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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전통 제약' 이미지 벗는다···기술수출 '르네상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전통 제약' 이미지 벗는다···기술수출 '르네상스'

등록 2023.11.07 14:53

유수인

  기자

올해 기술이전 17건···종근당, 빅파마 '빅딜' 업계 "희귀질환 적응증, 의미 부여할만"대웅제약은 올해 3건 기술이전, 'R&D투자' 덕

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집계한 올해 체결된 국산 신약 기술수출 계약은 총 17건이다. 계약 규모는 비공개 계약을 제외하고 한화로 약 5조2500억원이다.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집계한 올해 체결된 국산 신약 기술수출 계약은 총 17건이다. 계약 규모는 비공개 계약을 제외하고 한화로 약 5조2500억원이다.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글로벌 기업들과 잇달아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R&D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R&D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체결된 국산 신약 기술수출 계약은 총 17건이다. 계약 규모는 비공개 계약을 제외하고 한화로 약 5조2500억원이다.

이 중 7건은 전통 제약사들이 올린 성과다. HK이노엔, 대웅제약, 제일약품의 신약 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종근당 등이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이들이 체결한 계약 규모만 3조원이 넘는다.

특히 종근당은 유일하게 10억 달러(약 1조3095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체결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올해 국내 기업이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 가운데 가장 큰 건이다.

종근당 다음으로 규모가 큰 계약은 지난 3월 바이오오케스트라가 비공개 상대와 체결한 뇌 표적 고분자 기반 약물 전달체 기술(BDDS)로, 총 계약 규모는 8억6100만 달러(약 1조1280억원)다.

종근당은 전날 글로벌 제약기업 노바티스와 신약후보 물질 'CKD-510'에 대해 13억500만 달러(약 1조7302억원)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노바티스는 종근당이 개발 중인 저분자 화합 물질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 CKD-510의 개발과 상업화에 대해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됐다.

종근당은 계약금 8000만 달러(약 1061억원)를 수령하고, 향후 개발과 허가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 12억2500만 달러(1조6241억원)와 매출에 따른 판매 로열티를 받는다.

종근당은 샤르코마이투스(CMT) 질환 치료제로 'CKD-510'을 개발 중이다. 이 질환은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개발된 치료제가 없는 희귀난치성 유전질환으로, 삼성가(家)의 유전병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손상되면서 정상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CMT는 크게 2개 타입으로 나뉘는데, 약물 기전상 'CKD-510'은 CMT 타입 2 치료에 쓰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참고로 CMT 1유형 환자는 전체의 약 60%를 차지하고, 그다음으로 2유형이 12~36%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CKD-510'은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NHA)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저분자 화합 물질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다. 축삭 손상을 유발하는 HDAC6의 활동을 저해시켜 약효를 나타낸다.

이 약물은 전임상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등 여러 HDAC6 관련 질환에 대해 약효가 확인됐고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서도 안전성과 내약성을 입증 받았다.

노바티스는 희귀질환 치료 분야의 강자로 꼽히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다. 업계는 종근당의 꾸준한 R&D 투자가 빛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의 첫 빅파마 계약임에도 높은 계약금 비율과 적합한 파트너사 선정 등 양질의 계약을 성사했다"며 "이 계약으로 R&D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은 R&D 성과가 미흡하다는 시장의 편견을 깨뜨렸다. 그만큼 기업가치가 한 단계 레벨업 됐다고 평가한다"고 밝혔고,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와 2조원에 가까운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종근당의 R&D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희귀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치료제라면 의미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에 라이선싱 아웃한 약물들을 보면 통상 항암제나 트렌드에 맞는 자가면역질환, 미충족 수요에 대한 요구가 큰 약물들이 대부분이었다"며 "또 희귀질환은 정부 차원에서 긴밀하게 허가 과정에 개입하고 시장 안착에 도움을 주려는 경향이 있어서 지속가능한 시장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고 평가했다.

종근당은 매년 매출액의 약 12% 이상을 신약 R&D에 투자 중이다. 이를 통해 케미컬의약품(화학합성의약품) 중심에서 바이오의약품 분야로 신약 개발의 범주를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CKD-510' 외에도 이중항암항체 신약 'CKD-702',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 등의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바이오시밀러, 세포‧유전자 치료제, 항체-약물 접합체(ADC) 항암제 등 바이오의약품 개발에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는데, 2008년부터 바이오시밀러의 핵심 플랫폼 기술을 자체 확보한 이후 2019년 빈혈치료제 'CKD-11101' 일본 품목허가, 2022년 황반변성 치료제 'CKD-701' 국내 품목허가를 받았다.

종근당은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올 초 이사회 개편으로 역량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회사는 지난 3월 22일 주총에서 이미엽 신약사업개발담당 이사와 이규웅 마케팅본부장 상무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미엽 이사는 서울대 약학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치고 CJ제일제당을 거쳐 2015년 종근당에 합류했다. 현재 신약 사업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규웅 상무는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한 '약사'로, 글로벌 제약사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대웅제약도 올해에만 3건의 신약 및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성과를 내며 신약 개발 기업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대웅제약이 올해 체결한 기술이전 규모는 1조원이 넘는다. 회사는 지난 1월 영국 씨에스파마슈티컬스(CSP)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베르시포로신'(DWN12088)' 중화권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3억3600만 달러(약 4130억원)에 달한다.

2월에는 기술료 포함, 8436만 달러(약 1100억원) 규모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의 중남미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회사는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기간 동안 열린 '한·미 디지털·바이오헬스 비즈니스 포럼'에서 미국 생명공학 투자 회사 애디텀바이오의 포트폴리오 회사 비탈리바이오에 경구용 자가면역 치료 신약 후보물질 'DWP213388'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로열티 수익을 제외한 계약규모만 4억7700만 달러(약 6391억원)다.

한편, 이들 기업 외에 올해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바이오기업은 지씨셀, 이수앱지스, 진코어, 차바이오텍, 카이노스메드, 이뮤노포지, SK바이오팜, 지아이이노베이션, 오름테라퓨틱스 등이 있다.

오름테라퓨틱스는 전날 BMS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고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치료제인 'ORM-6151' 프로그램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계약 규모는 1억8000만 달러(약 2336억원)이고, 이 중 계약금이 1억달러(약 1298억원)다.

오름테라퓨틱스의 경우 계약 총액은 종근당에 비해 작지만 계약금은 오히려 더 많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 제약사든 바이오벤처든 제약바이오산업이 전반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과거에 비해 R&D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오픈이노베이션, 재무적 투자, M&A 등과 같이 R&D 방식이 다양해지며 진전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게 됐고, 그 기반으로 신약 기술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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