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잇단 '임금인상 자제' 촉구···노동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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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임금인상 확산 조짐 매우 우려···자제해달라"
13일 또 '대기업 임금인상 자제' 언급···"물가 안정"
양대노총, "기업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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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부동산 관계장관 회의.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부동산 관계장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물가 상승세를 심화할 수 있는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기업에 거듭 요청하고 있다. 노동계는 추 부총리의 발언을 두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13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제주 서귀포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정책강연에서 "물가 안정이 최고의 급선무"라며 "올해 연말 정도에 인플레이션은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건비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을 막는 데 협조해 달라고 기업인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외식, 개인 서비스는 인건비 상승까지 맞물리고 '저게 어려우니까 나도 올려야 하겠다. 여기가 오르니까 옆도 올려야 하겠다'라는 편승 추세도 나타난다"라며 "곳곳에 임금 상승이 나타나니까 물가-임금-물가-임금의 물가 인플레 악순환이 나타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건비 상승 요구가 있을 것이고 상품 가격도 올려야 한다는 내부의 수요도 있을 텐데, 투자 활동으로 생산성을 올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앞서 추 부총리는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경총 회의실에서 경총 회장단과 조찬 간담회에서도 "최근 일부 정보기술(IT) 기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높은 임금 인상 경향이 나타나면서 여타 산업·기업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소위 '잘 나가는', 여력이 있는, 큰 상위 기업 중심으로 성과 보상 또는 인재 확보라는 명분으로 경쟁적으로 높은 임금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임금 인상은 고물가 상황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더욱 확대해 중소기업, 근로취약계층의 상대적 박탈감도 키운다"며 "이것은 결국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대기업의 생산성을 초과하는 지나친 임금 인상은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확대하고 기업 현장 곳곳에서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기업은 이런 고임금·고비용 구조 아래에서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임금은 기본적으로 노사 간 자율적으로 결정할 부분"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해 경영계에서는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주고, 생산성 향상 범위 내 적정 수준으로 임금 인상이 됐으면 한다"며 "각종 비용 상승 요인은 가급적 투자 확대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흡수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주면 감사하겠다"고 요청했다.

이날 추 부총리의 발언을 두고 양대노총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최근 물가 인상률도 높고 공공요금부터 안 오른 게 없는데 임금을 인상하지 말라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면서 "시장경제나 자유주의를 강조하는 이번 정부에서 임금 인상 자제를 얘기하는 것은 정부 정체성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박희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열린 양대노총 최저임금 현실화 결의대회 중 단상 발언을 통해 "호주, 미국, 독일, 영국, 칠레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불평등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한다고 밝혔다"며 "이런 세계적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은 오늘도 추 부총리가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하면서 임금 인상을 억제하고 규제를 풀어서 기업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망언을 쏟아냈다"고 비난했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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