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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고갈되지 않는 인조광산’ 품은 크리스탈신소재

[르포]‘영원히 고갈되지 않는 인조광산’ 품은 크리스탈신소재

등록 2019.03.04 12:00

이지숙

  기자

‘불소함량’ 낮춰 세계 최초 합성운모 양산 성공글로벌 합성운모 시장점유율 70% 이상 차지합성운모플레이크·파우더·테이프 공장 보유

천연운모가 생산되는 과정인 화산폭발을 인위적으로 재현하는 가마의 모습. 사진=크리스탈신소재 제공천연운모가 생산되는 과정인 화산폭발을 인위적으로 재현하는 가마의 모습. 사진=크리스탈신소재 제공

“크리스탈신소재는 영원히 고갈되지 않는 인조광산이다. 가장 큰 천연운모 생산지인 인도의 생산량이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품질 합성운모를 생산하는 크리스탈신소재는 대체시장 선점기업으로 영향력을 넓혀갈 것이다.”

지난 2월28일 찾은 중국 장쑤성 장인시의 크리스탈신소재의 공장으로 가는 길에는 제조업의 메카 도시답게 대형 트레일러가 쉴세없이 지나갔다. 주변 공장 굴뚝에서는 연기가 뿜어져 나오며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임을 실감하게 했다.

‘고품질 합성운모’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크리스탈신소재는 장인시에 본사와 함께 1~3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합성운모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 중이며 지난 2016년 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운모는 천연운모와 합성운모로 나뉘며 합성운모는 5가지 광물질을 적절하게 배합해 생산된다. 합성운모는 천연운모보다 고온 단열성, 투명성, 광택도 등에 더 안정적이고 뛰어난 성질들로 인해 운모산업에서 고급제품군에 속하는 자동차 안료, 화장품 원료, 고급 내화재 및 절연제로 사용되고 있다.

크리스탈신소재는 2008년 천연운모 대체 신소재인 합성운모의 양산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으며 합성운모플레이크, 합성운모파우더, 운모테이프 각각의 공장을 보유 중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처음으로 방문한 운모플레이크 공장은 천연운모가 생산되는 과정인 화산폭발을 인위적으로 재현하는 가마가 줄지어 자리하고 있었다.

붉은색 벽돌로 지어져 큰 항아리를 연상케 한 가마는 1개 라인에 30개씩 총 120개가 들어서 있었다.

허위에룬 대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공장이 투박해 보이지만 세계 최초로 자동화기술을 직접 개발해 적용한 곳”이라며 “원재료를 혼합하고 가마에 들어가는 과정이 자동화되기 전에는 약 50명이 함께 무게를 달고 가마에 집어넣었는데 이제 직원 2명으로 작업이 가능해졌다”고 소개했다.

(왼쪽)합성운모플레이크공장에서 직원들이 가마를 직접 만들고 있다. (오른쪽)직원들이 합성운모 파쇄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크리스탈신소재 제공(왼쪽)합성운모플레이크공장에서 직원들이 가마를 직접 만들고 있다. (오른쪽)직원들이 합성운모 파쇄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크리스탈신소재 제공

혼합기에서 섞인 재료들은 지하에 위치한 가마에 전자저울로 무게를 측정한 뒤 들어가며 3주가량 가열과 냉각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 또한 가마 안에 전기가 자동투입돼 공장 2층에 위치한 전기실에서 시스템제어가 이뤄지고 있었다.

단 가마를 쌓아올리는 작업은 사람 손을 거친다. 120개의 가마가 늘어선 곳 한 켠에선 3~4명의 직원들이 모여 해체한 가마를 다시 벽돌로 쌓아 올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허위에룬 대표는 “가마를 제작하는 것도 기계 등의 방법을 써봤으나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 사람이 직접 쌓는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마에서 탄생한 합성운모는 전기로(가마) 해체 작업을 거친 뒤 파쇄작업에 들어간다. 공장 한쪽에서는 직원들이 드릴로 파쇄작업을 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파쇄된 운모들 조각에서는 이후 합성운모플레이크로 탄생하는 얇은 조각들이 붙어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합성운모결정체를 분리해 얇은 조각으로 잘라서 생산되는 합성운모플레이크는 다른 운모제품의 기초재료로 사용돼 운모파우더, 운모테이프를 만드는 원재료로 사용된다.

허위에룬 대표는 합성운모플레이크를 설명하며 크리스탈신소재 합성운모의 낮은 ‘불소함량’을 강조했다. 불소는 합성운모의 절연성, 내열성 등 핵심 성질 성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로 타사의 200~300ppm의 불소함량과 달리 크리스탈신소재는 25ppm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현재 53개의 지적재산권을 보유 중인데 가장 중요한 불소와 관련해서는 등록을 하지 않았다”며 “등록을 하면 주요 내용이 공개되기 때문에 주요 영업기술로만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플레이크공장에서 10여분을 이동한 곳에 위치한 합성운모파우더 공장은 2003년 크리스탈신소재 사업 시작 당시 사용한 공장을 개조해 사용 중이다. 최근 증설된 공장까지 합해 두 개의 건물을 사용중인 파우더공장에서는 합성운모플레이크를 수력파쇄, 압착, 연마, 침전, 세척, 건조 등의 과정을 통해 파우더로 변화시킨다.

이를 위해 300개가량의 수조들이 준비돼 있었으며 플레이크를 물에 침전 후 균일하게 분쇄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이 과정을 거친 합성운모파우더는 주광안료 회사들로 주로 납품되며 펄안료와 절연제 분야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합성운모파우더공장 모습. 사진=크리스탈신소재 제공합성운모파우더공장 모습. 사진=크리스탈신소재 제공

마지막으로 방문한 테이프공장은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곳으로 방문하자마자 특유의 약품냄새가 강하게 코를 찔렀다. 공장 외부에는 크리스탈신소재가 자체개발한 폐기가스를 배출하는 설비도 설치돼 있었다.

허위에룬 대표는 “폐기가스를 배출하며 사용할 수 있는 가스를 재사용하고 있다”며 “약 1톤에 40만원의 절감효과가 나타나 이를 통해 원가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운모테이프는 유리섬유에 운모를 입히는 것으로 실제 접착력은 없다. 운모를 입힌 천은 건조작업을 거친 뒤 장력을 더한 뒤 고객사의 요청해 따라 길이에 맞춰 잘라진다.

합성운모테이프는 고온, 우수한 절연성능으로 발전, 가전제품 및 기타 산업분야에서 널리 사용된다.

또한 테이프 공장에서는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천연운모테이프도 생산 중이다. 천연운모테이프는 갈색으로 백색의 합성운모테이프와 구별이 가능했다.

허위에룬 대표는 “천연운모테이프는 합성운모테이프 보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일부 고객들의 수요가 있다. 천연운모를 외부에서 사와 테이프를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크리스탈신소재는 낮은 불소함량의 고품질 합성운모 생산을 위해 기술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본사 5층에는 나노연구소에서 생산하는 합성운모의 표면을 검사하며 생산품질을 꼼꼼히 검수하고 있었다.

다양한 설비들이 합성운모 표면을 최대 10만배까지 확대해 검사했으며 1차, 2차 검사를 거쳐 제품품질을 확인했다. 또한 샘플의 두께, 균질도, 수분함유량 등을 측정하는 등 다양한 품질관리 시스템을 거친 뒤 제품 판매에 들어간다.

그는 “장쑤성에 있는 회사 중 크리스탈신소재는 가장 고가의 연구설비제품을 사용 중이고 약 5000만 위안(RMB)을 투자했다”며 “합성운모 분야는 세계 제일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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