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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업 장악력에 위축되는 국내 저축은행

日기업 장악력에 위축되는 국내 저축은행

등록 2013.11.04 15:41

박수진

  기자

SC캐피탈 입찰 공고···日2개, 국내1개 기업 참여

일본계 금융 기업이 국내 저축은행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현재 국내 부실저축은행의 대다수를 보유한 일본 기업이 여전히 국내 저축은행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금력이 앞선 일본 금융기업으로 인해 국내 저축은행 시장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日금융계, 국내 부실저축은행 빠르게 흡수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에 대한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J트러스트가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에 동시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SC금융지주가 인수자 측에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을 동시에 매각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면서 “J트러스트만이 이에 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금융기업인 J트러스트는 지난해 10월 미래저축은행 인수해 친애저축은행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전국에 1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총자산은 1조1459억원으로 옛 솔로몬저축은행과 HK에서 각각 3269억원과 1736억원 규모의 소비자대출채권을 사들이기도 했다.

J트러스트는 은행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은 SC캐피탈 인수를 통해 저축은행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SC캐피탈 인수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C캐피탈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J트러스트만이 아니다. 일본계 기업인 SBI 그룹 역시 SC캐피탈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SBI모기지는 SC캐피탈 인수를 위해 현재 예비실사를 진행 중이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는 “SBI모기지가 한국에서 주택담보대출 사업을 하려고 SC캐피탈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재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예비실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에 본점을 둔 SBI모기지는 2000년 설립된 주택담보대출 전문 회사다. 예금을 취급하지 않고 고객이 SBI 모기지를 통해 장기 고정금리 주책담보대출을 받으면 이 대출채권을 은행이나 주택금융지원기구에 양도해 위험 없이 수수료 수익을 거두는 구조다.

앞서 같은 계열사인 SBI저축은행은 올해 초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해 HK저축은행에 이어 총자산 1조8000억원으로 저축은행업계 2위권을 달리고 있다.

일본 금융그룹인 오릭스 그룹도 국내 시장 점령속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010년 국내 푸른저축은행의 계열사인 푸른2저축은행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 1일 스마일저축은행도 인수에도 성공했다.

현재 푸른2저축은행은 서초, 선릉, 종로 등 서울에서 총 3군데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스마일저축은행 인수를 시작으로 지방지역의 영업 확장에도 속도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마일저축은행은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지점 3곳과 군산, 울산, 부산에 지점 3곳을 두고 있다.

◇대부업·저축은행·캐피탈 시장 위축 우려
이처럼 최근 1~2년 사이 일본 기업의 전 방위적 국내 저축은행 인수전에 일각에서는 국내 저축은행, 캐피탈, 대부업 등이 일본 기업으로부터 잠식당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막강한 자본력을 가지고 있는 일본기업의 진출로 인해 국내 저축은행 시장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저축은행 시장은 구조조정 여파로 매각대상은 상당수에 달하지만 국내 금융지주사나 증권사 등 기존 금융권의 인수여력은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축은행 인수전에서 국내 금융권은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 일본 금융권으로 그들만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국내 대부업 시장의 경우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가 일본계로 엔화 자금이 바탕으로 만들어져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고, 이를 포함한 국내 일본계 대부업체의 수는 25~26곳에 이르는 등 상당수가 국내에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저축은행 시장 역시 대부업 시장 절차를 밟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기업의 국내 진출로 인해 자금이 일본으로 빠져나갈 우려는 없지만 만약 이들의 영업력이 커지면 국내 저축은행 시장이 성장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저축은행을 사들이는 일본 기업들이 정작 수익만 남기고 떠날 수 있다는 우려도 배제하지는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우려와 달리 오히려 일본 자금이 국내로 들어와 국내 저축은행 시장에 더 이점이라는 주장도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 연구소 연구원은 “일본 기업이 국내로 들어와 국내 자금을 유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일본 거대 자금이 국내로 들어오는 것이다”면서 “일본 기업이 철수를 하지 않는 한 국내 저축은행 시장이 손해 보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627@

뉴스웨이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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