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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은 좋은데···” KGC인삼공사 홍삼수, 온라인 전용 전락한 사연

[유통 뒷담화]“제품은 좋은데···” KGC인삼공사 홍삼수, 온라인 전용 전락한 사연

등록 2019.10.29 10:11

수정 2019.10.29 15:09

천진영

  기자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국내 홍삼 건강기능식품 1위 브랜드 정관장을 운영하는 KGC인삼공사에겐 유독 아픈 손가락이 있습니다. 시장에서 외면을 받게 되자 오히려 넘 볼 수 없는 제품력 탓이라고 감싸기에 급급할 정도인데요.

대표 브랜드 정관장의 6년근 홍삼추출액으로 만든 음료 ‘홍삼수’가 바로 그 비운의 주인공입니다.

KGC인삼공사는 최근 홍삼수의 판매 채널을 전국 정관장 매장과 자사 온라인몰 ‘정몰’ 두 곳으로 축소키로 결정했습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만큼 새로울 게 없는 뻔한 전략으로 보이는데요. KGC인삼공사 측은 “홍삼이 함유된 기능성 생수로서, 판매처의 확대보다 집중화 전략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홍삼수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KGC인삼공사의 아픈 손가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2007년 7월 KGC인삼공사는 6년근 홍삼을 내세워 차음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당시 제품명은 ‘맑게 우려낸 홍삼수’였죠. 가볍게 물처럼 마실 수 있는 무칼로리 홍삼차를 콘셉트로, 순수 국산 보리와 결명자, 옥수수 등을 가미해 홍삼의 쓴 맛을 순화한 음료 제품입니다.

KGC인삼공사는 정관장의 브랜드 파워를 내세워 차음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으나, 진출 초기 상황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페트병 품귀 현상’이라는 아주 혹독한 신고식을 치루게 되는데요. 먼저 차음료 시장에 진출한 선발업체가 후발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페트병 사재기 움직임을 보이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죠. 홍삼수는 페트병을 구하지 못해 당초 계획했던 물량 공급이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마케팅 계획 역시 수정이 불가피했다고 하네요.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 홍삼수는 출시 한 달 만에 50만개를 판매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이어갔습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 채널에 입점시키며 매출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펼쳐왔는데요. 여기에 후속제품들도 잇따라 출시하며 힘을 보탰습니다. 대표적인 후속 제품으로는 2011년 선보인 ‘헛개 홍삼수’가 있겠네요.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홍삼수는 오프라인 채널에서 하나 둘 종적을 감추기 시작했습니다. 혹여 단종된 제품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구매하기 어려운 제품이 된 겁니다.

홍삼수의 흥행 실패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힙니다. 바로 ‘가격 경쟁력’과 ‘홍삼의 가치 전달’입니다.

당시 홍삼수의 가격은 일반 차음료보다 높은 수준이었는데요. 그저 6년근 홍삼성분이 들어있다는 이유만으로 시중 액상차 제품들과 차별점을 내세운 점이 한계였습니다. 홍삼액도 드링크류도 아닌 물 제품을 선택하는 것인데, 갈증해소 이상의 가치를 위해 추가 금액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는 거죠.

연장선상에서 ‘가볍게 마시는 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간 쌓아온 홍삼의 가치가 힘을 발휘하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정관장의 국내산 6년근 홍삼 농축액을 사용한 것 자체는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겠지만, 협업 대상자인 물과는 전반적 시너지를 내지 못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바로 홍삼수가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외면 받은 이유입니다. 제한된 면적 내에서 매출을 최대한 끌어 내야하는 오프라인 매장 특성상, 소비자가 찾지 않는 홍삼수를 가만히 내버려 둘리 없었겠죠.

더욱이 전국 정관장 매장에서도 홍삼수를 찾아보기 힘든 만큼, 사실상 온라인 전용 제품으로 전락했다고 봐도 무방해 보이네요.

분명한 점은 홍삼수가 차음료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KGC인삼공사의 자부심이 그대로 반영된 제품인 만큼, 새로운 전략에 힘입어 홍삼수의 재도약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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