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官心집중]‘공룡부처’된 산업부···마냥 좋아만 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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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대선주자들 기후에너지부 신설 언급
에너지 또는 통상 부문 타부처 이관 우려
“정권말 탈원전 정책의 보은차원” 뒷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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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차관이 신설되며 산업통상자원부가 3차관 체제를 갖춘 ‘공룡 부처’로 거듭났다. 그러나 마냥 즐겁지만은 못한 상황이다. 몸집이 거대해진만큼 차기 정부에서는 에너지 또는 통상 부문이 떨어져 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에너지 전담 차관 신설을 뼈대로 한 ‘산업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 개정령안’이 3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9일부터 시행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을 위해 신설하겠다고 언급한 지 8개월여 만이다. 청와대는 어제 장·차관급 인사를 단행하며 초대 에너지 전담 차관으로 박기영 산업부 기획조정실장을 임명했다.

이번 개편으로 에너지 전담 차관(제2차관)을 비롯해 2관(전력혁신정책관, 수소혁신정책관)·4과(전력계통혁신과, 재생에너지보급과, 수소산업과, 원전지역협력과)를 신설하고 27명을 보강한다. 기존의 에너지자원실은 에너지산업실로, 한시 조직인 신재생에너지정책단은 재생에너지정책관으로 개편한다. 자원산업정책관과 원전산업정책관은 각각 자원산업정책국, 원전산업정책국으로 재편한다.
이번 에너지 차관 신설로 산업부는 기존 1차관과 통상교섭본부장(차관급)을 포함해 3차관 체제를 갖추며 ‘공룡 부처’로 재탄생하게 됐다. 산업부에 2차관 직제가 생기는 것은 4년만이다. 산업부는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5년 제2차관직을 신설했다. 이후 유지되다 이번 정부 들어 제2차관 직제가 사라지고 통상업무를 전담하는 통상교섭본부(차관급)가 신설됐다. 에너지 차관 신설과 조직 개편이 이뤄지면 승진 및 보직 이동도 연쇄적으로 일어나 인사 적체 현상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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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산업부 내부에서는 몸집 불리기가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겠다고 공언했다. 산업부에서 에너지 부문을 떼어 내 환경부와 합치는 게 일반적인 기후에너지부 신설안의 골자다. 에너지 부문은 산업부가 막강한 규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 조직 분리는 결코 달갑지 만은 않다.

외교부에 통상업무를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빈번히 나오고 있다. 통상 분야는 2013년 외교부에서 산업부로 이관됐고,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통상부 부활을 대선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산업부는 차라리 통상업무를 외교부에 넘기고 에너지를 붙잡는 게 낫다는 속내다.

타 부처에서도 에너지 차관 신설에 대한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산업부가 1차관 및 정부조직법상 차관인 통상교섭본부장까지 산하에 둔 상황에서 에너지 차관까지 꿰찰 경우 산업부의 힘이 비대해 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7개월 남짓 남은 정권 말, ‘탈(脫)원전 정책 추진에 대한 보은성’이라는 꼬리표까지 따라붙고 있다.

산업부는 최근 자체 조직진단 작업에 착수했다. 관가 안팎에 따르면 ‘산업부 조직진단을 통한 조직개편 방안’에 관한 연구용역 공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로는 정책환경 변화에 맞춘 조직 개편을 위한 것이라지만, 일부 부문의 타부처 이관 논의가 불거질 수 있어 미리 방어막을 치는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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