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CVC' GS벤처스, 첫 펀드 1313억원 확정···"유망 스타트업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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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설립 4개월 만에 금융위 신기사 등록 완료
1호펀드 명칭 'GS어쌤블신기술투자조합', 9개사 동참
2032년7월까지 10년간 운용···일시납 아닌 '캐피털 콜'
그룹 중장기 비전서 '신사업·벤처에 10조원 투자' 밝혀
기후변화대응 등 5대 중점영역 선정, 국내벤처사 집중
작년 美 실리콘밸리 출범 GS퓨처스, 북미 신기술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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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GS그룹이 10대 대기업 최초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GS벤처스'의 정식 설립을 완료한 가운데, 1호펀드의 정식 명칭과 조성 규모가 확정됐다. 지주사 ㈜GS 등 총 9개 그룹사가 참여한 이번 펀드는 5대 중점 투자영역에 부합하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하게 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벤처스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유망 벤처기업 발굴과 투자를 위해 ㈜GS로부터 300억원을 출자받기로 결정했다. 자금은 GS벤처스 1호펀드인 'GS어쌤블신기술투자조합'으로 유입된다. 거래일자는 오는 13일이고, 거래기간은 펀드 만기일인 2032년 7월12일(10년)까지다. 이는 올해 5월 ㈜GS의 'GS벤처스로 300억원 출자' 공시가 더욱 구체화된 것이다. 당시 ㈜GS는 금융위원회의 '신기술사업금융업'(신기사) 등록 완료를 출자 조건으로 걸었고, 1호펀드 이름도 '가칭'에 불과했다.

1호펀드는 'GS어쌤블'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주요 계열사들이 대거 동참하면서 총 1313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GS벤처스는 자기자금 13억원을 내놓는다. GS에너지와 GS리테일, GS건설, GS EPS는 각각 200억원 총 800억원을 출자한다. GS파워는 100억원을, GS ENR과 GS글로벌은 50억원씩 총 100억원을 투자한다.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펀드는 계열사들이 출자금을 일시 납입하는 것이 아닌, 약정한도 내에서 수요가 있을 때마다 필요한 자금만 투입하게 된다.

GS그룹은 올 초 국내 지주회사로는 처음으로 CVC를 설립했다. CVC는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자하고, 모기업의 인프라 등을 지원하는 회사다. 초기 납입 자본금은 CVC 기준인 100억원에 맞췄다. 하지만 한 달여 만에 자본금을 30억원 늘렸고, 총 130억원이 됐다. 사업목적은 ▲신기술사업자에 대한 투자 ▲신기술사업자에 대한 경영 및 기술 지도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설립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자금의 관리와 운용 ▲컨설팅 등 자문서비스 업무 ▲여신전문금융업에 부수하는 업무로서 소유하는 인력과 자산 또는 설비를 활용하는 업무 등이다.

GS벤처스 대표이사는 허준녕 부사장이다. 지난해 9월 GS그룹 CVC팀장으로 합류한 허 부사장은 미래에셋 글로벌인베스트먼트, UBS 뉴욕 본사 인수합병(M&A)부문 이사와 한국·아시아 M&A부문 총괄, 국내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치며 신사업에 대한 통찰력과 M&A를 통한 벤처 투자 성공 경험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허 부사장과 감사인 도이회 한미회계법인 전무, 기타비상무이사인 이태형 ㈜GS 재무팀장 전무와 박솔잎 GS리테일 전략본부장 전무로 구성됐다.

일반 대기업 지주사는 그동안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의 분리) 원칙에 따라 VC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작년 12월 30일부터 공정거래법 일부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제한적 CVC 설립이 가능해졌다. 일반 지주회사가 지분율 100%를 보유한 형태로만 CVC를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또 총수일가가 지분을 가진회사나 계열회사로의 투자는 허가되지 않는다. ㈜GS 완전자회사인 GS벤처스가 지난 5월 금융위의 신기사 등록 절차를 마무리한 만큼, 공식적인 펀드 운용이 가능해졌다.

GS어쌤블신기술투자조합의 투자 전략은 GS그룹이 최근 발표한 중장기 비전에서 엿볼 수 있다. 앞서 GS그룹은 친환경 디지털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2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48%에 달하는 10조원 가량은 신사업과 벤처 투자에 집중한다.

GS그룹은 ▲기후변화 대응 ▲자원순환 ▲딥 테크 ▲바이오 ▲유통 총 5대 중점 투자영역을 선정했다. 가장 중요한 영역은 기후변화 대응인데, 친환경 에너지와 자원 재활용, 모빌리티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전 지구적인 탄소 줄이기에 동참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나머지 영역도 GS그룹이 보유한 기존 사업역량에 친환경적 가치가 더해져 미래성장할 수 있는 분야이거나,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다.

특히 GS벤처스는 국내에 국한해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3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출범한 GS퓨처스는 북미 지역의 최신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GS퓨처스는 미국 SST(Solid-stats Transformer) 기반 전기차 충전기 제공 업체 '리질리언트 파워'(Resilient Power)와 호주의 배터리 솔루션 업체인 '릴렉트리파이'(Relectrify)에 투자했다. 또 개별적으로 각종 유망 벤처의 시리즈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디지털과 친환경이라는 사업환경 변화를 사업 기회로 활용하려는 일관된 의지와 실행이 GS 미래성장의 열쇠"라며 "적극적인 벤처 투자와 개방형 혁신으로 GS와 벤처 등 협력사가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사업 생태계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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