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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2兆 확충’ 초과달성···송현동·왕산레저 매각 조급한 이유

대한항공, ‘2兆 확충’ 초과달성···송현동·왕산레저 매각 조급한 이유

등록 2021.07.13 14:26

이세정

  기자

코로나19로 작년 1조2천억 정부 금융지원 올해 말까지 자발적인 자본 확충 특별약정2차례 유상증자·알짜사업부 처분으로 이행전염병 리스크 재확산···추가 현금확보해야송현동 매각 난항···감정평가도 아직 미실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대한항공이 올해 연말까지 이행하기로 한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조기 달성했지만, 마음이 급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유동성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매각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13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받으며 올 연말까지 2조원 가량의 자발적 자본 확충을 하겠다는 특별약정을 체결했다.

만약 이를 지키지 못하면, 모회사 한진칼은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취득한 신주 전량을 2022년 1월에 산은으로 담보 제공하게 된다.

올해가 약 5개월 남은 현 시점에서 대한항공이 자체적으로 조달한 자금은 총 2조1100억원 이상으로, 사실상 초과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우선 작년 7월 1조1193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채무상환을 목적으로 한 유상증자의 당초 목표금액은 1조원이었지만, 주가 상승으로 조달 금액이 늘었다.

이어 ‘알짜 사업부’로 꼽히는 기내식·기내면세품 판매 사업부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대한항공은 9817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추가적으로 공항버스업체인 ‘칼 리무진’을 96억원에 처분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추가 유상증자로 여윳돈도 마련했다.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결정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신주와 영구전환사채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라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2조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1조원은 채무상환 자금으로, 나머지 1조5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대한항공 주가는 국내 양대 항공사 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증자 규모도 계획보다 30% 넘게 늘어난 3조3160억원이 됐다.

대한항공은 예정대로 1조5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취득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나머지 1조8160억원은 금융리스와 담보부 차입 등 채무상환에 쓰이게 된다.

채권단과의 이행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만큼, 산은 등이 한진칼을 제치고 대한항공 최대주주에 오를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상황은 느긋하지 못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델타변이 확산으로 ‘4차 대유행’이 현실화되면서 항공업 회복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항공화물 수혜에 힘입어 실적을 방어하고 있지만, 순이익은 여전히 마이너스다. 전체 직원의 55% 가량은 순환휴업을 지속하고 있고, 고용유지지원금을 연장 신청한 것도 계속해서 허리띠를 졸라메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 때문에 왕산레저개발과 송현동 부지 매각에 따른 현금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은 왕산마리나를 운영하는 100% 자회사 왕산레저개발 매각을 진행했지만, 한 차례 불발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칸서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벌여왔다. 매각가는 1300억원이고, 거래종결일은 지난 1분기까지였다. 하지만 협상 과정이 길어지면서 칸서스자산·미래에셋 컨소의 우협 지위는 해제됐고, 본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재매각을 위해 신규 입찰공고를 냈고, 칸서스자산 컨소는 지난달 다시 우협 지위를 따냈다. 1차 입찰에 참여한 미래에셋은 2차 입찰에서 빠졌다.

시장에서는 왕산레저개발 재매각이 연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1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추가로 쌓아둘 수 있다.

문제는 송현동 부지다. 서울 도심 속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받는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 자본확충안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시가 갑작스럽게 송현동 땅 공원화 계획을 강행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작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신청했고, 약 10개월 만인 지난 4월 권익위 중재로 대한항공과 한국주택토지공사(LH), 서울시간 3자 매각 조정서가 체결됐다. 소유주 대한항공이 LH에 송현동 부지를 넘기고, LH는 이 부지를 서울시 사유지와 교환하는게 골자다.

하지만 조정서에는 구체적인 거래 시기가 명시되지 않았다. 오는 8월까지 매매계약 및 교환계약서가 체결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송현동 부지 매매대금을 결정하기 위한 감정평가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송현동 부지의 경우 공정한 가격평가를 위해 4개 법인이 감정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이후 감정평가사협회의 심사를 거쳐 산술평가해 가격을 책정하게 된다. 연내 거래 종결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 외에도 추가 통합자금 6000억원 가량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리스크가 지속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현금 비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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