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떠난’ BYC, 경영권 분쟁 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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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 ‘경영 참여’ 선언
주주 서한 압박 이사진에 구체적 변화·경영 계획 요구
‘ESG가치 제고’ 투자철학 강조, 주주 행동 본격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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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메리야스’ 신화를 쓴 BYC 창업주 한영대 전 회장이 타계하면서 행동주의 펀드의 행보 수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BYC는 오너 3세인 한승우 BYC 상무이사가 지배구조 정점에 오르면서 사실상 지분 승계작업을 마쳤다. 그러나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작년 말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국내 내의 산업의 거목이자 산증인인 BYC 창업주 한영대 전 회장이 별세했다. 고인은 76년간 내의 산업에 헌신해 국민 보건과 의생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포부와 신념으로 회사를 이끌었다. 경영 방침인 ‘속옷 외길’, ‘품질 제일주의’ 정신이 지금의 BYC에 이르게 했다.

1923년생인 한영대 전 회장은 불과 3년여 전까지 등기 임원직을 유지하며 경영 전반을 챙겼다. 셋째이자 차남인 한석범 회장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후계구도를 확정해둔 터라 ‘형제의 난’과 같은 경영권 다툼은 예상 시나리오에 없었다. 한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2018년 10월 기준 BYC의 최대주주는 섬유임가공업을 영위하는 남호섬유(지분율 13.36%)였다. 당시 한석범 회장과 넷째인 한기성씨가 각각 60%, 40%씩의 지분을 소유한 회사다.

BYC 3세들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승계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 2020년부터다. 한 회장의 아들인 한승우 상무이사는 2018년 3월 기획관리 이사로 임명되면서 3세 중 가장 처음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같은 해 9월부터 한 회장의 장녀 한지원 씨도 임원직을 맡았으며, 2020년 5월에는 한 회장의 차녀 한서원 이사가 비등기임원으로 선임됐다. 동시에 이들 오너 3세들이 BYC 지분 추가 확보에 나서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해석이 우세했다.

이후 BYC는 1년여 만에 최대주주 변경을 추진하면서 지분 승계 마무리 수순을 밟았다. 작년 3월 BYC의 최대주주가 기존 남호섬유에서 신한에디피스로 변경되면서 한 상무가 지배구조 정점에 올랐다. 이 회사는 2004년 부동산 매매와 임대업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설립됐으며, 한 회장이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한 상무가 지분 58.34%를 소유한 최대주주로 있으며, 한 회장(16.33%), 한 회장의 부인인(13.3%) 순이다.

그러나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의 대상으로 BYC를 겨냥하면서 돌연 경영권 분쟁 위기를 맞았다. 작년 12월 23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BYC 소유 지분을 종전 7.82%에서 8.13%로 늘리고 투자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측은 입장문을 통해 “BYC는 1983년 이후 자산재평가를 실시하지 않아 보유 부동산 가치만 현 시세로 1조원이 훌쩍 넘어갈 정도로 자산가치가 큼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특수관계인 간의 내부거래와 자산의 비효율적 운용이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BYC 이사진 앞으로 주주 서한을 보내 본격적인 주주행동에 돌입했다. 주주 서한에는 ▲실적에 악영향을 주는 내부거래 감소 ▲유동성 확대 ▲합리적 배당정책 수립 ▲정기적 투자자 관계(IR) 계획 수립 ▲무수익 부동산자산의 효율적 활용방안 소통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최근 주주 서한에 대한 BYC 경영진의 공식 답변을 접수했다. 다만 요구 사항에 대한 구체적 답변이 제외된 만큼 향후 변화나 계획과 관련 설명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측은 “이 자리에서도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주주제안 내용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회계장부와 이사회의사록 열람청구 등 제반 조치를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천진영 기자 c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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