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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 포기 못한 정용진···전략 바꿔 시장 재공략(종합)

중국시장 포기 못한 정용진···전략 바꿔 시장 재공략(종합)

등록 2018.05.02 15:33

이지영

  기자

이마트, 글로벌유통기업 '스파'와 상품공급 계약 이번엔 점포 '직접진출' 아닌 현지 업체에 유통채널에 상품 수출피코크 노브랜드 센텐스 등 자체상품 수출 확대

신세계채용박람회.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신세계채용박람회.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중국시장에 진출해 참패의 쓴 맛을 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현지 점포를 완전 철수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중국시장을 재공략 한다. 1997년 상하이 1호점 개점을 시작으로 국내 기업 중 가장 처음으로 중국에 손을 뻗었던 정 부회장은 대형마트 현지화에 실패해 20년 만에 26개에 달했던 점포를 모두 철수 했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유통업체로서 13억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시장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인구의 수십배에 달하는 중국에 대한 기대감은 지금도 상당하다. 고심 끝에 정 부회장은 이번 중국 시장 재공략에선 진출 방식을 바꿨다. 현지 점포를 만들어 진출하는 '직접방식'이 아닌 대형 유통사에 상품을 공급하는 형태로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특히 자신이 공들여 만든 자체브랜드 노브랜드, 피코크, 센텐스(화장품) 등 PB 상품을 위주로 현지에 공급해 중국시장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낼 생각이다.

이마트는 2일 글로벌 유통기업 '스파 인터내셔널'(SPAR International)과 '스파'와 '이마트-스파 상품공급을 중심으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양사 간 수출 상품공급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스파'는 1932년 설립된 연 매출 32조원 규모의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다.

현재 47개 국가에서 하이퍼마켓, 슈퍼마켓, 할인점, 편의점 등 다양한 업태의 1만2천50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번 '스파'와의 협약을 바탕으로 중국 오프라인 시장 재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스파는 세계 곳곳에 매장을 거느린 유수의 글로벌 유통기업인 만큼 폭넓은 판로 확장성을 가진 것이 큰 이점이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피코크, 센텐스(화장품) 등 자체 상품을 비롯해 우수 한국 상품을 '스파 차이나'의 400여개 매장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1997년 2월 상하이에 취양점을 열며 중국 시장에 진출해 2010년 현지 점포를 26개까지 늘렸지만 이후 매출 부진으로 고전했다.

유통 노하우에 있어서는 세계 어느 기업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던 정 부회장도 중국시장 만큼은 쉽지 않았다.

일찌감치 터를 닦았던 이마트는 중국 정부의 유통시장 개방 이후인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영토를 확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때만해도 정 부회장은 10년 내 이마트 100호점까지 점포를 늘리겠다고 자신있게 포부를 밝히며 서둘러 점포를 늘렸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목표치의 3분의 1도 안되는 26개 점포를 오픈했을 때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 있었다. 중국 진출 9년 만인 2013년에는 이마트 중국법인이 매분기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내면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결국 정 부회장은 상하이와 함께 양대 축이던 톈진 점포를 포기하고 대다수 점포를 매각하면서 ‘중국 철수’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2011년 점포 11개를 일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벌였고, 지난해 6개 남은 중국 점포 가운데 5곳을 태국의 유통기업 CP그룹에 매각키로 했다. 나머지 1곳도 철수를 결정하면서 20년 만에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됐다. 이마트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최근 4년간 1500억원대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완전히 포기하기엔 13억 인구를 보유한 '중국'은 너무나도 크고 매력적인 시장이다. 정 부회장은 공략을 바꿔 한국의 이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와 협업을 맺고 상품을 수출하기로 한 것. 이마트 첫 수출의 시작은 2011년 일본 대지진이 발단이었다. 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일본 식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올랐고 일본의 유통기업인 이온 그룹이 이마트 측에 한국 상품 수출 의향을 타진해왔다.

당시 일본 수출이 성사되지는 않았으나 한국 상품 수출 시장에 눈을 뜬 이마트는 수출 전담 팀을 꾸려 2013년 홍콩 유통업체인 파크앤숍과 첫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 때만 해도 수출 담당 직원이 2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부터 해외 수출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대폭 확충되면서 시작 3년 만에 수출액은 100배 넘게 성장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필리핀에 수출을 시작으로 일본, 영국, 태국, 대만 유럽시장, 동남아 등 수출 대상 국가를 15개국까지 확대했다. 수출대상국가를 대폭 늘려 수출 1000억원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심진보 이마트 트레이딩 팀장은 "이번 협약은 이마트가 추진하는 중국 시장으로의 상품 수출 확대와 전문점 진입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스파'와 긴밀한 파트너쉽을 구축해 글로벌 유통 역량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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