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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동관, 4천억 들여 REC실리콘 인수···'태양광·정밀화학' 다 잡는다(종합)

한화 김동관, 4천억 들여 REC실리콘 인수···'태양광·정밀화학' 다 잡는다(종합)

등록 2022.03.23 15:20

이세정

  기자

한화솔루션, 작년 11월 이어 추가투자···최대주주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확보, 내년부터 조달㈜한화, 반도체 핵심소재 등 정밀화학기업으로 전환'전략부문' 김 사장 주도···기존·미래사업 경쟁력 강화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김동관 사장의 경영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는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폴리실리콘·반도체 특수가스 생산업체 'REC실리콘'의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 김 사장은 두 회사의 전략부문을 이끌고 있다. 이번 투자로 한화솔루션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안정적인 공급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한화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핵심소재 등 정밀화학 미래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23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솔루션과 ㈜한화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각각 REC실리콘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REC실리콘은 미국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와 몬태나주 뷰트에서 고순도 폴리실리콘과 실리콘 가스를 생산하는 업체다. 모지스레이크 공장에서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1만6000톤을, 뷰트 공장에서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2000톤을 각각 생산한다. 현재 REC실리콘은 아커 호라이즌(Aker Horizons)과 한화솔루션이 각각 16.67%씩 보유 중이다.

우선 한화솔루션은 4400만달러(한화 약 550억원)을 투입해 아커 호라이즌이 보유한 REC실리콘 지분 4.67%를 취득한다. 지난해 11월 REC실리콘 지분 16.67%를 14억200만크로네(약 1900억원)에 확보한 데 이은 두 번째 투자다. 이에 따라 한화솔루션은 총 2490억원을 들여 21.34%의 지분율로 최대주주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현재 미국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대부분의 공장은 중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조치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크리스티안 뢰케 아커 호라이즌 CEO는 이번 거래에 대해 "한화그룹은 모지스레이크 공장의 성공정인 재개장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르면 내년부터 REC실리콘이 생산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셀 제조에 원료로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현지 공장을 확보한 만큼, 미국산 폴리실리콘으로 셀과 모듈을 공급해달라는 현지 고객사 요청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모지스레이크 공장은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는 수력 발전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탄소 발자국이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 ESG경영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미국의 태양광 산업 육성 법안인 SEMA(Solar Energy Manufacturing for America Act)이 통과되면,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시장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SEMA는 미국 내에서 생산된 태양광 제품에 세금을 돌려주는 정책이다. 한화솔루션이 이미 운영 중인 조지아주 모듈 공장은 미국 내 전체 모듈 생산량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 글로벌부문은 나머지 REC실리콘 지분 12%를 10억1000만크로네(한화 약 14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2020년 화약부문과 무역부문이 통합 출범한 글로벌부문은 지난해 무기화학 사업본부 신설을 시작으로 1900억원을 투자해 질산 생산량을 12만톤(t)에서 52만t으로 늘려 반도체용 고순도 질산 등 정밀화학 분야 진출을 꿰하고 있다.

REC실리콘 뷰트공장에서는 반도체와 평판 디스플레이, 기타 특수가스 등이 세계 최대 규모로 생산된다. 글로벌부문은 이번 투자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핵심소재 분야로 영역을 넓히게 됐다. 특히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고 미래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피할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의 REC실리콘 인수는 김 사장의 강력한 지원이 뒷받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이 REC실리콘 지분 인수 직후 측근인 박승덕 전략부문 부사장을 이사회 구성원으로 보낸 것도 그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한화의 반도체 사업도 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는 김 사장이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략부문은 미래 비전과 투자 계획 등 중장기 전략을 세우는 핵심 조직이다. 김 사장이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화의 반도체 장비사업 진출을 검토해 왔다. 주체는 기계부문으로,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위에 얇은 막을 입혀 여러 층의 웨이퍼가 쌓여도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 증착 작업이 유력하다. 내부적으로는 반도체 장비 전문 인력도 채용했다. 특히 글로벌부문이 반도체 증착과 세정용 소재로 활용되는 질산을 생산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인수로 각 부문별 시너지 효과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총 3890억원 상당의 지분 거래는 이르면 4월께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 완료 후 한화그룹의 총 지분율은 33%가 넘게 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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