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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비금융 패키지딜’···이동걸, 산업은행 체질개선 ‘속도전’

‘3년만의 비금융 패키지딜’···이동걸, 산업은행 체질개선 ‘속도전’

등록 2019.12.26 17:29

차재서

  기자

산은, 고려바이오 등 90곳 일괄 매각 3년전 ‘헐값 매각’ 논란 딛고 재시도부담 덜고 ‘혁신성장’ 지원여력 확보사모펀드 등 매수자 등장 여부 촉각

사진=산업은행 제공사진=산업은행 제공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년 만에 비금융 출자회사의 ‘대규모 패키지딜 카드’를 꺼내들며 내부 체질개선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업 관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혁신성장을 이끌 여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26일 산업은행은 비금융 출자회사 가운데 중소·벤처기업 90곳을 하나로 묶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내년 2월14일까지 입찰을 받아 고려바이오(40만주), 배상면주가(63만8310주), 한국선박금융(24만주) 등 비상장 기업 90곳의 주식을 일괄 매각할 계획이다.

앞서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부실 사태 이후 혁신안을 내놓으며 비금융 자회사 132곳은 물론 자회사가 아닌 중소·벤처기업의 보유지분도 모두 팔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보유 기간(10년 이상)과 상장 가능성 등을 따져 매각 대상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기업 모두 산은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지는 않다.

특히 산은이 이례적으로 ‘패키지 매각’을 택한 것은 말 그대로 한꺼번에 많은 비금융 출자회사를 처리하기 위함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상당한 시간이 요구될뿐더러 비우량 기업의 경우 매각 자체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산은은 전임 회장 시절인 2016년 처음으로 패키지 매각을 추진해 중소·벤처기업 79곳의 주식 모두를 연합자산관리(유암코)에 넘겼다. 개별매각이 시장의 이목을 끌지 못하자 유암코 측이 제시한 방안을 수용한 결과다. 하지만 외부 반응은 냉랭했다. 당시 장부가로 총 700억원을 웃도는 지분을 유암코가 약 400억원에 사들이면서 논란을 빚었기 때문이다. 이에 산은도 지난 2년 동안은 개별 매각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산은이 그런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일괄 매각으로 선회한 것은 ‘헐값’이라도 적절한 매수자가 나타난다면 팔겠다는 이동걸 회장의 남다른 ‘구조조정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임기 중 가능한 구조조정을 끝내겠다는 이 회장의 마지막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평소 이동걸 회장은 대한민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새로운 기업을 육성해야 하며 국책은행인 산은이 4차산업혁명 기조에 발맞춰 혁신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선 가장 먼저 구조조정이란 과거의 숙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올해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대우건설 등 구조조정 기능 일부를 이관한 것도 같은 취지였다.

다만 산은이 기대하는 것처럼 적절한 매수자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매각 대상 90곳의 사업 영역이 제각각인데다 경영권을 넘기는 것도 아니라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란 이유다. 이들의 상장 가능성이 희박한 것도 우려스런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따라서 사모펀드(PEF) 등으로 잠재 매수자를 넓혀볼 수 있겠지만 3년 전과 같이 유암코가 손을 내밀지 않는다면 유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입찰 종료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현 방침대로 일괄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혁신기업을 육성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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