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횡령’으로 사라진 2천억은 어디에?

최종수정 2020-02-1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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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실사로 드러난 ‘펀드자금 횡령’
檢, 해외 카지노 등 인수 정황 수사 중
일단 4천억만 손실 처리···그중 절반은 횡령으로 증발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전 부사장(CIO)이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여의도 IF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 가운데 2000억원가량이 투자 과정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운용을 책임진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측이 유용했다는 혐의가 제기돼 검찰이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한국경제 보도 등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환매가 중단된 라임의 모펀드 ‘플루토 FI D-1 1호’(9373억원)와 ‘테티스2호’(2424억원) 편입 자산 250여 개를 실사한 결과 손실률을 최소 23%~최대 50%로 평가했다. 플루토가 최소 35%~최대 50%, 테티스는 최소 23%~최대 42%다. 최소 2837억원, 최대 5704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계산이다. 라임은 이번주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열어 이 가운데 4000억원만 상각(손실 처리)해 14일 기준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상각 대상에서는 1억달러 규모의 캄보디아 리조트 개발 투자와 한계기업 전환사채(CB) 투자 등은 제외돼 의도적으로 손실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라임펀드 판매사 관계자는 “추가 상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펀드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라임펀드 개인투자자들은 적게는 원금의 40%에서 많게는 80%까지 날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 국내 부동산 개발과 장외기업 사채로 흘러들어간 펀드 자금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례가 수두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부동산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 측에 2500억원이 투자됐는데 약 80%인 2000억원가량이 해외 카지노 인수 등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펀드자금 횡령으로 투자자 피해가 커졌다”고 말했다.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 가운데 개인들에게 가장 많이 팔린 ‘플루토 FI D-1 1호’(9373억원)에 부실자산이 대거 숨겨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전환사채(CB)에 주로 투자했던 라임 ‘테티스2호’(2424억원)와 달리 플루토 FI D-1 1호는 편입 자산에 대해 알려진 게 거의 없었다.

그런데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 플루토 펀드 자금 중 상당액이 비상장 회사인 메트로폴리탄의 부동산금융으로 흘러들어갔고, 이 가운데 2000억원에 이르는 편입 자산이 실체가 불투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라임 최고운용책임자(CIO)였던 이종필 전 부사장 측의 ‘검은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검찰에 펀드 횡령 혐의를 통보했다.

삼일 회계사들은 플루토 실사 과정에서 횡령이 의심되는 자산을 대거 발견했다. 주로 부동산금융과 사모사채에 투자된 자금이다. 부동산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에 투자된 약 2500억원 가운데 2000억원(C등급)이 상각(손실 처리)될 예정이다. 메트로폴리탄은 국내에서 제주도, 서울 합정동 등 여덟 곳 안팎의 부동산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엉뚱하게 코스닥 기업 등으로 빠져나간 자금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트로폴리탄은 라임이 투자했던 바이오빌 폴루스바이오팜 등 부실 CB를 되사준 곳이기도 하다. 필리핀 세부에 있는 I리조트&카지노 인수, 대구 수성동 부지 매매 등의 과정에서 차명 계좌로 돈이 흘러들어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투자 자산뿐 아니라 담보의 실체도 불투명해 상당 부분 회수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횡령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어 검찰에 수사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라임 사건을 맡은 기업금융범죄 전담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에 검사 네 명을 추가로 배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밖에 제이제이씨 등 비상장 기업의 사모사채 투자금 800억원도 만기에 돈을 받지 못해 상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1000억원 규모의 기타 편입 자산에서 부실이 발생해 손실로 반영하기로 했다.

라임은 플루토 FI D-1 1호 모펀드에 대해 오는 14일 한꺼번에 이 같은 부실을 상각해 기준가를 현재 제로 수준에서 -37% 안팎으로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펀드를 편입한 자펀드 투자자들은 복잡한 펀드 구조 탓에 실제 손실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라임의 펀드 상각은 이번이 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삼일은 이번 실사에서 1억달러 규모의 캄보디아 리조트 투자 건은 등급을 유보했다. 플루토 FI D-1 1호는 2018년 캄보디아 리조트에 1억달러를 투자했다가 만기 때 돌려받지 못했다. 현지 투자를 진행한 곳은 라움자산운용으로, 라임은 라움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 형태로 투자해 상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캄보디아 투자 건은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에서 시비를 가리고 있어 라움은 회수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라임 측은 라움의 펀드 상각 없이 DLS 투자금 손실 처리를 확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삼일이 도출한 라임 테티스2호의 회수율은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한계기업 CB는 주가가 급락하더라도 상장폐지 사유 등과 같은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상각하기 어렵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회계사는 “현행 CB 시가 평가 제도는 실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3월 감사보고서 시즌에 추가로 상각해야 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테티스2호는 현재 평균 20% 손실로 평가되고 있다. 라임 집합투자평가위원회가 비상장 사모사채 등 500억원 안팎을 상각할 것으로 예상돼 모펀드 손실률은 40%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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