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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쿠팡도 참전···차갑게 식던 온라인 명품, 다시 달아오른다

유통·바이오 채널

쿠팡도 참전···차갑게 식던 온라인 명품, 다시 달아오른다

등록 2023.12.19 14:59

신지훈

  기자

'연매출 3조' 세계 최대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명품·패션 역량 강화···K패션 해외 진출 기반 마련침체된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에도 호재 작용 전망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쿠팡이 1400개 브랜드를 190개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명품 플랫폼 기업인 '파페치(Farfetch)'를 전격 인수했다. 쿠팡이 글로벌 기업을 인수한 것은 창립 이후 처음이다.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명품 수요 증가세가 꺾인 상황에서 쿠팡이 명품 플랫폼 시장에 다시금 불을 지필 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19일(한국 시간) 쿠팡 모회사 쿠팡Inc는 글로벌 온라인 럭셔리 기업 파페치홀딩스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쿠팡Inc 측은 "이번 인수계약으로 파페치가 독점 브랜드와 부티크에 맞춤형 첨단 기술을 제공하고, 세계 유수 디자이너들이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도록 5억 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파페치는 지난 2007년 영국에서 설립됐다. 전세계 190여개국에 진출하며 지난해 약 23억1668만 달러(약 3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에루샤'를 비롯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 1400여개를 망라한 방대한 라인업으로 전세계 부티크와 백화점에도 입점해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스트리트 명품 기업 뉴가드그룹을 인수해 오프화이트를 비롯, 마셀로블론, 팜 엔젤스 등 럭셔리 브랜드 10개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부도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지난 2021년 초 230억 달러(약 30조원)에 달했던 파페치의 시가총액은 최근 2억5000만 달러(약 3200억원)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말까지 5억 달러(약 6500억원)의 자금을 구하지 못하면 도산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대형 패션 업체를 인수하는 등 과도한 인수합병에 나섰던 것이 발목을 잡은 탓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둔화되며 명품 수요가 줄어든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쿠팡이 파페치 인수에 나선 것은 단번에 명품·패션 사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명품과 패션, 화장품 등의 품목은 종합 몰보단 버티컬 커머스(전문 몰)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간 쿠팡은 이 같은 이유로 해당 카테고리가 취약점으로 꼽혀왔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도 "파페치는 명품 분야의 랜드마크 기업으로 온라인 럭셔리가 명품 리테일의 미래임을 보여주는 변혁의 주체였다"며 "앞으로 파페치는 비상장사로 안정적이고 신중한 성장을 추구함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브랜드에 대한 고품격 경험을 제공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파페치 홈페이지사진=파페치 홈페이지

온라인 명품 시장 전망성 또한 여전히 밝다. 베인앤컴퍼니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개인 명품 시장은 올해 약 4000억 달러(약 520조원) 수준으로 온라인 비중(침투율)은 지난해 약 20%에서 2030년 30%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국 명품 시장 규모도 168억 달러(약 20조8000억원)로 전년보다 24% 늘었고,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로 미국(280달러)과 중국(55달러)보다 월등히 높은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쿠팡 측도 "1인당 개인 명품 지출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뽑히는 한국의 방대한 명품 시장에 파페치의 엄청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며 파페치의 방대한 명품 라인업이 국내 소비자들의 저변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침체된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이용성 지표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주요 명품 플랫폼 3사(발란·트렌비·머스트잇)의 이용자 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3사 실적마저 감소세로 돌아서며 이들은 이커머스 플랫폼과 협력하고 컨템포러리 등 새로운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K-럭셔리 브랜드로 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한 브랜드를 다수 입점시키는 등 돌파구 모색에 나선 상황이다.

같은 맥락으로 쿠팡 또한 파페치를 통해 명품은 물론, 국내 디자이너들을 입점시켜 K-브랜드를 발굴하고, 해외 진출의 발판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페치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서의 패션 사업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란 해석이다. 현재 우영미(WOOYOUNGMI)와 송지오(SONGZIO), 김해김(KIMHEKIM), 스튜디오톰보이 등 10개 이상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파페치에 입점해있다.

쿠팡은 이번 인수로 자사의 물류 역량을 파페치와 결합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국내에서 전국 30개 지역 100개 이상의 물류망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물류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단 심산이다.

파페치는 그간 뉴욕과 파리, 밀라노 등의 부티크 인근에선 '90분 배송' 또는 '당일 배송'을 해왔으나, 한국 등 국경을 넘은 일반적인 배송은 최대 5일 가량 소요됐다. 하지만 쿠팡의 국내 물류망과 결합할 시 고객 배송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질 수 있게 된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의 탁월한 운영 시스템과 물류 혁신을 파페치의 선도적 역할과 결합해 전 세계 고객과 부티크, 브랜드에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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