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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사회적 책임' 주문한 손태승···'취약층 지원' 나서는 이원덕

금융 은행

'사회적 책임' 주문한 손태승···'취약층 지원' 나서는 이원덕

등록 2022.07.18 16:42

수정 2022.07.18 17:54

차재서

  기자

우리은행, 다중채무자 원금감면 검토 금융당국 고통 분담 주문에 부응하고손태승 회장의 '상생 경영 철학' 실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취약차주와 소상공인 지원책 마련에 착수했다. 금리인상기 금융 취약층을 보호하라는 정부의 주문에 발맞춰 대응태세를 구축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자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경영방침에 부응하기 위함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다중채무자를 대상으로 원금을 감면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대상과 금액 등 기준을 확정한 뒤 소비자에게 절차를 안내할 전망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저신용·성실이자납부자를 대상으로 '상환부담 완화제도'를 운영한 바 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환부담 완화제도'는 저신용 차주 등이 기존 대출을 연장 또는 재약정할 때 금리가 6%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분을 대출원금 상환에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가령 연 8%의 금리로 100만원을 빌렸다면 2%에 해당하는 이자 2만원을 원금에서 차감한다.

우리은행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당국이 제시한 민생안정 대책에 따라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데 일차적인 목표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대책을 공개하며 10월부터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와 관련해선 10월 이후 '주거래금융기관 책임관리'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9월말 지원 프로그램이 끝나더라도 급격한 대출회수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취지인데,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대출금의 90~95%에 대해 만기를 연장하거나 상환을 유예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면서 금융위는 대책에 들어가지 않는 부분은 금융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물론 은행으로서도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차주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기 어려운 탓에 부실이 어느 정도인지 예측하지 못하는 가운데, 원금까지 감면해주면 일정 부분 손실이 불가피한 탓이다.

그럼에도 취약차주의 손실을 방치하기보다 선제적으로 원금을 감면함으로써 부실을 방지하는 게 건전성이나 신뢰도 제고 측면에서 더욱 유익하다는 데 은행 측은 의미를 두고 있다.



그룹 내 대표 전략기획통인 이원덕 행장은 취임 이래 현장과의 소통에 주력했다. 외부의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함으로써 '소비자 중심 경영'을 안착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은행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함이다

궁극적으로 이 행장의 이번 행보는 사회적 책임과 상생을 주문한 손태승 회장의 경영철학과도 맥을 같이 한다.

손 회장은 지난 15일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상반기에 양호한 재무실적 등 좋은 성과도 많았지만, 소비자 신뢰에 상처를 입은 아쉬움도 컸다"며 "물이 바다라는 목표를 향하다 웅덩이를 만나면 반드시 그 웅덩이를 채우고 다시 흐른다는 맹자의 '영과후진(盈科後進)'이란 고사성어처럼 부족했던 점을 재정비하고 새 출발하자"고 독려했다.

특히 손 회장은 "경영성과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와 금리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한다"면서 "여러 자회사도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손 회장은 워크숍 중 주주·소비자·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상생경영 선포식'을 마련하고 "모두를 위해 신뢰와 투명, 책임의 문화를 확산시켜 그룹 ESG 비전을 완수하겠다"고 자신했다.

손 회장 역시 지난 몇 년간 '소비자 신뢰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그룹의 제도와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신경을 기울여왔다.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과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가 빚어졌을 당시에도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안을 적극 수용하는 한편,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자 서둘러 배상에 나서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중채무자 지원과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고통 분담과 은행 건전성 관리 등을 두루 고려한 최적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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