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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반도체 가격 상승에 충당금 환입까지"···SK하이닉스 '어닝 서프라이즈'(종합)

산업 전기·전자

"반도체 가격 상승에 충당금 환입까지"···SK하이닉스 '어닝 서프라이즈'(종합)

등록 2024.01.25 11:53

차재서

  기자

작년 4분기 영업익 3460억···1년 만에 적자 탈출 AI·모바일 수요에 가격 뛰고, 충당금 5000억 환입"시설투자 합리적으로···고부가 사업 강화에 집중"

8일(현지시간)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CES 2024가 개최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디어 콘퍼런스를 열고 사업 계획을 공유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8일(현지시간)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CES 2024가 개최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디어 콘퍼런스를 열고 사업 계획을 공유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 훈풍을 타고 지난해 4분기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는 깜짝 실적을 거뒀다. 그해 말부터 AI(인공지능) 서버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글로벌 기업의 감산으로 인한 수급 조절에 낸드 플래시 제품 가격이 상승한 결과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4분기 매출 11조3055억원과 영업이익 3460억원, 순손실 1조3795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2022년 4분기부터 이어진 영업적자에서 1년 만에 벗어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이어진 누적 영업적자 규모도 줄였다. 이 회사의 연간으로 매출 32조7657억원과 영업손실 7조7303억원, 순손실 9조1375억원 등을 올렸다.

특히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증권가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앞서 중권사는 이 회사가 896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점쳤다.

SK하이닉스 측은 "지난해 4분기 AI 서버와 모바일향 제품 수요가 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는 등 메모리 시장 환경이 개선됐다"면서 "그동안 지속해온 수익성 중심 경영활동이 효과를 내면서 1년 만에 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통계를 보면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까지 오름세를 지켰다. 세부적으로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65달러로 전월 대비 6.45%, 메모리카드·USB용 낸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은 4.33달러로 6.02% 상승했다.

이에 SK하이닉스도 지난 4분기 낸드 제품 매출을 전분기 대비 25%, 전년 동기 대비 47% 각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저수익 모델의 판매가 줄어 출하량 증가분은 한 자릿수 수준에 불과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게 회사 측 전언이다.

SK하이닉스 측은 "2023년 4분기 낸드의 경우 감산 효과와 거래처 수요 개선에 따라 가격이 회복세를 보였다"면서 "수익성 낮은 제품 판매를 줄이고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키움으로써 평균판매단가가 전분기 대비 상승한 게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결과 주력제품인 DDR5와 HBM3 매출이 전년 대비 각 4배와 5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상대적으로 업황 반등이 늦어지는 낸드에선 투자와 비용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맞물려 재무적으로 유의미한 성과가 나타난 것도 SK하이닉스의 반등에 힘을 보탰다. 낸드플래시 재고평가손실 충당금이 일부 환입됐는데, 지난해 4분기 이 회사가 돌려받은 충당금은 5000억원에 이른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D램 수요 증가 흐름에 맞춰 AI용 메모리 HBM3E 양산과 HBM4 개발에 만전을 기한다. 서버와 모바일 시장에 DDR5, LPDDR5T 등 고성능·고용량 제품을 적기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HBM3E의 경우 상반기 중엔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회사는 지속 확대되는 AI향 서버 수요와 '온디바이스 AI' 응용 확산을 대비해 고용량 서버용 모듈 MCRDIMM과 고성능 모바일 모듈 LPCAMM2 준비에도 속도를 낸다. 낸드의 경우 eSS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실을 다지기로 했다.

다만 시설투자에는 신중을 기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늘리며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겠지만, 투자비용(CAPEX) 증가를 최소화함으로써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SK하이닉스 측은 "2023년엔 수요 둔화에 대응해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해서 투자를 진행했고, 올해도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철저히 수요에 기반해 가시성이 확보된 영역에 투자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과거처럼 투자 증가가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AI 수요 대응을 차원에서 선단 공정 양산을 확대하거나 실리콘관통전극(TSV) 증설, 필수 인프라 투자 등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로서는 물량 기반 점유율 싸움에 동참하기보다 거래처에 필요한 가치를 시의적절하게 제공하는 전략을 펼침으로써 기업 가치를 높이고 매출도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장기간 이어져온 다운턴에서도 AI 메모리 등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며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과 함께 실적 반등을 본격화하게 됐다"면서 "새 도약의 시기를 맞아 변화를 선도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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