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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빅마켓 흥행 실패에 줄폐점→돌연 확대 선회 배경은?

롯데마트, 빅마켓 흥행 실패에 줄폐점→돌연 확대 선회 배경은?

등록 2021.10.01 06:59

김민지

  기자

마트 3개점 빅마켓 전환 2년 내 20개 매장 목표오프라인 대형마트 위기 속 창고형 할인점 ‘선전’기존점 전환 한계 극복·상품 소싱능력 확보 관건

롯데마트, 빅마켓 흥행 실패에 줄폐점→돌연 확대 선회 배경은? 기사의 사진

롯데쇼핑이 흥행 실패로 줄줄이 폐점을 진행하던 ‘빅마켓’을 돌연 확대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소비 트렌드 변화로 대형마트는 위기를 겪고 있는 반면 창고형 할인점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내년 초 롯데마트 목포점과 전주 송천점, 광주 상무점을 빅마켓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오는 2023년까지 20개 이상의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창고형 할인점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2012년 시장 후발 주자로 서울 금천에 빅마켓 1호점을 내며 야심 차게 사업에 진출했지만, 대대적인 부실 점포 정리에 나서면서 빅마켓의 점포 수를 지속해서 줄여나간 탓이다.

롯데쇼핑이 창고형 할인점 사업에 진출한 당시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와 이마트의 비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시기였다.

빅마켓은 코스트코를 벤치마킹해 연회비를 받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회원제 전략을 했지만, 좀처럼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회원제 모델이 되레 독이 된 탓이다. 비회원제인 트레이더스와 상권이 겹치는 매장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동일하게 회원제로 운영되는 코스트코와 비교했을 때는 상품 가짓수, 가격 경쟁력에서 한참 밀리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결국 롯데쇼핑은 지난해 6월 빅마켓의 유료 회원제를 폐지하고 점포 수도 줄였다. 현재 남아있는 빅마켓 매장은 금천점, 영등포점 2개 매장뿐이다. 2014년 오픈했던 5호점 킨텍스점을 마지막으로 신규출점도 없던 상태로, 업계에서는 빅마켓이 철수 수순을 밟는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그러나 롯데쇼핑은 빅마켓을 다시 확장하는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창고형 할인점 사업이 오프라인 기반 유통사업 중 다른 업태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용량 상품과 글로벌 상품의 경쟁력이 코로나19 시대와 맞물려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고객 소비패턴이 가성비 중심의 합리적 소비로 변화하면서 창고형 할인점 시장은 점차 성장하는 추세다.

실제 국내 할인점 시장을 하이퍼(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와 창고형(VIC마켓·트레이더스·코스트코)으로 나눠 연도별 비중을 살펴보면(각 사 공시 매출기준) 2018년에는 하이퍼 77.8%, 창고형 22.2% 였던 매출 비중은 지난해 하이퍼 74.7%, 창고형 25.3%로 나타났다. 하이퍼는 3.1%포인트 감소했고 그만큼 창고형 비중은 증가했다.

여기에 경쟁사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가 수년째 고공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더스의 매출액은 2017년 1조5214억원, 2018년 1조9100억원, 2019년 2조337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7.2%, 25.5%, 22.4%씩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매출액 지난해 2조8946억원, 영업이익 84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3.9%, 58.8% 급증했다.

코스트코코리아도 지난해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매출액이 4조5229억원, 영업이익은 14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4%, 6.1% 늘어난 수치다. 960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도 1055억원으로 증가했다.

빅마켓 또한 지난해 20% 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회원제에서 개방형으로 변경한 것이 매출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은 합리적 가격의 대용량 상품, 엄선된 상품, 신선식품 세 가지 역량을 중점으로 빅마켓을 확대하기로 했다. 생필품과 고회전상품을 중심으로 PB개발을 가속화하고 해외소싱과 가치소비 상품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까지 전체상품의 30%를 PB해외소싱상품으로 채우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업계는 빅마켓이 창고형 할인점에서 가장 중요한 ‘상품 소싱능력’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다양한 해외소싱상품을 구비한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스를 대적하려면 빅마켓만을 위한 특별한 상품을 들여오거나 기획해야 한다. 애당초 빅마켓이 부진했던 원인도 경쟁력 있는 상품을 발굴하지 못했던 탓인데, 이제와서 이를 강화할 수 있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빅마켓이 목표한 2년 내 20개 매장 오픈도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은 우선 기존 대형마트 매장을 빅마켓으로 전환하면서 점포를 확장하기로 했는데, 창고형 할인점은 건물구조부터 인테리어까지 일반적인 대형마트와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상품을 박스로 진열할 수 있는 높은 층고와 넓은 공간이 필수적이다.

업계는 롯데마트에서 빅마켓으로 전환할 수 있는 환경의 점포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레이더스 또한 사업을 시작한지 10년가량 지났지만, 전체 매장 수는 20개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빅마켓이 성공하려면 가격이나 제품 구성에서 대형마트보다 차별성을 확보해야하는데, 상품 소싱능력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면서 “또 기존 대형마트 매장을 빅마켓으로 전환하는 전략도 한계가 있어 2023년까지 20개 이상으로 매장을 확대하는 데도 걸림돌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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