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신용등급 전망 스플릿 발생...'재무 대응력'에서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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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 AA 등급 유지·전망 '긍정적' 조정
한신평·NICE, AA등급·전망 '안정적' 유지
실적 개선에 따른 현금 창출력 개선...의견 일치
실적 변동성 및 석화설비투자 재무 대응 여부에선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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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에쓰오일 신용등급(AA) 전망을 두고 국내 신용평가 업계의 의견이 갈렸다. 한국기업평가는 에쓰오일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올리면서 등급 상향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안정적'을 택했다.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현금 창출력이 크게 나아졌고, 당분간 이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3사 신용평가사는 의견을 같이했다. 하지만 유가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성, 에쓰오일이 하반기 결정 예정인 조 단위 규모의 석유 화학 설비 투자와 관련한 재무 대응 여력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렸다.

한기평은 국내 3사 신용평가 중 이달 정기평가를 통해 에쓰오일 신용등급(AA) 전망을 '긍정적'으로 올렸다.이는 6개월 내지 24개월 이내에 등급 상향 가능성이 높단 뜻이다. '긍정적' 배경에는 정제 마진 강세로 현금 창출력이 좋아진 점, 이를 통해 재무적 대응력이 제고된 점, 향후 재무 안정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점이 꼽혔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유가 반등, 판매량 확대 등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63.2% 증가한 27조 5000억원을 기록했고, 재고 및 시차 효과 정제마진 상승 등으로 흑자전환하며 7.8%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차질, 낮은 재고 수준 등으로 타이트한 수급 하에 휘발유, 경유 마진이 상승한 결과 전체 영업이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2.5%p 상승한 14.3%를 기록했다.

정제마진 지표(IEA 발표 Singapore Dubai hydrocracking기준)는 2021년 상반기에 3 USD/bbl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 평균 5 USD/bbl 수준으로 회복했다. 올해 1분기에는 상승세가 이어져 평균 11.9 USD/bbl까지 상승하다 6월 20 USD/bbl 이상 급 상승했다. 반년도 안돼 4배 이상의 상승 폭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제한조치 완화로 수요 증가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지정학적 갈등 등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이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한기평은 국제 유가가 2023년을 기점으로 점차 하향 안정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에쓰오일의 정제설비 증설 계획 물량이 크지 않고 일부 설비가 폐쇄돼 공급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장단기적 영업현금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한신평과 NICE신평도 의견을 같이 한 부분이다. 두 신평사 모두 코로나 영향 완화와 점진적인 석유 및 화학제품 수요 회복 추세, 노후 정제설비 폐쇄 가속화, 중국 석유제품 수출물량 감소 등에 따른 수급여건 개선과 정제마진 상승을 감안하면 중 단기적으로 우호적인 산업여건과 양호한 이익 창출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두 신용평가사는 이를 AA등급과 '안정적' 전망을 유지하는 요인으로 평가했다. 한기평과 달리 산업 내 수급 여건과 정제마진, 유가 등에 연계한 실적 변동성을 주시한 결과다.

한신평 관계자는 "고유가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석유 및 화학 제품 수요, 정제 마진 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전환될 경우 관련 재고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NICE신평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지역에 책정하는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회사의 수익성을 제약하고 있다"며 여기에 "중국의 코로나 대응과정에서 대도시 봉쇄와 주요국의 중앙은행 긴축 기조가 수요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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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신용평가, 각사 공시
확연한 의견차를 드러낸 건 재무 대응력이다. 한기평은 에쓰오일이 운전자본 부담 증가에도 영업현금창출이 확대되면서 재무 안정성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말 순차입금 규모는 4조 9379억원으로 작년 말 이후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기평은 영업현금창출 확대에 힘입어 순차입금/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지표가 2021년 1.4배에서 2022년 1분기 0.8배로 하락하는 등 재무적 대응력이 제고되는 상황을 주목했다.

이와 달리 한신평과 NICE신평은 작년까지 감소세를 띄던 순차입금이 올해 1분기 1조 5000억원 규모의 EBITDA창출에도 다시 늘어나고, 부채비율이 177.2%로 재무부담이 재차 확대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한신평은 더 나아가 당분간 에쓰오일의 운전자금 및 차입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하반기 결정될 예정인 석유 화학 설비 투자, 이른바 샤힌(Shaheen) 프로젝트와 관련, 한신평은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할 경우 추가적인 재무구조 저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해당 투자는 석유화학복합시설 2단계 투자로 2026년까지 울산 지역 내 복합공장 3개를 증설하는 것으로, 투자 결정 시 2024년부터 본격적인 자금 집행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신평은 설비 투자를 통해 석유화학부문의 추가적인 사업 기반 확장과 공정 효율화, 원가 경쟁 우위 확보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최근 수요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올레핀 계열 전반의 수급 여건이 저하된 가운데 아시아 지역 내 신규 올레핀 설비 집중되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반면 한기평은 실적 개선을 통해 얻은 현금 창출력으로 자본적지출(Capex) 충당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기평은 이 사업의 Capex 규모를 약 2조원으로 가정, 등급에 반영했다. 한기평은 에쓰오일이 설비투자에 소요되는 자금을 영업현금창출로 자체 충당하며 2024년까지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는 2.0배 이하, 차입금의존도는 35% 이하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NICE신평은 '샤힌' 프로젝트를 제외한 한해서는 2022~2024년 연간 3000억원 내외의 투자 소요가 예상되면서 재무부담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사 신용평가 정기평가를 통해 에쓰오일의 신용등급 전망을 달리 평정하면서 당분간 등급 전망 불일치(스플릿)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이 AA등급의 우량 기업이라고 해도 이는 신용도에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기평은 에쓰오일의 등급 상향 조건으로△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 2.0배 초과 상태 지속△연결기준 차입금의존도 35% 초과 상태 지속 등을 내걸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에쓰오일의 해당 지표는 각각 1,4배, 31.3%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AA+(안정적) 조정을 위해선 이를 6개월~24개월 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신평은 등급 상향 조건으로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 지표가 3배 미만을 유지할 경우, NICE신평은 2.5배 이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경우를 제시하고 있다.

이승연 기자 l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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