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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인 듯, 위스키 아닌, 위스키 같은 양주” 저도주 경쟁 본격화

“위스키인 듯, 위스키 아닌, 위스키 같은 양주” 저도주 경쟁 본격화

등록 2015.03.18 19:06

이주현

  기자

장기 불황, 저도주 열풍에 위스키 업체 35도 저도주 출시 잇따라
위스키 원액 사용했지만 위스키로 분류 안 돼, 국내는 ‘기타주류’

윈저 W ICE윈저 W ICE

“요즘 따라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지난해 가요계를 강타했던 ‘썸’이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분이다. 이러한 가사가 최근 위스키 업계에도 적용되고 있는 듯 하다.

디아지오코리아는 18일 위스키 원액으로 만든 알코올도수 35도 저도 ‘윈저 더블유 아이스(W ICE)’를, 롯데주류도 지난 11일 35도 ‘주피터 마일드블루 17’을 출시했지만 국내 주세법상 위스키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2년간 연구·개발한 끝에 출시한 윈저 더블유 아이스는 영국 왕실 인증 증류소인 ‘로열 라크나가’ 증류소의 스카치위스키 원액 99.85%에 솔잎과 대추 추출물, 말린 무화과 향을 첨가한 알코올도수 35도의 저도주다.

윈저 더블유 아이스와 주피터 마일드블루 17은 위스키로 분류되지 않는다. 윈저 더블유 아이스는 대추 추출물과 무화과 향이 첨가돼 영국 스카치위스키협회의 규정에 따라 ‘스피릿 드링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국내 주세법상으로는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롯데주류의 주피터 역시 정통 스카치 위스키 원액을 99%이상 사용했지만 0.1%의 사과향이 첨가돼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스카치위스키의 맛의 첨가는 스카치위스키 협회와 유럽 연합의 지침에 따라 캐러멜 색소와 스카치 물 이외의 다른 성분을 추가하지 못한다.

‘위스키’라는 명칭을 얻기 위해서는 위스키 원액을 100% 사용해야만 한다. 도수 또한 영국의 스카치위스키협회가 40도 이상의 스코틀랜드 위스키만 ‘스카치위스키’로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윈저 더블유 아이스는 디아지오가 처음으로 출시하는 위스키가 아닌 저도주로 한국 시장에서만 출시된다.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소비자 주류 소비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품질에 대한 전통은 지키되 제품 혁신을 통해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했다”며 “위스키 고유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목넘김이 부드러운 한편 마신 다음날 소비자들이 갖는 걱정거리를 낮출 수 있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주피터 마일드블루 17주피터 마일드블루 17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디아지오코리아와 롯데주류가 급성장하고 있는 저도주 시장을 포기하지 못해 정통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스카치위스키협회의 규약을 변경하지 못하자 추출물과 향을 첨가해 한국에서만 저도주를 출시한 것은 일종의 편법이고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윈저 더블유 아이스’와 ‘주피터 마일드블루 17’의 출시를 보니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이 떠올랐다"며 ”디아지오코리아와 롯데주류가 도수와 정통성 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는 ‘위스키’라는 명칭까지 포기하며 윈저 더블유아이스와 주피터 마일드블루 17을 출시하며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길수 대표는 “윈저 더블유 아이스 출시를 저도주 경쟁이 아닌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위스키 시장 자체를 성장시킨다는 의미로 이해해 달라”며 “스카치위스키라는 명칭을 쓸 수는 없지만 윈저의 정통성과 맛, 품질은 윈저 더블유 아이스에도 그대로 이어 진다”고 강조했다.

골든블루 더 다이아몬드골든블루 더 다이아몬드


이는 위스키 업계가 침체기에 빠졌지만 저도주 시장은 두자리수 성장을 계속해오자 디아지오와 롯데주류가 저도주 경쟁에 동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위스키 시장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2014년 국내의 전체 위스키 출고량은 총 178만7358상자(1상자는 500mL 18병)로 2013년(185만692상자)보다 3.4% 줄었다.

반면 토종 위스키 업체 '골든블루'는 지난해 출고량이 57% 이상 급증하며 나홀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36.5도로 알코올 도수를 낮췄지만 스코틀랜드산 원액만을 사용해 위스키로 분류됐다. 하지만 골든블루 역시 40도 이하의 도수로 스카치라는 명칭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아지오와 롯데주류 등 국내 양주업체들이 잇따라 저도주 제품을 내놓으면서 골든블루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며 “저도주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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