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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오너' 성공스토리 쓰는 최수연·안영훈·윤성대

80년대생 CEO 뛴다

'非오너' 성공스토리 쓰는 최수연·안영훈·윤성대

등록 2022.03.29 07:05

김수민

,  

신지훈

  기자

뉴 네이버 이끄는 최 대표···젊은 여성 리더 선두주자이랜드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로 80년대생 대거 앉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1980년대 초반 태어난 '비(非) 오너가' 출신 최고경영자(CEO)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연령대로는 30대 후반~40대 초반이다. 주로 국내 대학에서 경영 또는 공학을 전공하고 전략·기획·재무부문에서 굵직한 성과를 낸 인물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은 직원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지향하는 등 젊은 감성으로 기업 혁신을 이끌 것으로 평가 받는다.

◇최수연이 그리는 '뉴 네이버'=네이버는 지난 14일 주주총회를 통해 최수연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젊은 여성 리더의 선두주자에 서게 된 최 대표는 '인터넷 2세대'다. 창업 세대들이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면, 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최 대표는 네이버를 글로벌 톱티어 인터넷 기업으로 이끌어야 하는 역할을 맡았다.

최 대표와 네이버의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대표는 서울대 공과대학 후 NHN(당시 네이버)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4년간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조직에서 근무했다. 이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하버드 로스쿨, 뉴욕주 변호사를 거쳐 2019년 네이버 글로벌사업지원 책임리더로 재입사했다.

최 대표는 2005년 NHN 재직 당시 홍보·마케팅 조직에서 일했다. 당시 홍보실 부서장이었던 채선주 현 네이버 최고소통책임자(COO)와 함께 근무했다. 채 COO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최측근 중 한 명이다.

2019년 재입사 후 최 대표는 글로벌사업지원 책임리더를 맡으면서 이 GIO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사업지원부는 해외 유명 스타트업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이 GIO가 직접 출범한 사실상 직속 조직이다. 최 대표 또한 이 GIO가 직접 발탁했다고 알려졌다.

최 대표는 네이버 임원진과 사내독립기업(CIC) 대표, 계열사 대표 등 기존의 인사 루트를 건너뛰고 바로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전문 경영인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업계에선 최 대표의 내정을 파격적인 인사로 평가키도 했다.

그럼에도 최 대표가 네이버의 초창기부터 쌓은 IT 플랫폼에 대한 이해, 글로벌 역량 등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커머스, 웹툰, 콘텐츠 등 각 서비스 분야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안착과 차기 신사업 발굴에 매진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대표 선임 당시 "앞으로의 네이버는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구축하고 기술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80년대 생이 점령한 이랜드그룹···새판 맡긴다=유통업계에서 가장 젊은 그룹을 꼽으라면 단연 이랜드다. 그룹 내 주요 사업이 패션, 레저, 외식 등 젊은 층과 맞닿아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고객과의 소통에 방점을 두고 최근 2년간 30~40대 임원과 대표이사를 전면에 배치했다. 이들의 전문성과 젊은 감각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변한 산업 환경에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여타 유통기업과 비교해 10년 이상 젊어졌단 평가를 받는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7월 핵심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에 안영훈 대표를 선임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안 대표는 1981년 생으로 유통업계 최연소 CEO다.

그는 중국, 유럽 등 이랜드 해외 사업을 이끌어온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로 꼽힌다. 중국에서 아동복 '포인포'와 '이키즈' 브랜드의 성장을 주도했고, 중국 대표 여성복 브랜드인 '이랜드'의 연 매출을 4000억원 수준까지 성장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이 같은 역량을 인정받아 그룹 인사최고책임자(CHO)를 역임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25일 기존 조직 구조를 완전히 개편하는 과정에서 이랜드리테일 신임 대표로 윤성대 이랜드파크 대표를 새롭게 선임해 안 대표와 공동 대표 체제로 차세대 유통을 이끌도록 했다.

1981년 생인 윤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006년 이랜드에 입사했다. 그룹 전략기획실과 CHO실 인사총괄을 거쳐 이랜드파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이랜드파크의 재무구조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단 평가를 받고 2020년 이랜드파크 대표이사에 올랐다. 당시 그의 나이 39세로 그룹 최초 30대 임원이었다.

안 대표와 윤 대표는 이랜드리테일 조직 구성을 ▲리테일운영부문 ▲하이퍼부문 ▲글로벌패션부문 등 3개 사업부문으로 단순화하고, 각 부문이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외연 확장에 나서 경쟁력까지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윤 대표는 "유통산업의 구조가 변하고, 시장의 순위가 급변하는 지금이 제2의 성장을 이뤄낼 적기"라며 "각 사업부문이 시장과 고객에 맞춰 매우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그래서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당연하게 여겨온 기존 구조를 개편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애슐리, 자연별곡 등 이랜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랜드이츠 황성윤 대표도 1982년 생으로 업계 최연소 CEO다. 인하대 공대를 졸업한 황 대표는 2008년 이랜드에 입사에 이랜드파크 외식BU 인사총괄, 이랜드파크 애슐리 브랜드장을 거쳐 지난해 대표 자리에 올랐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가정간편식(HMR)과 배달 서비스, 애슐리퀜즈 업그레이드 등 혁신 과제를 진두지휘하며 외식사업 부문의 성장 모멘텀을 이끌어낸 공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의 모바일 소비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며 온라인 사업 경험이 있는 젊은 경영진들이 전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업계 특성상 내부 직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한데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지향하기 때문에 업무 성과도 높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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