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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회원 47만명 확보"···트레이더스, 코스트코 아성 넘을까

"유료 회원 47만명 확보"···트레이더스, 코스트코 아성 넘을까

등록 2022.12.12 15:26

신지훈

  기자

이마트, 창고형 할인점 미래 핵심 동력 지목간판하고 유료 멤버십 도입···코스트코 맞불"커클랜드 넘어설 자체 브랜드가 성패 좌우"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창고형 할인점은 디지털 시대에도 지속 성장할 미래 핵심 동력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던진 승부수는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다. 그간 이마트 '서브'로 여겨졌던 역할을 확대해 '메인'으로 거듭 키우겠단 방침이다. 창고형 할인점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자사 혁신 성장의 핵심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최근 간판을 바꿔 달고, 유료 멤버십을 도입한 것도 업계 철옹성으로 자리매김한 코스트코를 넘어서 국내 창고형 할인점 1위로 도약하겠단 전략이 깔렸다.

핵심은 차별화다. 코스트코의 강력한 무기는 유료 멤버십을 바탕으로 한 충성고객이다. 코스트코 자체 브랜드 '커클랜드'는 가격 대비 질 좋은 품질로 고객들을 점포로 이끄는 강력한 미끼로 꼽힌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 제고를 위한 전사적 과제로 지난 1년간 상품, 고객, 점포, 지원체계 등을 전방위적으로 진단하고 변화를 추진해왔다. 도약을 위한 초기 시장 반응은 고무적이다. 새해 첫 날 선보일 유료 멤버십 회원 모집 결과, 약 두 달간 47만명이 몰렸다.

◇창고형 할인점 도약 위한 이마트 전략 '넥스트 트레이더스' =이마트는 지난 10월 트레이더스를 위한 주요 혁신 방향을 발표했다.

간판부터 바꿨다. 기존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브랜드명을 교체했다. '도매·대규모·대량'을 의미하는 '홀세일(Wholesale)'을 넣어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완전히 다른 창고형 할인점 본연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겠단 것이다.

유료 멤버십도 도입한다. 오랜 기간 국내 창고형 할인점 1위로 군림하는 코스트코에 본격 맞대응하겠단 의미다. 트레이더스 유료 멤버십 '트레이더스 클럽'과 자체 적립 포인트 '티알 캐시'를 혁신 성장을 위한 핵심 축으로 꼽은 것도 코스트코를 따라잡겠단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더불어 트레이더스는 코스트코 '커클랜드'와 같이 신규 자체 브랜드(PB) '빅 웨이브 아이템'도 출시한다. 카테고리별 압도적 가격, 품질 경쟁력 등 차별화 상품을 통해 소비자들이 매장을 계속 찾을 수 있는 근본적 요인을 창출하겠단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유료 멤버십 도입은 트레이더스가 대량 매입, 대단량 판매, 저마진 정책을 통해 쌓아온 상품 경쟁력이 근간"이라며 "축적된 매입 노하우와 해외소싱을 활용한 최저 가격, 고품질, 차별화 상품을 지속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멤버십 시작도 전 47만명 몰렸다= 트레이더스는 지난 10월 4일 '트레이더스 클럽' 가입 오픈 이후 현재까지 누적 회원수 47만명을 확보했다. 멤버십 얼리버드 가입 프로모션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친 덕이다.

이에 멤버십 도입 전인 1~9월 트레이더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률은 1.8%에 머물렀던 반면, 도입 후인 10~11월 두 달간 매출은 4.2% 증가했다. 회원 가입한 소비자들에게 높은 혜택으로 전용 상품을 선보이자 회원수도 늘고, 구매 금액이나 상품수 등 지표가 상승하며 소비자 1인당 평균 결제금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트레이더스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웨이DB트레이더스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웨이DB

실제 트레이더스의 10월 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상세 매출 분석에 따르면 멤버십 회원의 객단가는 지난해 동기 대비 21% 늘었다. 이는 멤버십 가입을 하지 않은 소비자의 객단가와 비교해 55% 높은 수치다.

내년 1월 1일 정식으로 선보이는 '트레이더스 클럽'은 유료 멤버십 서비스다. 크게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등급으로 나뉜다. 스탠다드 회원은 연회비 3만원, 프리미엄 회원은 연회비 7만원에 가입할 수 있다. 스탠다드 회원은 구매금액별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TR캐시'를 1%, 프리미엄 회원은 2% 적립해준다.

코스트코의 경우 스탠다드 회원격인 '골드스타 회원권'은 3만8000원, 프리미엄 회원격인 '이그제큐티브 골드스타 회원권'은 8만원이다. 코스트코는 이그제큐티브 회원에겐 구매금액의 2%를 적립해주고 있다.

신규 PB '빅 웨이브 아이템'도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얻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27일까지 총 10개의 빅 웨이브 아이템을 선보였고, 해당 기간 상품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최고 2.5배 상승했다.

노재악 트레이더스 본부장은 "빅 웨이브 상품의 경쟁력 강화는 멤버십 가입 고객을 늘리고, 여기서 마련된 재원은 다시 상품에 재투자돼 최종적으로 모든 것이 고객 혜택으로 돌아가는 '플라이휠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코스트코 아성 무너뜨릴까= 올해 대형마트 업계가 창고형 할인점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은 그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대용량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창고형 할인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탓이다.

실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창고형 할인점 규모는 9조8892억원으로 3년 전인 2019년(6조8644억원) 대비 44%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창고형 할인점 시장 규모는 연평균 18.8% 성장한 반면, 백화점은 2.7%, 대형마트는 1.3% 성장하는데 그쳤다.

트레이더스는 2010년 첫 오픈한 구성점을 시작으로 매년 신규 출점을 이어가 2012년 7개 점포에서 10년 만에 점포 수가 3배로 증가했고,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연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다. 내년에는 강원도 첫 창고형 할인점인 원주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21개까지 늘린 트레이더스 점포를 중장기적으로 30개점까지 출점을 이어가 고객 접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업계는 트레이더스가 시장 확대를 꾀하기 위해선 반드시 코스트코를 넘어서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코스트코는 국내 창고형 할인점 시장에서 수년간 독보적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2021년 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를 기준으로 코스트코의 매출은 5조35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늘었다. 지난해 트레이더스의 매출이 3조315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6배 정도 앞서 있는 상황이다.

코스트코의 힘은 강력한 충성고객 층에 있다. 유료회원이 아닐 경우 매장 입장조차 불가능한 폐쇄적인 소비자 정책에도 품질 높은 상품들로 성장의 밑바탕을 다졌다. 트레이더스가 코스트코를 따라잡기 위해선 결국 코스트코 소비자들을 뺏어올 만한 상품 경쟁력을 얼마나 갖추느냐에 성패가 달렸단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최근 '트렌드 코리아 2023'을 통해 내년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체리슈머'를 꼽았다. 이는 경기 불황에 따른 시장 변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트렌드로,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다양한 앱과 플랫폼을 활용해 최적의 소비 효용을 얻는 이른바 실속 소비자"라며 "이 같은 흐름으로 트레이더스가 내놓은 자체 브랜드 '빅 웨이브 아이템'이 코스트코의 커클랜드에 대응할 제품들을 얼마나 내놓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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