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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기막히게 거액 손실 피한 김익래···주가 매도 타이밍 미스터리

증권 증권일반

기막히게 거액 손실 피한 김익래···주가 매도 타이밍 미스터리

등록 2023.04.25 18:59

수정 2023.04.26 07:25

안윤해

  기자

다우데이타 하한가 2거래일 전 140만주 블록딜지난해 주당 취득단가 1만원대···4만원대에 매도대주주는 거액 이득···개미는 기록적 손실 '눈물'

기막히게 거액 손실 피한 김익래···주가 매도 타이밍 미스터리 기사의 사진

국내 증시에서 일부 종목들이 뚜렷한 악재 없이 연거푸 하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절묘한 지분 매각 타이밍이 이목을 끌고 있다. 김익래 회장은 하한가 종목 중 하나인 다우데이타의 오너로 다우데이타가 하한가를 맞기 2거래일 전 지분을 대량 매도하면서 폭락 시점을 피해가 거액의 손실을 피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일 보유 중인 다우데이타의 지분 140만주(3.65%)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보유주식은 1021만960주에서 881만960주로 줄었다. 처분 단가는 1주당 4만3245원으로 총 605억4300만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추산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김 회장의 지분 매도 시점이 다우데이타가 의문의 하한가를 기록하기 2거래일 전에 성사됐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갑작스럽게 100만주 넘는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한 것에 대해 석연치 않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우데이타는 이틀 연속 하한가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4일에 이어 25일에도 다우데이타는 전 거래일 대비 30% 폭락한 2만1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 회장이 현 시점에서 지분을 매도했을 경우 약 3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확보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회장의 처분가가 최근 주가의 2배에 달하는 1주당 4만3245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귀신 같은 타이밍'에 매도에 나선 셈이 된다.

지난해 연거푸 지분 매집···증여세 재원으로 털었다
김 회장은 지난해 6월 말 다우데이타의 주가가 9000원까지 주저앉자 서서히 매입을 시작해 9월 말까지 꾸준히 주식을 사모았다. 그는 지난해에만 총 5번에 걸친 장내매수를 통해 주가를 조금씩 끌어올렸다. 그가 매수할 당시 주당 취득 단가는 1만원대 초반이었다. 그리고 올해 2월 들어 다우데이타의 주가가 역대 고점에 달하자 매도 타이밍을 잡았다. 절묘하게 설계된 매입·매도 타이밍을 활용해 사실상 투자의 귀재로 등극한 셈이다.

기막히게 거액 손실 피한 김익래···주가 매도 타이밍 미스터리 기사의 사진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의 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한 배경으로는 증여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으로 해석된다.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자녀들인 장남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 장녀 김진현 씨, 차녀 김진이 씨 등에게 다우데이타 주식 총 200만주를 증여하면서 증여세 납부 의무가 발생했다.

김 회장은 김동준 대표에게 120만주를 증여했고 두 딸에게는 각각 40만주씩 물려줬다. 김 회장은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는 중간지주사격 계열사인 '이머니'다.

최초 증여 당시에는 현금 증여를 통해 증여세 중 일부를 납부했으나 앞으로 4년간 수십억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에 지분 매도로 마련한 현금 중 대부분이 세금 납부에 흘러가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우키움그룹 측은 이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우키움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의 지분 매도는 증여세 납부 재원 마련을 위한 절차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지만 의도치 않게 시점이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왜 하필 지금 팔았느냐는 점이다. 다우데이타의 그동안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 2월 초 장중 5만5000원까지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김 회장의 매수 당시 주당 단가가 1만원대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매수 당시 단가보다 5배 가까이 주가가 오른 현재가 확실한 매도 타이밍인 것은 맞다. 그러나 김 회장이 지분 매도로 거액의 투자 이익을 본 직후 기록적 하한가가 찾아왔고 개미들은 역대급 손실을 맛봤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라고 하기에는 기막힌 우연인 셈이다.

다우키움 "매도 시점은 공교로운 우연···지배구조 변화 없다"
현재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는 김 회장 일가→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너 일가는 다우데이터와 이머니를 통해 그룹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 현재 김 회장은 다우데이타의 지분 23.01%를 보유하고 있고 김동준 대표는 다우데이타와 이머니 지분을 각각 6.53%, 33.1% 소유하고 있다. 아울러 김 대표는 또 이머니를 통해 다우데이터의 지분 31.56%를 추가로 확보한 상태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김익래 회장의 다우데이타 지분 매각에 따라 증여세 납부 재원이 일부 마련된 만큼 김동준 대표로의 그룹 경영 승계 작업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다만 다우키움그룹 측에서는 당장의 그룹 지배구조의 변화는 계획된 것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다우키움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의 매도 시점에 대해 "대주주 매도 이후 다우데이타의 하한가 시점은 공교로우나 고금리 기조에 따른 매각을 통해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한 결단으로 보인다"며 "다우데이타는 내부적인 이슈도 없을 뿐더러 주가 역시 많이 높아져있던 상태로 적절한 매도 타이밍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룹 지배구조의 변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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