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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소줏값 80원 오르는데, 식당은 1000원씩 인상···왜?

유통·바이오 식음료

소줏값 80원 오르는데, 식당은 1000원씩 인상···왜?

등록 2023.11.01 17:16

김제영

  기자

업소용 주류, 유통 단계서 마진 붙어 마트보다 비싸"매장 특성 따라 가격 조정···회전율 낮을수록 인상 유리"

소줏값 80원 오르는데, 식당은 1000원씩 인상···왜? 기사의 사진

오비맥주에 이어 하이트진로가 소주와 맥주 가격을 인상하면서 외식 소맥 '1만5000원' 시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조사 측에서는 소주 출고가 80원, 맥주는 100원 남짓 올리지만, 식당에서는 소주와 맥주 가격이 6000원~8000원 혹은 그 이상의 가격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왜일까.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오는 9일부터 소주와 맥주 제품 출고가를 각각 6.95%, 6.8% 인상한다. 작년 2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인상 대상은 소주 360ml 병과 1.8L 미만 페트류다. 맥주의 경우 판매율이 높은 500ml 캔 제품은 인상에서 제외했고, 필라이트 등 발포주 일부 품목(355ml 캔·1.6L 페트)은 인상률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소주·맥주의 가격 인상은 앞서 오비맥주가 맥주 제품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예고된 바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카스·한맥 등 맥주 제품 출고 가격을 6.9% 인상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1년 7개월 만의 인상이다. 다만 부담 완화를 위해 500ml 캔 제품 가격은 동결했다.

주류업계는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그동안의 원가인상 압박을 버틸 만큼 버텼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소주의 주요 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인상됐고, 신병 가격은 21.6% 올랐다. 맥주는 올해 4월부터 주세가 3.57% 인상됐고, 수입에 의존하는 맥주의 원재료인 맥아 국제 시세가 48%, 전분 시세는 19%, 알루미늄과 페트가 각각 9%, 13% 올랐다.

소주·맥주 출고가 인상 폭은 80원~100원 수준이다. 그러나 출고가는 유통과정에서 단계별 수수료가 붙으면서 판매가와의 폭이 커지게 된다. 원칙적으로 주류는 제조사→주류 도매업체→소매업체(마트·편의점·식당)로 유통된다. 최소 두 단계 이상의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 판매되는 주류 가격은 그 이상의 인상분이 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마트·편의점 등 가정용 시장에서 형성되는 주류 가격 인상 폭은 제한적이다. 지난해 참이슬 등 소주(360ml 병) 출고가가 7.9% 인상됐을 때 마트는 100원, 편의점은 150원 올려 각각 1380원, 1950원에 판매됐다. 이는 도매업체가 공급 물량 등에 따라 수수료를 달리 붙이기 때문인데, 특히 대규모 물량을 계약하는 마트는 도매상 마진율이 약 2% 내외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식당에 납품되는 업소용 주류는 도매업체에서 더 높은 마진을 붙여 판매한다. 공급업체마다 다르지만, 통상 마트에서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주류 가격보다 식당에 납품되는 병당 가격이 더 높다. 즉 마트에서 판매되는 소주의 소비자 가격이 1380원이더라도, 식당 자영업자가 공급받는 업소용 소주 가격은 그 이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식당에 납품되는 소주와 맥주병당 공급 가격은 1500원~1800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영업자는 매장을 운영하는 인건비·운송비와 공공요금 등도 가격 전반에 반영해 수익을 내야 하는 입장이다. 특히 술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주점의 경우 일반 식당보다 테이블 회전율이 낮아 객단가와 회전율 등도 고려한다.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하면 술값을 올리는 관행은 이 같은 구조에서 수익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경기도 양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A씨(29)는 "어떤 주류 공급업체와 계약하느냐에 따라, 업장에서 취급하는 주종 개수 등에 따라 식당의 주류 납품 가격은 모두 상이하다. 자영업자는 공급가를 원가로 보고, 원가에서 가게 판매관리비 등을 추가해 장사하는데, 소비자 가격은 원가 3배 내외로 책정한다. 원가율이 높아지면 메뉴든 술이든 가격을 조정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술을 주로 하는 식당의 경우 술을 마시고 머무는 시간이 긴 만큼 테이블 회전율이 낮은 편이다. 회전율을 고려해 수익을 내야 하므로 술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셈"이라며 "술값 책정에 정해진 방법이 있다기보다는 매장 사정에 따라 음식과 술 사이에서 비용 상승분을 녹이는데, 주점은 술값을 올리는 편이 수익 개선에 유리하고 단순한 방법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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