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해법 찾는다···이재용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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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 삼성준법위원장 "삼성 지배구조 개선 준비 중"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연내 개편 방향성 마무리 관측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 핵심···큰 틀에서 변화 적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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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배구조 개편은 이재용 부회장 지배력 유지의 절대적 숙제로 꼽힌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부당 승계 혐의를 받는 삼성물산 합병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지배구조 변화에 당장 속도를 내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에 발의된 보험업법 개정안(일명 삼성생명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삼성물산이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현 지배구조 체제를 바꿀 이유도 없다.

그럼에도 삼성은 윤석열 정부가 첫 단행한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이 부회장이 복권돼 안정적인 지배구조 개선 준비를 예고했다. 지난 16일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위) 위원장은 8월 정례회의에 앞서 "삼성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2기 준법위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삼성 7개 관계사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주문했다. 이재용 체제가 닻을 올린 '뉴 삼성'은 ESG 경영까지 챙겨야 하는 부담이 만만찮다.

삼성은 정현호 부회장이 총괄하는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외부 전문가 조언과 최고경영진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준법위는 외부 감시자로 삼성의 투명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조언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사의 '준법경영' 주문 및 감시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재계 안팎에선 연내 사업지원TF에서 지배구조 개선 방향성을 마련할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4세 경영을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지배구조 개편 논의를 위한 연구 용역 보고서를 발주했다. 해당 보고서가 외부에 공개되진 않았으나 올 상반기 삼성 최고경영진이 받아봤다는 말들이 재계에서 흘러나왔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삼성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삼성물산 지분 33.46%를 확보하고 있고 그 아래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까지 지배력을 뻗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직접 지배하지 못하고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간접 소유하는 구조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는 8.51% 지분을 가진 삼성생명이다. 삼성물산과 삼성 일가의 삼성전자 지분은 각각 5.01%, 5.45%에 그친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도 2% 미만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정리 이슈는 지배구조 개편의 쟁점으로 부각된다. 국회에 발의된 삼성생명법이 향후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중 총자산의 3%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대폭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개정안에 따르면 3% 계산 기준이 현행 '취득 원가' 기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삼성생명의 개별기준 자산 총계는 작년 말 기준 310조원으로 자산의 3%는 9조3000억원 규모다. 6월 말 기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약 35조원 수준으로 25조원 가량의 지분을 팔아야 한다. 결국 이 부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낮아져 해외 투기자본에 의한 경영권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

증권가에선 보험업법 개정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삼성물산으로 넘기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최대주주가 아닌 2대 주주로 자리 바꿈을 하는 시나리오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삼성전자가 사들여 최대주주 지위를 맞바꿀 거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 관심이 높지만, 재계 안팎에선 단기적으론 SK수펙스추구협의회처럼 그룹 컨트롤타워를 재건하고 그룹 내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는 DS, DX 등 사업구조가 다른 데 한 회사로 남아 있어 적시성 있는 투자의사 결정을 하는 데 부담이 있다"며 "이를 해소하는 게 컨트롤타워의 단기적 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구조를 심플하게(애플), 또는 회사를 분리하거나 합치거나(SK) 등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이질적인 사업구조를 어떻게 끌고 갈지는 컨트롤타워의 중장기적 과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 일가는 고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상속 재산 26조원에 해당하는 상속세(12조원 추정)를 지난해부터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6차례에 걸쳐 나눠 납부 중이다. 이 부회장 가족은 주식 배당금만으로 상속세를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경영권 유지에 영향이 없는 삼성생명, 삼성SDS 등 보유 주식 매각과 대출 등을 활용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막대한 상속세 납부를 마치기 전까지 급격한 지배구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마무리 시점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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