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MZ도 사로잡은 '코리안 할매 입맛'

할매니얼(할매입맛+밀레니얼)이라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즐겨 먹는 약과·떡·엿 등이 젊은 세대에서도 인기가 높은 요즘의 레트로 간식 열풍을 일컫는 말인데요.

이 할매니얼 현상이 동남아에서도 목격되고 있습니다. 동남아와 대만 최대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쇼피코리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남아에서의 한국산 레트로 스낵 주문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53% 증가했습니다.

이 중 약켓팅(약과+티켓팅)이 별도의 신조어로 등장할 만큼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약과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해당 기간 한국산 약과 주문은 450%나 늘었지요.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의 건강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한국산 조미김도 인기입니다. 김을 스낵처럼 먹는 경향이 유행을 타면서 주문량이 43% 증가했습니다.

이밖에도 견과류인 호박씨 주문이 540% 상승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홍삼캔디, 율무차도 각각 33%, 3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할매니얼 유행에 가담했지요.

쇼피코리아는 K-레트로 간식 열풍의 원인도 들여다봤는데요. 한류 인기와 함께 K-푸드, K-라이프스타일 등이 숏폼 콘텐츠를 타고 현지에서 빠르게 확산된 걸 주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실제로 약과는 지난해 동남아 지역 채널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한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에 등장한 후 주목도가 급등했습니다. 글로벌 OTT에 진출한 예능 '서진이네'도 꿀벌약과로 약과 열풍에 한몫했다는 평가.

구매자들 나이도 우리나라처럼 젊었습니다. K-스낵을 산 주된 연령층은 20~30대, 성별은 80% 이상이 여성이었지요. 나라별로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의 판매 비중이 필리핀과 태국보다 2배 높았습니다.

한류 열풍에 K-스낵이 동참한 가운데, 우리의 할매 입맛이 동남아 MZ세대의 기호마저 바꾸고 있는데요. 이 같은 흐름이 확산되면 머지않아 '코리안 그랜마 푸드'라는 글로벌 음식 카테고리가 탄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