여부를 글로벌 펩시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막걸리 제조업체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단맛을 내고 제품 변질을 막고자 많은 제품에 아스파탐을 써왔는데 '아스파탐 대표 제품' 격으로 낙인찍혀버렸기 때문이다.

이들 회사는 막걸리협회 차원에서 공동 대응하기 위해 다음주 초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아스파탐 이미지가 악화한 상태에서 아스파탐을 그대로 두자니 매출 감소가 예상되고, 감미료를 교체하자니 기존 맛에 익숙해져 있던 소비자가 떠날 수 있다.

막걸리 업계 관계자는 "아스파탐을 사용해 대중 입맛에 부합하는 맛을 구현했고, 동일한 맛을 구현할 수 있어야 기존 소비층을 붙잡아 둘 수 있는데 쉽지 않은 문제"라면서 "아스파탐을 넣을지 말지가 아니라 매출 감소를 어떻게 감당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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