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호 벤처캐피털사 GS벤처스, '첫 CVC 펀드'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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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열고 300억 출자 결의···신사업 연계 확장
신기사 등록 완료해야 출자 가능, 이르면 이달중
건건이 자금투입 캐피털 콜 방식, 계열사들 참여
'1호 투자처' 관심···일각선 바이오 스타트업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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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GS그룹이 첫 번째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GS벤처스'에 대규모 출자를 결정하면서, 조만간 1호 펀드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최초 CVC' 타이틀을 거머쥔 GS벤처스의 구체적인 투자 전략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그룹 지주사 ㈜GS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GS벤처스에 3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했다. ㈜GS 투자금은 'GS벤처스 펀드 1호'(가칭)로 유입된다. GS벤처스가 스타트업 선정을 마치고 투자를 단행하면, ㈜GS는 수익증권을 받게 된다. 거래 목적은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벤처 투자 확대와 신사업 생태계 연계·확장'이다.

이번 투자는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진행된다. ㈜GS가 일시에 300억원을 납입하는 것이 아닌, 약정한도 내에서 수요가 있을 때마다 필요한 자금만 투입하는 것이 골자다. 모(母)펀드인 ㈜GS는 자금을 모으고, 그룹 계열사(출자사)로 구성된 자(子)펀드를 운영하게 된다.

양사 거래가 성사되는 시점은 '5월 이후'로, 아직은 불명확하다. GS벤처스가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신기술사업금융업(신기사) 등록 절차를 마쳐야 한다. 신기사 라이센스를 확보해야만, ㈜GS의 자금 투입이 성립된다는 의미다. 이미 허가 신청을 마친 GS벤처스는 현재 금융위가 요구하는 자료 보완 등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으로 라이센스 취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GS그룹은 올해 1월 국내 지주사로는 처음으로 CVC를 설립했다. GS벤처스의 초기 납입 자본금은 CVC 기준인 100억원에 맞췄고, 한 달 여 만에 그 규모를 130억원으로 늘리며 자본력을 강화했다. 사업목적은 ▲신기술사업자에 대한 투자 ▲신기술사업자에 대한 경영 및 기술 지도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설립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자금의 관리와 운용 ▲컨설팅 등 자문서비스 업무 ▲여신전문금융업에 부수하는 업무로서 소유하는 인력과 자산 또는 설비를 활용하는 업무다.

초대 대표이사는 허준녕 부사장이다. 지난해 9월 GS그룹 CVC팀장으로 합류한 허 부사장은 미래에셋 글로벌인베스트먼트, UBS 뉴욕 본사 인수합병(M&A)부문 이사와 한국·아시아 M&A부문 총괄, 국내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치며 신사업에 대한 통찰력과 M&A를 통한 벤처 투자 성공 경험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GS그룹의 첫 번째 CVC 펀드 운용 시점이 도래하면서, '투자처'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GS벤처스의 CVC 전략이 한층 명확해졌고, 이에 따라 1호펀드 투자처 윤곽도 잡혔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GS벤처스는 바이오와 기후변화 대응, 자원순환, 유통, 신에너지 등 신성장 분야의 국내 스타트업 발굴을 목표로 한다. 전통사업인 정유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혁신 벤처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일찌감치 미래 성장의 한 축으로 벤처 투자를 강조해 왔다. 허 회장은 GS홈쇼핑을 이끌 당시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 자회사인 'GSL Labs'를 세우며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했다. 허 회장이 2020년 초 그룹 회장에 취임한 직후 추진한 것도 벤처 투자다. 허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해외 벤처 투자만 전담하는 'GS퓨처스'를 설립했다. 국내와 해외에 각각 CVC를 둔 GS그룹은 유망 신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벤처를 '투-트랙'(Two-track) 체제에서 살펴볼 기회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허 회장은 그동안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등과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고 GS의 투자 역량을 길러 기존과 다른 사업모델을 만드는 '뉴 투 빅'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 올 초 신년사에서도 "스타트업 투자와 협력은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이다.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사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1호 펀드' 투자처로 바이오 관련 벤처를 낙점할 가능성을 거론한다. GS그룹은 지난해 1조7000억원을 들여 국내 1위 보톡스 기업 '휴젤' 인수를 추진하는 등 바이오 신사업 의지를 강하게 나타낸 바 있다. GS퓨처스는 미국 바이오 및 기후변화 대응 솔루션 전문 액셀레이터인 '인디바이오'가 조성한 펀드에 투자했고, ㈜GS는 최근 싱가포르 바이오 기업 'RVAC 메디신스'가 조성한 펀드에 참여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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