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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업구조조정에 올인···가계대출 폭탄 잊었나?

한은, 기업구조조정에 올인···가계대출 폭탄 잊었나?

등록 2016.06.09 15:54

김아연

  기자

전문가들 “금리인하 후폭풍 몰려올 것” 우려

한국은행이 국내 경제의 하강 위험을 대비해 11개월째 동결해왔던 기준금리를 1.25%로 깜짝 인하했다.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면서 경기가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판단이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금통위 의결 직후 “금통위는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은 가운데 향후 국내경제성장세가 예상보다 약화될 것으로 판단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며 “본격화될 기업 구조조정이 실물경제와 경제심리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선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증가폭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금리인하는 향후 적지 않은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 8일 발표한 ‘2016년 5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660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월 증가폭인 5조2000억원 보다 많은 올해 월간 최대 증가폭으로 지난 2010~2014년 5월 평균(3조)보다 3조 이상 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집단대출의 견조한 증가세 등으로 4조7000억원 증가해 전월 증가폭(4조6000억원) 대비 확대됐으며 지난 2010~2014년 5월평균(1조8000억원) 대비 2.5배 높은 49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일반적으로 은행들의 대출금리 역시 조정을 받기 때문에 가계대출의 증가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 가계대출의 비은행권 전이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를 보면 은행에서 조달하는 비용은 절반이 안되고 나머지는 비은행 쪽 부채”라며 “이로 인한 이자 부담과 신용경색으로 인한 다른 시스템으로의 전이가 더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최근 집단대출과 비은행 기관을 통한 대출이 상당히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인정하면서도 “은행의 여신심사(상환능력 심사) 기능이 좀 더 본격화되고 하반기 중 비은행권에 대해서도 가계대출을 관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큰 증가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이 총재의 전망처럼 가계대출이 큰 증가세를 나타내지 않더라도 한은이 금리를 인하했을 때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은 미국의 금리인상 예상시점이 미뤄지면서 갑작스럽게 결정됐기 때문에 대외적 변수에 따라 내렸던 금리를 갑작스럽게 올릴 가능성도 높다. 이 총재는 평소 “미국이 금리인상을 해도 국내 실물경제에 영향이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는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신경을 전혀 쓰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내외금리 차가 줄어 국내 증시 등 금융시장에 투자한 외국인투자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금융시장 위험이 우려되는 와중에 외국인 자금까지 빠져나간다면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금융시장에 충격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의 수익성 개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대출금리가 하락하면 은행 수익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이자수익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대출금리가 내려가도 예금금리는 쉽게 내릴 수 없으니 예대금리차이도 줄어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4월중 신규취급액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1.56%이며 대출금리는 연 3.44% 수준이다.

이철호 연구원은 “이론적으로 은행들의 자산과 부채 구조를 동일하게 놓고 금리만 변동을 시켜 1년 동안 영향을 계산하면 예대금리 스프레드가 0.03% 하락한다”며 “과거 최경환 의원이 경제부총리로 있을 때 기준금리를 4번 인하했고 당시 예대마진(NIS)과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인하여력이 크지 않고 미국의 통화정책 등을 고려한다면 이번 금리인하는 한시적일 것으로 예상돼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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